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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청3일3 원문보기 글쓴이: 호두
우리나라 사람 중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치고 지리산(智異山)을 한 번 이상 오르지 않은 사람이 없으며, 이 분 들은 지리산을 항상 추억하며, 기회가 있으면 몇 번이고 다시 지리산을 찾아 지리산의 넉넉한 품안에 안겨 지혜를 얻고 힐링(healing) 하고 재충전하기를 동경하고 꿈꾸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항간에는 지리산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은 등산이나 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까지 말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 지리산은 우리민족의 정서 속에 예로부터 신선이 산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인 방장산(方丈山)으로 추앙받아 왔으며, 지리산의 이름은 산 자체가 영험하여 어리석은 사람이 들어와 머물면 몰라볼 정도로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고 해서 붙여진 신비로운 산이기 때문이다.
지리산은 한반도의 척추인 백두대간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일명(一名) 백두대간의 맥에서 흘려왔다고 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 불렸다. 행정 구역상으로 경상남도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과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에 걸쳐있는 산으로 남한에서 한라산(1950m)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최고 높이는 천왕봉(1915m)이고 반야봉 노고단 등을 잇는 주능선에는 1,000m가 넘는 준봉들이 즐비하게 자리를 하고 있는 장대한 산인데 총면적은 471,758km2(서울시 면적의 3분2)이며. 둘레는 320km에 달한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고 유수(幽邃)한 법이다. 칠선계곡, 뱀사골, 피아골 등 많은 유명한 계곡이 안기워 있다.
지리산은 생태학적으로도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寶庫)이다.
산자락에는 화엄사, 연곡사, 천은사, 쌍계사, 실상사, 대원사, 칠불사, 벽송사와 같은 이름난 고찰이 많이 있으며, 근 현대 문화재도 많이 남아있는 중요한 보물산이다. 그래서 이러한 여러 지리학적 생태학적 역사적 문화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1967년12월29일 대한민국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되었다.
지리산은 산악인들에게는 영원한 로망이며 전에 여러 번 다녀온 적이 있더라도 기회만 주어지면 다시 가보고 싶은 고향 같은 포근한 산이다.
그런데 마침 재경 청주중고등학교 동문회(회장 43회 김일경)에서는 “선후배님의 열정으로 하나 되는 젊은 청고 등반 모임을 6월24-25일 무박2일로 지리산서북능선(성삼재~운봉용산리, 약20km,10시간산행)종주 산행”을 하겠다는 내용을 2016, 5월 30일 자로 알려오면서 관심 있는 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는 요지의 내용을 메시지로 보내왔다. 순간 동문회에서 참으로 보람 있고, 의미 있는 행사를 구상하고 추진하는 구나하고 반갑게 생각하면서 참석하여 동문들과 친목을 돈독히 하고 소통과 교감을 하면서 동문회 발전에 작은 밀알이라도 되어보자‘라고 생각을 해봤지만, 내 나이가 70대 중반이 넘어서고 있어 체력이 예전 같이 않아 가능하면 !000m 이상 높은 산으로 등산을 다니지 않은지가 한참 되었기 때문에 가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지만 생각을 접고 있었는데, 재경청주중고3133산악회를 이끌어 오고 있는 김재곤 회장 등 몇몇 학우들이 전화를 걸어와 하는 말씀이 우리 33회에서도 이번 재경청주중고동문회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산행에 동참해 선후배 동문과 화목을 돈독히 하고 소통과 교감을 강화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강조하여 이 번 행사에 기꺼이 참가하기에 이르렀다.
행사일인24~25일이 가까워 오자 기상청예보로는 장마기간이라 하여 날씨가 걱정되었는데 다행이도 지리산 일원에 24일 오전 까지 내리던 비는 산행을 시작하기 전 24일 밤부터는 그치어 날씨가 맑다고 하여 날씨 걱정은 안하게 되어 천만다행이다.
24일 밤 11시 경 2016년도 젊은 청고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등반 팀은 교대역을 출발해 일정에 들어갔다. 일행은 최고 선배 기수인 33회에서부터 가장 늦은 기수인 68회 동문을 망라한 40명으로 구성되어 2대의 리무진 버스(클로버관광여행사)에 나누어 타고 지리산 서북능선종주 출발지인 성삼재(姓三峙)로 향발했다.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_대전통영고속도로를 경유해 달려간 버스는 구례화엄사ic로 진출해 서울을 떠난 지 4시간 20분 만인 새벽 3시 20분경에 성삼재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산행은 3시42분부터 시작했는데 성삼재 일대는 짙은 안개가 잔뜩 끼여 있어 불과 몇m 앞에 있는 사람조차도 육안으로 식별 안 되고 말을 걸어야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성삼재는 지리산 서북능선 서쪽 끝에 있는 높이1,102m 고개로 약2,000년 전 마한(馬韓)시대 성씨가 다른 세 사람의 장군이 진한(辰韓)과 변한(弁韓)의 침공에 대비해 이 고개를 지켰다고 하여 성삼재라고 불리게 되었다 한다. 성삼재는 지리산서북능선 종주의 일반적인 출발점이다. 성삼재를 출발한 젊은청고 지리산서북능선 등반대는 각자가 준비한 랜턴(헤드)과 스틱에 의지한 채 어둠과 짙은 안개를 헤치고 선후배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전반적으로는 고도가 높아지는 오르막 내리막길을 걸어 당동고개를 지나고 작은 고리봉(1,248m)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 5시 30분경이라 지리산의 웅장한 산봉우리와 운해(雲海) 위로 솟아오르는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크게 가져 보았으나 이때까지도 새벽안개인지 운무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어스름이 깔려있어 안타깝게도 일출을 보지 못했다.
안개는 전남 구례군과 전북 남원시 경계에 솟은 서부의 봉우리인 만복대(萬福臺1433,4m)에 도착했을 때도 조금 옅어지긴 했지만 계속되었다. 만복대는 일대가 부드러운 구릉으로 되어 있어 이름만큼 복스러운 산인데, 만복대란 명칭은 풍수지리설로 볼 때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고 하여 만복대로 칭했다고 하며, 이곳은 지리산에서 가장 큰 억새 군락지로 가을철이면 봉우리 일대가 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이곳에서 동남향으로 바라보이는 반야봉(般若峰,1732m)과 이어지는 중첩된 산줄기와 고봉들은 지리산의 장대 웅장함을 실감하게 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만복대에 도착했을 때는 성삼재를 떠난 지 3시간 넘게 지났고 산길을 걸어온 거리도 5,3km 인데 안개가 질은 여명 속을 랜턴에 의존하고 행여 넘어 지지 않을까? 전체의 산행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염려하며 조심조심 걸어오느라 사실 다소 긴장했었는데 만복대에 도착하고 보니 만복대라는 이름이 주는 편안함과 산세도 순하고 부드럽고 바람도 싱그러우며 아직도 안개가 걷히지 않아 햇빛은 제대로 볼 수 없지만 사방은 이미 환해져 만물이 식별되고 있었다. 만복대의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일행들은 잠시 편안한 휴식을 취하면서 땀을 들이고 민족의 영산 지리산에 가득 퍼져있는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마음껏 들여 마시고 지나온 삶의 족적을 회상해 보고 여생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면서 아직 건강이 그런대로 지탱해 주어 젊은 후배들과 산행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에 커다란 고마움을 느꼈다, 만복대를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혹은 여럿이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으며 지리산의 장대한 산맥과 봉우리들을 조망하면서 카메라는 물론, 가슴으로 머리로 이 순간을 담아 보려고 하고 있었다. 본인도 사진 몇 카트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고, 마침 옆에 동행한 후배 동문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흥건하게 배어 나왔던 땀이 식어 거의 말라갈 무렵 일행은 산행을 계속하여 8시경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했다.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산행 코스는 성삼재에서 정령치를 거쳐 바래봉을 지나 운봉 용산주차장 까지 주파하는 21,5Km 10시간 산행이 있으며, 행로를 단축해야 할 사정이 있는 등산객들을 위해 정령치를 출발해 바래봉을 거쳐 운봉 까지 가는 14,2Km 6시간 산행 코스가 있는 데, 우리 등반 팀은 대부분 완주 팀으로 신청을 했지만 일부는 단축 팀으로 신청을 했는데, 아칭식사는 일단 이곳 정령치에서 모두 같이 하고 출발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정령치(鄭嶺峙)는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과 산내면에 걸쳐 있는 높이 1,172m 고개로, 지방도 737번이 연결되어 있어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리산에서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조선 중기 고승이며 승병대장인 서산대사 휴정(休靜 1520~1604)의 <<황령암기(黃嶺庵記)>>에 의하면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방어하기 위해 정(鄭)씨 성을 가진 장군을 파견하여 지키게 한 후부터 정령치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정령치 고갯마루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노고단에서 반야봉을 거쳐 천왕봉에 이르는 지리산의 준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성삼재와 왕시루봉, 서쪽으로는 남원시가지가 보여 전망이 기가 막힐 정도로 뛰어나다. 정령치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서북쪽 능선을 타면 고리봉~세걸산~부운치~팔랑치~바래봉이 이어지고 남쪽 능선을 타면 우리 동문 등반팀이 새벽의 여명을 뚫고 산길을 걸어온 만복대~묘봉치~고리봉~성삼재로 이어진다.
젊은 청고 지리산서북능선종주 등반팀은 아직도 옅은 안개에 쌓여있는 정령치 휴게소에서 지리산의 신선한 공기와 호연지기를 마음껏 마시며 40명의 동문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어젯밤 서울을 떠날 때 준비해온 쌈밥정식과 막걸리를 반주로 아침식사를 하면서 격의 없는 담소를 나누고 파안대소하는 분위기와 기분은 선후배가 각별히 서로 공경하고 이끌어 주는 전통의 청고인 만이 겪어 볼 수 있는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독특한 전통임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기에 한없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재경 ‘청주중31청주고33회동문회“에서 이번 젊은 청고인 지리산서북능선종주 산행에 특별히 참석한 김재곤 채홍헌 강희석 김근학 등 4명의 동문들은 재경 청주중고동문회 김일경 회장과 한 팀을 이루어 아침식사를 하면서 “장마철이라 날씨가 궂지 않을까 크게 걱정했는데 어제까지 내리던 비도 그치어 일기도 청명하고 지리산 깊은 계곡에서 올라오는 바람도 시원해 산행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다, 이렇게 선후배 동문이 하나가 되는 좋은 행 사를 기획하고 시행하여 재경 동문회 역사에 신기원을 마련한 제16대 김일경 회장님과 정현명 사무총장이하 임원진의 그동안 노고에 대해 동문들은 무한감사하게 생각 한다”는 말씀을 해주었다. 아침 식사가 끝날 무렵부터 안개도 거의 걷혀 주변의 사물이 또렷이 보이고 있어 주위 풍광을 찬찬히 돌아보니 전망이 너무나 기가 막힐 정도로 좋아서 경이롭고 신비롭게 느껴지며 별천지를 거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정령치에서는 지리산의 내 노라 하는 준봉들과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데, 이는 마치 산이 산을 낳고 봉우리는 봉우리를 낳으며 능선을 사방으로 이리저리 뻗어 내리게 하고 능선과 능선 사이에 무수히 많은 크고 작은 계곡을 키운 것 같은 중첩한 산군(山群)이라 웅장하기가 비할 데가 없다. 지리산의 정상인 천왕봉(1915m)을 비롯한 왼편에 중봉(1875m),오른편에는 제석봉(1808m), 연하봉(1721m), 촛대봉(1703m), 영신봉(1652m), 형제봉(1453m), 명선봉(1566m), 반야봉(1732m),노고단 (1507m), 바래봉(1165m) 등 준봉들이 일목요연(一目瞭然)하게 조망되어 장대 호쾌한 지리산의 주능선 일 백리를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지리산에 등산한 일은 여러 차례 있었다. 최고봉인 천왕봉, 노고단, 바래봉 등 여러 봉우리에도 올랐고 뱀사골이나 피아골 등 계곡에도 들어갔었으며, 화엄사 쌍계사 칠불사 등 천년 고찰과 불일폭포 등에도 심방하여 지리
산의 품에 안겨본 적이 여러 번 있었으나 오늘 서북능선 종주할 때만큼 많은 준봉이나 여러 능선들을 한꺼번에 조망해 본 적은 없다. 그야말로 지리산의 장대 호쾌한 위용이 한눈에 조망되며 보는 이의 마음을 가없이 넓게 하고 여유롭게 하는 것 같다. 지리산에 대해 평한 서산대사의 장이불수(壯而不秀)하다는 말이 너무나 딱 들어맞는 것 같다. 파노라마처럼 사방으로 펼쳐지는 유장(悠長)하고 고준(高峻)한 지리산의 봉우리들을 조망할 수 있는 정령치는 이번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이 장엄하고 신비로운 풍광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우리 일행은 물론 다른 등산객들 까지 카메라를 누르느라 너무나 바쁘다. 젊은 청고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등반팀은 이곳에서 기념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는 종주를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큰 고리봉(1305m)은 9시경에 통과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 세걸산(1216m)과 세동치, 부운치 등 해발 1000m가 넘는 지리산 서북능선을 종주했는데 일행 중 산행에 덜 익숙한 일부동문들은 팔랑치 가기 전 산덕 마을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산행을 마쳤는데, 당초 계획대로 바래봉을 지나 완주한 동문들은 21.5km를 산행했으며, 산덕마을 쪽으로 방향을 바꾼 일행도 길이 조금 순했을 뿐 이지 20여km를 넘는 강행군을 무사히 마쳤을 때는 오후 5시경이다. 힘은 무척 들었으나 나이가 70대 중반을 넘어 80을 바라보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 대망의 지리산 서북능선 높이 1000m가 넘는 종주 산행 20km를 한 세대(30년)가 넘는 선후배가 하나가 되어 마친데 대한 뿌듯함과 보람, 성취감 자신감 등이 온 몸에 충만하면서 , 우리 선후배 동문들은 “청고는 민족의 등불로 그 위용과 명성이 장대 웅장한 지리산 능선과 준봉처럼 당당하고 우뚝하게 영원히 전통을 보전하고 새로운 역사의 주역으로 더욱 발전 성장하도록 하나가 되어 나아가는데 지혜를 모으고 용기를 가지는 데 주저하지 말자”고 기원하고 다짐하는 계기되었으면 한다.
산행을 마치고 남원 허브 마을 “채마루” 식당으로 이동해 동동주를 곁들인 산채정식으로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일경 재경동문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행사를 추진하게 된 동기와 성과는 동문들이 하나가 되어 모교와 동문회의 중흥을 이룩하는 신기원의 계기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강조했으며, 식사가 끝난 후 정원으로 이동해 참석 동문들이 손을 맞잡고 흔들며 52회 윤종욱 동문의 보칼 리드로 남원골이 떠나가도록 우렁차게 교가를 합창하고 젊은 청고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산행의 대단원을 마쳤다.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밤 9시30분 경, 집에 도착한 시간은 11시가 거의 다 되었는데, 오랜만에 젊은 후배 동문들과 호흡을 맞추며 1000m 넘는 높은 산엘 20km이상 10여 시간 산행을 하느라 조금 무리하기도 했고 산행 중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고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은 유감스런 일이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지리산 산행은 아주 오랫동안 기억되고 아름다운 소중한 추억으로 영원히 남아 있게 될 것 같다.
2016. 7.
지상 김근학(33회․재경 청주 중고동문회 상임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