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서른이 넘어서도 ‘뭐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던 꼬마는 우연히 라디오의 불교방송을 듣다 일생의 궁금증을 확 풀었습니다.
한 스님의 명확한 해설 덕분이었지요.
“귀신들은 촉식을 하기 때문입니다. 과일을 깎지 않으면 속살을 맛
볼 수 없지만 조금만 깎아서 내용물과 접촉할 수 있게 해주면 다 맛
볼 수 있는 거지요.”
촉식이라…
해리포터의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판타스틱한 식사법이 있다니,
흥미로와진 꼬마는 내친김에 ‘먹는 법’에 대해서 파기 시작했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먹는 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더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1) 단식(段食) : 구분 단(段) 자를 써서, 사람이 일상적으로 음식물을 먹는 법을 말합니다. 제사 끝나고 우리가 과일을 먹는 건 단식 입니다.
(2) 촉식(觸食) : 느낌으로 배가 부를 수 있는데 이것이 촉식입니다.
귀신 뿐 아니라 사람도 촉식을 하는데, 안 먹어도 배부른 경우죠.
어머니가 아이 밥을 먹일 때 “니가 먹는 것만 봐도 내 배가 부르구나” 하실 때의 경우. 반대로 아기는 엄마젖 뿐만 아니라 만져주고 안아주고 '접촉'을 먹어야 더 잘 자랍니다.
기분 좋은 일에 몰두해 있을 때 밥을 먹지 않았는데 배 고픈 줄 모르는 경우도 있구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죠.
(사실 이 경우의 촉식은 좀 에로틱 하군요 이크, 내가 불경한 생각을^^:)
(3) 사식(思食) : 상상으로 밥을 먹는 것. 전쟁 중에 아이를 업고 가던 아버지가 식량이 바닥나자 음식 주머니에 모래를 넣고는‘이건 도착하면 먹자’ 했대요. 덕분에 아이는 며칠을 먹지 않고도 버텼는데, 목적지에 도착해 음식주머니를 열어보고는 가엽게도 숨이 끊어졌답니다.
그 동안 사식으로 버틴 거지요.
사람이 희망을 버리지 않을 때 생명력이 연장된다는 건 과학으로도
입증되었답니다. 희망을 먹는 것도 사식입니다.
(4) 식식(識食): 인식이 생명을 연장한다는 겁니다. 공부를 하거나 경험을 쌓는 것에 해당하겠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뇌’에서 인간의 뇌에 가할 수 있는 가장 혹독한 고통으로 ‘감각의 차단’을 이야기합니다. 볼 것도 들을 것도 느낄 것도 읽을 것도 주지 않고 뇌를 굶기면 사람은 죽는다는 거죠. 뇌를 먹이는 게 식식입니다.
다음 명절에 친척들 앞에서 ‘아는 척’ 좀 해도 되겠네요^^
<끝으로>
저희 집에선 제사 지낼 때 ‘조상님’들이 직접 음식을 드시러 온다고 생각해서 반드시 대문이 열려있나 확인을 하고 비오는 날 방안에서
지내더라도 문을 활짝 열어놓습니다.
고향집이 한옥 종가집이어서 날씨가 추운 날엔 고생 좀 했죠.
근데 요즘은 고층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 조상님’들이 고생
좀 하시지 싶습니다.
2) 유교적 해석
제사상(祭祀床)에 올려진 과일을 깎는 이유(理由)는 제사상에 올려진 갖가지 전, 나물, 고기 등 조상님들이 드실 음식들을 보면 매우 먹음직스럽게도 생겼으며, 다른 음식들은 자리만 옮기면 바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군침이 돌게 정성껏 만들어 올려진 반면에 유독(惟獨) 과일만은 조상님들이 음식이라면 다 깎아 드리던가 아니면 아예 모양 좋게 그냥 놓지 않고 위와 아래의 일부를 깎아 놓는 것은 혼령(魂靈)의 식사법과 관련(關聯)이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사상에 올린 음식을 드시러 오시는 조상님들은 육신(肉身)이 없는
혼령(魂靈)으로 영혼(靈魂)은 음식을 직접 물체로 먹어서 섭취(攝取)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운을 흡수(吸收)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음식을 입에 넣고 씹어서 삼켜서 배가 부르다는 것을 느끼지만 영혼들은 음식의 느낌이나 그 기운(氣運)을 흡수하는 방법으로 음식을 드신다고 합니다.
그 예로 제삿상에 올렸던 음식을 우리가 다시 먹을 경우 처음에 만들었던 그대로의 맛이 나지 않는 것은 영혼이 음식의 기운을 마셨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이야기일 뿐이고 실제로 실험을 한 결과에 의하면 제사를 지내기 전 음식들의 칼로리와 제사를 지낸 후의 칼로리를 재어 보니 칼로리가 더 줄었다고 하는데 이는 제사를 지내고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에 만들었던 음식의 온기(溫氣)가 점점 빠져나가서 음식의 맛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제사를 지내지 않고 제사 음식처럼 만든 소위 헛제사밥(경북 안동이 유명함)을 먹어보면 실제로 제사를 지낸 음식과 맛이
차이가 나는 것은 설명하기가 곤란합니다.
맛있게 조리(調理)된 제사 음식들은 군침을 부르는 윤기와 함께 맛있는 냄새도 나지만 특별히 조리를 하지 않고 날로 먹는 과일의 경우는 껍질 안에 갇혀 있으면 그 향기가 밖으로 잘 새어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조상님들이 향을 맡고 그 기운을 드실 수 있도록 위와 아래를 조금 깎아 두는 것이며 향이 좋은 과일만 쓰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합니다.
과일의 위와 아래를 깎아놓는 이유가 두 가지 정도를 들 수 있는데
하나는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과일이 껍질에 싸여 있으면 향이 잘
안나기 때문에 기운을 흡수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서 영(靈)의 기운
흡수를 돕기 위해서 깎아두는 것이며,
다음으로는 지금이야 간편(簡便)하게 제사를 지내는 집들은 후다닥
치루고 끝내지만 아직도 종가(宗家)집이나 제관(祭冠)과 식구가 많은
집들은 제사를 아무리 서두른다고 해도 음식을 준비하고,
제물(祭物)을 차리는 등의 제사를 준비하는 시간부터 의례(儀禮) 절차(節次)에 따라 절을 하는 등의 제사가 끝날 때까지 제법 긴 시간 동안 과일을 깎은 상태로 공기 중에 놓아 두면 산화(酸化)가 되어 색깔도 변하고 금방 말라서 보기에도 좋지 않은 모습으로 변해 버립니다.
사과와 같이 과육(果肉)이 공기중에 노출(露出)되면 산화(酸化)가 되어 누렇게 변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과일들을 신선(新鮮)한 상태로 두기란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에 모양이나 색깔이 변하지 않고 푸석푸석해지지 않도록 과일을 다 깎지 않고 위와 아래만 조금 깎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윗부분만 깎는 집도 있고, 아랫쪽도 깎는 집도 있는데
아랫쪽을 깎는 이유는 둥글둥글한 과일이 구르지 않게 잘 놓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또 맛이 금방 변하지 않는 귤 종류는 다 까놓는 집도 있으며, 과일은
깎아두면 수분도 증발(蒸發)하고 사과는 황변(黃變)하기 때문에 어짜피 먹을려면 맛있게 먹자라는 의미로 ‘홍제사(紅祭祀)’라고 하여 껍질을 안깎는 집도 있고, 백제사(白祭祀)라고 하여 껍질을 모조리 다 깎는 경우도 있다
첫댓글 조카가 제사 과일는 왜 위만 깍는지 물어봐서 할아버지가 그렇게 하되 하고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해서 그럴듯한 내용있어
올렸습니다
공부 잘 했습니다. 유교의 '흠향'은 불교의 '촉식'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국은 같은 이치가 아닌가 사료됩니다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