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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에돔낚시 하이테크
(낚시춘추 07월호)
메커니즘, 목줄찌
띄울낚시, 잠길낚시, ‘목줄 전유동’까지 가능한 마법사
박진철
벵에돔낚시의 절정기라 할 수 있는 장마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벵에돔낚시의 열풍은 이젠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벵에돔은 남해동부와 동해 전역에서 여름을 대표하는 낚시 대상어로 자리 잡았다.
벵에돔 열품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라면 찌가 바뀐 것이다. 감성돔을 겨냥한 고부력찌 일색이었던 낚시인들의 주머니엔 이제 몇 개씩의 제로찌와 목줄찌가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벵에돔용 어신찌로는 제로찌가 먼저 나왔고 목줄찌는 그 다음에 나왔다.
그래서 제로찌에는 상당히 익숙한 사람도 아직 목줄찌는 써보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특히 찌낚시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은 목줄찌에 대한 궁금증이 많을 것이다. 오늘은 벵에돔낚시의 필수 소품이라 할 수 있는 목줄찌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제로찌-0호 부력의 찌를 말한다. 손끝으로 살짝 건드리면 가라앉을 정도로 미세한 부력을 지녔다.
B 부력의 찌보다 더 예민한 찌가 G2 부력의 찌인데, G2보다 더 부력이 약한 찌를 만들어서 0호 부력이라 표시했다.
그런데 0호 찌를 만들고 보니 더 약한 부력의 찌가 또 필요했다. 그런데 마이너스(-) 부력은 잠수찌가 되므로 쓸 수 없었다. 그래서 나온 부력이 00호(제로제로) 찌다.
목줄찌만 캐치할 수 있는 입질이 많다
목줄찌는 벵에돔의 미세한 입질 형태를 파악하고자 만들어진 소품이다. 때로는 한없이 까다로워지는 벵에돔의 입질을 읽어내기 위해서 구멍찌보다 더 예민한 찌가 필요했는데,
그 결과 등장한 찌가 목줄찌다. 따라서 목줄찌는 크기가 작고 부력이 약하다. 한 마디로 극소형 찌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목줄찌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초소형 어신찌의 기능. 작은 체적의 예민함을 살려 벵에돔의 약은 입질에도 빨려든다.
띄울낚시에서 발휘되는 목줄찌의 1차적 기능이라 할 수 있다.
둘째는 초소형 잠길찌의 기능. 00호 이하의 약한 부력을 가진 목줄찌를 선택,
목줄채비의 무게로 목줄찌가 서서히 잠기도록 운용함으로써 상층과 중층에서 밑밥과 동조를 이루기 위한 방법이다.
목줄찌가 수중에 잠긴 채 흘러가면 그냥 목줄채비만 흘러가는 것보다 조류의 민감한 흐름에 동조할 수 있으며 그런 미끼의 움직임에 벵에돔이 유혹되는 경우가 많다.
또 수중에 잠긴 목줄찌는 최초 입질의 이물감을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또한 물이 맑은 곳에서는 목줄찌가 잠겨도 2~5m 수심까지는 어른어른 비치기 때문에 조류타기 기능을 발휘하면서도 어신찌의 역할을 겸할 수 있다.
두 가지 기능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중요한 것이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곤란하다. 그 두 가지는 모두 핵심적인 기능이다. 1g 속에 숨어있는 메커니즘, 목줄찌 속으로 들어가 보자.
☞동조(同調)-전파의 주파수를 맞춘다는 뜻으로도 쓰이지만 낚시에서는 미끼와 밑밥이 함께 흘러가게끔 맞추는 것을 동조라고 부른다.
-Tip-
0호 부력의 구멍찌와 B 부력의 목줄찌 중 어느 것이 예민할까?
부력이 세어도 크기가 작은 B 목줄찌가 예민하다. 찌가 작을수록 물의 저항을 적게 받아서 쉽게 잠겨들기 때문이다.
만일 2B 목줄찌라면 어떨까? 그래도 제로찌보다는 2B 목줄찌가 예민한 편이다. 물론 목줄찌의 크기가 문제다. 목줄찌라도 큰 사이즈라면 제로찌보다 둔할 수도 있다.
1. 띄울낚시 형태의 목줄찌 운용
목줄찌를 수면에 띄워 놓고, 그것이 잠기는 것을 보고 벵에돔의 입질을 간파한다. 입질이 간사한 내만 벵에돔낚시에서 대단한 위력을 과시한다.
흡사 학공치 낚시를 연상케 하는 목줄찌의 사용은, 쉽게 떠오르기는 하지만 입질은 약한 내만의 벵에돔을 낚는데 유용하다.
수면 가까이 떠오른 벵에돔은 때로는 미끼를 물고 수평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그 경우 구멍찌에는 어신이 나타나지 않지만,
목줄찌는 수면 아래로 잠겨들면서 빠른 챔질타이밍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
25cm 전후의 씨알이 주종인 내만의 벵에돔낚시에서 빠른 챔질타이밍(낚싯대를 채야 할 시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속전속결의 마릿수 조과를 올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바늘 위 1.5m 지점에 목줄찌를 달았다면 그 밑에 있는 벵에돔은 낚아낼 수 없다.
벵에돔이 밑밥을 따라 1.5m 수심까지 떠올라주면 빠른 입질을 받지만, 밑밥이 1.5m 수심을 통과한 후부터는 입질 확률이 떨어지는 것이다.
결국 수시로 목줄찌의 위치를 바꾸어서 수심을 조절해야 한다.
벵에돔의 활성도가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황이라면 목줄찌를 단 띄울낚시로 연속해서 입질을 받아낼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므로 목줄찌를 어신찌로 써서 띄울낚시를 할 때는 순간순간의 상황 판단에 집중하여 목줄찌의 위치를 조절해주는 것이 조과를 높이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목줄의 길이를 4m로 길게 쓰면서 목줄찌의 유동 폭을 넓게 잡아놓고 낚시를 시작하는 것도 변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하겠다.
정리해보면, 목줄찌의 사용은 벵에돔이 수면 가까이 상승하는 높은 활성도를 보일 때 효과적인 낚시방법이라 할 수 있으며, 순간적인 유영층 변화를 빨리 판단하여 목줄찌의 위치를 적절히 조절해줌으로써 조과를 높일 수 있다.
2. 잠길낚시 형태의 목줄찌 운용
목줄찌를 수면 아래 잠기게 해서 일종의 극소형 잠수찌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잠길 형태로 쓸 경우 목줄찌의 부력은 00호가 알맞다. 00호 부력의 목줄찌는 캐스팅 후 아래의 채비가 물속으로 가라앉으면 뒤이어 서서히 잠겨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G2 이상의 부력을 가진 목줄찌라면 그 상태에서는 가라앉지 않는다. 그때는 목줄찌 아래에 좁쌀봉돌을 달아서 서서히 잠겨들도록 하면 된다.
이렇게 잠길 형태로 목줄찌를 쓰는 것은 벵에돔의 입질층이 다양하게 나타날 때 효과적이다.
수면 가까이 상승한 벵에돔의 입질은 목줄찌의 움직임으로 확인할 수 있으나 중층 이하에서 나타난 벵에돔의 입질은 목줄찌 대신 어신찌(주로 저부력 구멍찌)로 파악하게 된다.
☞입질층-물고기가 입질하는 수심층. 수면에서부터 표층-상층-중층-바닥층으로 구분하며, 3m층, 8m층 식으로 구체적 수치를 붙이기도 한다.
‘목줄찌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찌의 입수로 어신을 파악한다면 예민한 목줄찌의 사용이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중층 이하에서도 목줄찌는 벵에돔의 입질을 유도하는 기능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벵에돔이 입질할 때 목줄찌는 초기 이물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잠길 형태로 목줄찌를 쓸 때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밑밥과 목줄채비를 철저히 동조시킨다는 것이다. 사실 아무리 작은 바늘을 사용한다 해도 적절한 원줄 견제가 없다면 밑밥보다는 바늘이 먼저 내려갈 확률이 높다.
그러나 목줄찌가 함께 가라앉으면 바늘의 하강속도가 느려지면서 상층부터 바닥층까지 전 수심층을 밑밥의 띠 속에서 함께 흘러간다.
☞견제-사전적 의미는 ‘상대의 세력을 억누른다’는 뜻이지만 찌낚시에서는 낚싯대와 찌 사이의 낚싯줄을 팽팽하게 당겨준다는 의미로 쓰인다.
일단 물 속에 잠긴 목줄찌는 아주 미세한 조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실제로 물이 맑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목줄찌가 채비 전체를 이끌고 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수중에서의 조류타기 능력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정리해보면, 잠길 형태의 목줄찌 운용은 밑밥과 철저한 동조 기능을 긴 시간 모든 수심층에서 발휘함으로써, 벵에돔의 입질이 어느 수심층에서 나타나더라도 유혹적인 미끼의 움직임을 연출한다.
상층에서의 벵에돔 입질은 목줄찌의 입수로 확인할 수 있고, 중층과 하층에서의 입질은 비록 어신찌로 파악해야 하지만 목줄찌는 입질 시점의 이물감을 줄여서 더 시원스런 어신을 유도한다 하겠다.
3. 필자가 고안한 ‘목줄 전유동채비’
끝으로 내가 나름대로 즐겨 쓰는 목줄찌 사용법 하나를 소개한다. ‘목줄 전유동채비’라고 이름 붙인 이 방법은 앞서 소개한 잠길 형태와 띄울 형태의 장점을 함께 가지고 있다.
찌가 수면에 떠 있으면서도 미끼는 상층부터 중층까지 서서히 가라앉는다.
일반적인 슬림형 목줄찌,
슬림형 목줄찌 밑부분에 구멍을 뚫어 목줄이 통과될 수 있도록 내가 만들어 쓰는 목줄찌다.
민물찌꽂이용 고무를 사용하여 목줄찌에 끼운 모습이다.
이 채비는 목줄찌의 구멍에 목줄을 통과시키고 민물용 찌멈춤 고무를 끼운 다음 바늘을 묶게 된다.
이렇게 되면 목줄의 길이 내에서 목줄찌가 전유동으로 움직이면서 목줄찌가 잠기지 않고도 점차 깊은 수심의 중층까지 밑밥띠와 동조를 이루면서 입질을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낸다.
또한 목줄 길이 내에서 전유동을 마친 목줄찌는 , 목줄찌가 도래나 직결 부위에 닿게 되면 그때부터는 서서히 잠기면서 잠길찌의 형태로 변한다.
결국 수면에서부터 전 수심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소개하는 목줄찌 전유동의 경우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목줄찌 아래에 구멍을 뚫을 때 크게 뚫는 것이 좋으며 민물용 찌꽂이 고무를 선택할 때도 구멍이 큰 것을 선택하는 것이 채비운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캐스팅 후 바늘이 내려가는 속도 조절은 극소형의 좁쌀봉돌로 조절할 수 있으나 좁쌀봉돌의 위치는 민물 찌멈춤고무 바로 아래에 붙여 다는 것이 좋다. 이렇게 목줄찌가 유동될 경우 입질 감지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도래 & 직결-8자형의 금속 소품인 도래는 원줄과 목줄을 연결하는 도구다. 그런데 도래는 자체 무게를 가지고 있다보니 빨리 가라앉는다.
그래서 띄울낚시에서는 도래를 쓰지 않고 대신 원줄과 목줄을 바로 묶어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직결(直結)이라고 한다.
-목줄찌의 선택-
작은 슬림형, 그러나 잘 보여야
어떤 목줄찌를 사야 할까. 요즘 참으로 많은 각양각색의 목줄찌가 출시되어 벵에돔낚시의 인기를 반영하는 듯하다.
목줄찌는 일단 예민해야 하므로 입수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슬림형’이 좋다. 체적이 작을수록 입수저항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작아서 움직임을 보기 힘들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눈으로 충분히 보이는 한도 내에서 작은 목줄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잘 보이는 목줄찌’를 선택해야 한다. 도장(칠) 상태가 나빠서 바다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목줄찌는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형광색 계통의 가시성이 좋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현장에서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