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00시
나의 휴식 시간이다.
나도 쉬기 위하여 선실로 내려간다.
피곤한 몸에 선실에서 바로 잠에 떨어진다.
잠결에 느껴지는 요트가 이상하다.
요트가 좌측으로 힐링되어 있다.
무언가 변수가 생긴 것이다.
화장실에 들려 소변을 보려고 하다가 배가 출렁이며 흔들리는 바람에 체중이 변기에 실리며 변기를 밀어 버렸다.
순간 변기의 목이 부러져 버렸다.
요트용 변기는 가정용 변기와는 다르게 절구 모양이다.
중간에 가는 목 부분이 있는데 2년전 항해시 조금손상이 있어 수리를 해두었는데 이번 항해에 내가 완전히 망가트리고 만 것이다.
소변도 못보고 부리나케 챙겨 칵핏으로 나왔다.
파도가 3미터가 넘게 치면서 북동풍이 불어오고 있다.
제이와 한성생이 운항을 하고 있었는데 바람에 선수가 남쪽으로 밀리며 어려운 항해를 하고 있다.
110도로 침로를 정하고 운행을 하고 있었는데 침로가 130도를 넘어서 달리고 있다.
내가 잠든 사이 풍향이 바뀌어 버려 바람의 방향과 틀어진 세일이 요트를 제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었다.
제이가 메인세일 트림을 조정하고 있었지만 바람이 너무 거세어 정확한 트림이 되지 못했다.
또한 후미 60도 정도에서 밀려오는 3미터가 넘는 파도에 요트가 파도에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를 반복하면서 선수가 좌우로 30도씩 틀어지는 바람에 휠을 잡고 있는 한선생이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였을 것이다.
요트는 정해진 침로를 자꾸 벗어나고, 아직 요트승선 경험이 적은 한선생이 침로를 유지하기에는 버거운 상황인것이다.
그래도 제이와 합심하여 요트를 최대한 컨트롤 하고 있었다.
나는 먼저 메인세일의 트림을 조정하여 요트가 바람을 잘 받도록 조정을 한 후 휠을 잡았다.
파도가 3미터가 넘고, 너울성 파도가 커서 파도를 타고 넘을 때마다 요트가 좌우로 흔들려 침로를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다.
손가락이 아프고 팔에 알이 박일 정도로 힘을 주고 풍압에 버터야 침로를 유지할수 있었다.
더불어 5일 오후 8시가 넘어서면서 부터는 전화는 먹통이 되어버렸다(kt, u+).
다행이 치즈의 전화만이 유일하게 통화(SKT)가 되어 치즈가 해경과 해군과의 연락을 하고 있다.
보고사항은
위도, 경도, 침로, 항속, 파고 등이다.
내가 휠을 잡고 요트를 조정한다.
측풍과 파도에 의해 요트의 컨트롤이 쉽지가 않다.
엄청난 바람에 선수가 남쪽으로 돌아가 버리기 일수다.
이를 버티는데 러더에 가해지는 힘이 어마어마하다.
양손으로 휠을 붙잡고 온몸으로 버터야 간신이 배가 돌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정도다.
입이 바짝바짝 타 올랐다.
내색도 할 수 없고, 다른 사람에게 맞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요트가 요동을 치니 모두 다 잠도 못자고 칵핏으로 모여든다.
선실도 아이스박스가 뒤집어지고 물건들도 떨어지고 난리가 아니다.
새벽 1시에서 5시 정도 까지가 가장 심한 순간 이였다.
예정으로는 새벽 2시정도에 차가운 새벽공기와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하여 컵라면을 먹으려고 했는데 거친 바다상황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버터야 했다.
그런데 제이가 새벽 3시경 달콤한 바나나를 가지고 왔다.
바나나와 빵, 두유한 팩이 힘들고 지친 몸을 달래준다.
따뜻한 커피가 간절 하지만 물을 끓일수 없는 상황 이다보니 준비한 비상 식량으로 대신한다.
에너지원이 몸속으로 들어가니 다시 기운이 난다.
그래도 몰아치는 파도와 바람은 우리를 괴롭게 한다.
너무 힘이 들어 원래의 목적지인 사동항을 피하고 좀더 가까운 현포항으로 바꿀까 고민을 한다.
현포항으로 들어가면 약 3마일 정도 거리를 줄일 수 있다.
현 항로를 유지하면서 거리를 줄이고 정 힘들면 현포항으로 입항지를 변경하기로 한다.
세벽 5시가 넘어가니 저 멀리 울릉도가 흐리게 보인다.
명확한 이정표가 보이니 항해가 조금 수월해졌다.
어두워지고 나서부터는 계기항해를 해왔기 때문이다.
플로터와 콤파스만 의지해서 방향을 잡고 항해를 했는데 울릉도가 보이니 방향을 잡기가 수월해진 것이다.
아침 6시가 넘어가니 바람도 조금 약해진 듯하다.
그래서 원래 계획대로 사동항으로 입항하기로 했다.
저 멀리 보이는 울릉도는 좀처럼 가까워지지를 않는다.
저 멀리 울릉도 등대가 보인다.
이제 울릉도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울릉도 남서쪽으로 들어오니 바람이 조금 약해진다.
사동항 앞바다에 도착하니 오일펜스들이 여기저기 쳐져 있고, 여러 바지선들이 분주이 움직이
고 있다.
제이가 이곳이 입구가 아닌 것 같다고 한다.
나는 작년에도 이곳으로 들어갔다고 이야기 하고, 예전처럼 사동항 방파제 사이로 요트를 몰고 들어가니 바지선과 예인선에서 머라고 한다.
작업구역이니 들어오지 말라고 하신다.
분명이 작년에는 이곳으로 들어갔는데?
들어가다 보니 바지선끼리 연결한 계류줄들이 수면 아래로 여기저기 걸려있다.
얼른 방향을 바꾸어 작업구역을 빠져나와 더 우측으로 돌아 입구를 찾아서 사동항으로 들어갔다.
사동항에도 여러 배들이 있어 우리요트를 정박할 곳이 마땅하지 않다.
사동항 좌측 쪽에 비어있는 곳이 있어 그곳에 요트를 정박시켰다.
바로 사동항 해경출장소 소장님이 나오셨다.
동해안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저 있는데 안전하게 들어와서 다행이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박한 곳은 다른 대형 선박이 들어오는 곳이니 다른 곳에 정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신다.
다시 배를 움직여 울릉도 일주 유람선이 정박하는 뒤쪽과 울릉군 행전선 사이에 요트를 정박했다.
그곳에는 작년에 우리가 2중 계류를 한 어선이 있었다(내심 반가웠다).
작년과 같이 그 어선에 묶어 2중 계류를 하였다.
울릉도 사동항에 입항 후 계류까지 마친 시간은 아침 8시였다.
이번 항해도 20시간 걸려서 울릉도에 도착한 것이다.
항해거리 112마일 이다.
도착하고 보니 선수에 있는 바우체어가 항해 중 파도에 떨어져 나가고 없다.
얼마나 힘든 항해였는지 알 수가 있다.
육지에 도착해서 다들 제일 먼저 한일이 용변을 해결 하는 일이였다.
내가 변기를 망가트려서 다들 소변을 보지 못하고 참고 온 것이다.
소변들도 보고 세수도 하고 나니 이제야 마음의 안정이 오면서 급격한 피로가 몰려온다.
아침도 거르고 일단 한숨 자고 나서 움직이자고 했다.
다들 배정된 자기 잠자리에서 달콤한 꿈속으로 빠져든다.
한시간 조금 넘게 잠들었을까?
다들 잠에서 깨어난다.
아침으로 고추장 참치 볶음 덮밥, 강된장 비빔밥과 제이가 담가온 오이소박이, 멸치조림, 김등으로 아침을 먹었다.
힘든 항해우 먹는 아침을 위하여 된장국도 같이 준비해 주었다.
오늘 오후에는 울릉도 관광을 하기로 한다.
차량을 렌트하기 위해서 알아보니 하루에 10만원이라고 한다.
반나절만 렌트가 가능한지 물어보니 안 된다고 한다.
회의를 한 끝에 차량을 빌리지 않고 대중교통(버스)를 타기로 했다.
오후 12시를 지나 버스를 타고 도동항으로 향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만난 가족여행을 하는 분들이 오늘 풍랑주의보로 여객선이 안 들어 온다고 한다.
그분들도 오늘 육지로 나가야 하는데 배가 안 들어 와서 못가고 있다고 한다.
그분들에게 울릉도 여행할 곳들에 대하여 물어 보았다.
도동항 버스비는 한 사람당 천원이다.
몇년전에 울릉도를 다녀간 한선생이 울릉도 여행 일정을 잡았다.
우리의 첫 번째 여행지는 독도 박물관.
도동항에서 내려서 걸어서 독도 박물관으로 간다.
독도박물관에서 독도와 울릉도에 대한 예전 자료들과 동영상 자료를 보고 독도에 꼭 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더 든다.
독도 박물관 옆에는 독도 전망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있다.
거기에서 근부하시는 분 말로는 지금까지 자기가 근무하는 중에 오늘처럼 관람객이 많이 온 적이 없었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 1시간 30분 정도씩 기다렸다고 한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는 것을 포기하고 도동항으로 이동한다.
도동항에도 육지로 나가는 배를 타지 못하여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정상적이라면 오후 1시에는 배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배가 들어오지 못하니 숙소에서는 짐을 챙겨서 나오고 갈 곳이 없어 도동항 여객 터미널 부근에서 모여 있는 것이다.
다행이 아침 8시에 출발하는 배가 오후 1시에 출항하여 들어온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도동항을 둘러보고 바닷가 둘레길을 걸어 저동항으로 이동을 하였다.
바다를 끼고 좌측에는 여러 화산암들이 절벽을 이루고 있다.
특이한 여러 종류의 화산암들이 있다.
도동항에서 저동항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이 있는데 작년중간의 다리가 망가져서 다른 길로 돌라가야 한다고 한다.
도동항에서 저동항으로 가는 둘레길 중간에서 좌측으로 빠져 도동옛 마을길로 돌아가는 길이다.
그런데 이 길이 등산을 하는 길이다.
가는 길에는 대나무 숲도 있고, 동백꽃과 여러 꽃들도 있건만 가파른 산길에 힘이 든다.
30분이면 넘어 간다는 산길을 근 40분이 걸려서 저동항으로 넘어 왔다.
저동항에서 홍합밥과 따개비밥, 따개비 칼국수, 호박 막걸리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치즈는 울릉도 목용탕으로, 한선생은 개인적 관광, 나와 제이는 저동항을 다시 돌아다녔다.
저동항에 있는 촛대바위에 숨어있는 얼굴들이 있다.
다들 개인적 여행들을 마치고 6시에 만나 택시를 타고 사동항으로 돌아왔다.
저동항에서 택시를 타고 사동항까지 오는 비용은 11200원이 나왔다.
택시타고 오는 중간에 택시 기사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명이나물 때문에 울릉도에서 일년에 몇 명씩 사망을 한다고 한다.
명이나물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울릉도에 3년이상 주소지를 옮겨야 하고 명이니물을 채취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관광객의 명이나물 채취는 불법이다.
그리고 채취한 명이나물은 1kg에 2만원에 수매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명이나물 철에는 많은 울릉도 주민들이 명이나물 채취를 위하여 산에 오르고, 산이 가파르다 보니 잘못하면 떨어져서 사망 사고가 생긴다고 한다.
오후 7시경에 씨엘제이호로 돌아왔다.
요트에서 간단하게 맥주로 한잔 하면서 이번 항해이야기 및 그간 자기들의 여행 이야기들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밤 9시경에 피로가 몰려와 다들 잠을 청한다.
이번 울릉도 여행의 2일 밤이 깊어 간다.
첫댓글 정말 수고많았겠습니다 막 상상이되네요 엄청난 파도와 바람에도 울릉도에 잘 도착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특히 소변 참느라 더 고생이셨겠어요
저는 못 참았을껍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