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박 태극 성공 할 때까지는 사전답사

[하늘뫼.]

 

무박 지리태극 종주 성공 할 때까지 사전답사니라(2차 실패기)

“하늘뫼 J3클럽”

고열량 간식을 지원해 주신다는 유채님이 알아 볼 수 있도록

배낭 뒤에 빨강리본을 매달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태극을 준비했다.

함양 터미널에서 만난  갯강구님

양띠 갑장에다

도이터 배낭을 같이 메고

같은 갱상도 출신이지만 무뚝뚝한 것과 거리가 조금 먼 것 까지 닮았다

그 외에 많은 공통분모가 있지만 이정도 만해도 고행스러운 무박 45시간의

지리산 태극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을 가지고 인월을 출발했다.

인월~덕두(금요일 16:25~18:43)

나는 슬로운 스타트여서 덕두를 향한 발걸음이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다

다행히 갯강구님 역시 속도를 내지 않아 서서히 워밍업에 들어간다.

35여분 후 삼거리에 도착하여서도 갯강구님의 지리 설명은 계속된다.

송이버섯 재배지라서 통행을 금지시킨다는 것과 우측 아래로 내려가도 인월이 나온다는 것

맛있게 담배 한대를 땡긴 갯강구님은 배낭을 울러메며 출발을 독촉한다.

덕두를 향한지 10분 후 산안개는 서서히 시작되고 30여분 뒤는 안개비로 바뀌었고 악명 높은 안개와 안개비로 밤새도록 싸워야만했다. 비옷을 입으므로 인해서 습도가 높아지고 체온이 올라가 컨디션이 나빠지기 시작한다. 산행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 몸을 비옷 모드로 맞춰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었다. 

덕두봉~바래봉(18:50~19:30)

덕두봉을 출발한 이후 안개비로 나뭇잎은 물을 쏟아내고 등산로는 미끄럽고 물 고인 곳이 많이 있어 트레일러화를 신고 간 나는 특수 제작한 비닐 스패츠를 착용하였지만 물웅덩이에 빠져서 스며드는 물은 어쩔 수 없었다.

바래봉~팔랑치(19:30~토요일00:10)

아!!!!

바래봉 

한치 앞을 구분 할 수 없는 안개

빛의 산란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짧은 구간이지만 급경사에 돋아난 잡풀은 물을 머금고 길은 빙판보다 더 미끄러워 엉금엉금 기어내려 왔다. 겨우 경사면을 내려와 임도로 들어선 우리는 길을 따라 40여분을 내려갔다. 길을 지나온 것 같다는 갯강구님의 판단에 배방장님과 전화 연락을 하여 길을 안내 받고 다시 거슬러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길가에 있는 팔랑치 이정표를 찾아보아도 안개에 가려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바래봉 정상 배방장의 설명에 따라 차근차근 다시 더듬어 내려가기로 하고 임도로 내려서도 팔랑치의 이정표는 보이지 않아 또 다시 바래봉 정상으로 올라가 방향을 잡고 내려오니 샘터가 나오는 것이었다. 샘터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팔랑치 이정표 찾지 못해 식사시간을 포함 4시간 40분 만에 팔랑치에 도착하였다.

이 구간비파님 일행 산행시간은 1시간이었다.

팔랑치~세걸산(00:10~02:33)

부운치(01:00)와 세동치(02:07)를 지나 세걸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알바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몇 시간의 알바는 힘들고 맥 빠지는 산행을 만드는 것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세걸산의 길은 잡풀의 터널과 물웅덩이 그리고 너덜지대 힘이 빠진 우리일행의 산행속도를 더 늦게 만든다.

세걸산~정령치(02:33~05:30)

이미 불어 터져버린 발 등산화를 신지 않은 것을 후회해 봐도 소용이 없었다.

출발 전부터 고심하던 문제였다. 잘 신지 않는 등산화를 신을 것인가 아니면 물이 스며드는 것을 감수하며 발에 익은 신발을 신을 것인가를 고민하다 트레일러화를 신기로 결정했다. 등산화를 신고 왔어도 다른 문제가 발생하였을 것이다.

세걸산을 지나 체력저하로 쉬는 시간이 점점 늘어만 갔다. 안개 때문에 진행은 늦어지고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로 진행을 하니 일반 산행보다 체력 소모가 몇 배는 되는 것 같다.

정령치~성삼재(05:30~09:25)

정령치를 지나 만복대를 향하는 계단에 걸터 앉아 간식을 챙겨 먹으니 날이 밝아온다. 만복대를 향하는 길은 지금까지 온길 보다 넓고 편안한 길로 이어진다. 헬기장에서 밤새 젖은 옷을 벗어 말리며 태양의 따스함에 고마움을 느낀다.

17시간 만에 성삼재에 도착하여 우동을 먹으며 1시간 휴식

성삼재~연하천(10:30~17:48)

지친 몸으로 성삼재에 도착하여 우동을 먹고 노고단으로 가는 아스팔트 옆길에 흐르는 냇물에 세수를 하고 진흙 묻은 비옷을 빨고 노고단 대피소로 들어선다.

갯강구님의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것 같아 대패소에서 밥을 해먹으면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햇반과 라면을 끓이는 사이에 젖은 신발과 양말을 벗어 양지바른 곳에서 말리고 발가락 테이핑를 다시 하고 한시간 휴식 후 출발 하였다.

노고단(11:30), 임걸령(14:00), 노루목(14:30), 삼도봉(15:16)

노고단에세 휴식후 체력을 회복하여 연하천으로 진행하는 속도가 많이 빨라졌다.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는데 그 간격이 점점 좁아진다.

벌써 23시간 산행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연하천 전부터 시작되는 너덜지대는 다리 힘 빠진 우리에겐 쥐약이었다.

연하천에 도착하여 식사를 하고 바로 출발을 하였다.

연하천~중산리(17:48~일요일 15시: 02분)

체력소모로 산행시간이 한 시간에 1.5km도 못 미친다.

우리를 앞질러가는 사람과 마주 오는 사람은 잘도 가는데 부럽기만 하다.

20시40분에 벽소령에 도달한다. 해드랜턴을 끄고 조용조용 벽소령을 지나는데 한잔 술에 얼얼한 사람이 천왕봉을 지금 가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우리를 막는다.

장터목에서 만날 사람이 있다고 둘러대고 공단 직원에게 들킬까봐 조심스럽게 출발했다.

선비샘을 지나 칠선봉에서 주린 배를 채우고 한 시간이 지난 후 세석을 들어섰다.

세석도착해서 태극종주를 접기로 결정했다. 한 시간에 1.5km도 진행하지 못하면서 수양산까지 가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이다. 가다보면 체력이 회복도 되겠지만 체력고갈로 33시간 만에 무박 태극종주를 막을 내렸다.

세석에서 4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출발해 사진도 찍고 경치도 구경하며 중산리로 15시에하산을 했다.

계속되는 종주산행의 실패가 전투적이고 경쟁적인 산행의 형태를 바꾸어주고

장거리 산행은 언제나 실패 할 수 있고 자연에 순응해야 하는 것과 산악 마라톤에서 벗어나산행 자체를 좀 더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태극종주는 성공 할 때까지 사전 답사입니다. 말이 생각난다.

그래서 지리 태극의 품에서 46시간 딩굴면서 사전 답사를 잘 하였습니다.

[배병만]

짙은운무와 세걸산 올라갈때 진흙길 힘든태극길은 계속 이어지고 결국은 극심한 체력고갈과 중도에서 그만 두셨지만 그상황에서는 저라도 그만두고 내려 왔을것 입니다. 언제나 처럼 태극은 계속 도전될것이라 생각을 하며 태극무늬가 강한것은 강하기에 아름다운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화이팅 .. 가방에 시그널 멋집니다.

[천사!]

고생 많으셨네여~좋은 경험이라 생각하시고,,,담엔 종주 꼬~옥 하시길 빕니다...

[팔공산호랑이]

개인적으로 갯강구님과 아는사이인데...전화로 설명을 대충 들었습니다. 안개때문에 너무 고생을 하셨구요. 다음에는 꼭 성공하시길...

[김광윤]

하늘뫼님!! 갯장구님!! 정말 수고 많았읍니다. 태극길은 여러가지 변수가 많아서 성공 확률 역시 많이 떨어집니다. 그날은 지리천왕님이 태극의 문을 열지 않는날 이였나 봅니다. 체력 잘 관리 하시고 열정이 크게 되살아 나는 좋은날을 잡아서 다시한번 태극에 도전 하여 성공 하시길 빕니다. 화이팅!!!!

[바랭이]

체력이 금방 회복되는 것이 아니더군요. 최소한 한달이상은 체력을 다시 길러야 관절도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차근차근 준비하시어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비파]

수고하셨습니다.사진을 보니, 짙은 운무로 인해 야간에 길 찾는데 고생하셨네요.좋은 날 또 다시 뚜드러 보시면,열릴겁니다.

[현상]

너무 고생많았습니다. 종주 성공보다도 더 체력소모가 심했을꺼라고 생각되네요. 몸 잘 추스리시고 안산즐산하세요.

[전승희]

두번의 실패 그리고 성공이 기다리겠습니다. 실패를 하시고 정신적으로 더욱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네요. 무박태극 성공하는 그날까지 화이팅 하십시요.

[검정 야~크!]

정말 안타깝습니다 ** 글구 수고 많았습니다.역시 지리태극은 날씨가 성공여부를 결정지어주는것 같네요..담엔 좋은(?)날씨속에 꼭 성공하시길 빕니다..

[놀래미]

태극의 변수중에 날씨가 관건이라 하더니 정말 그런것 같습니다. 산은 항상 그자리에 있다고 합니다. 좋은 날씨 선택하여 꼭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