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들로 붐비는 국숫집’과 ‘국수’라는 음식은 마을 공동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사람들은 사회에서 제각기 제 역할들을 수행하며 각자의 위치가 있다. 국숫집과 국수는 마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친근함과 익숙함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개인의 역할과 위치를 잠시 뒤로 미뤄두고 어찌보면 서로 만나기 힘들 수도 있는 인연을 만나게 하며 또 여기서 만난 인연들끼리 각자의 이야기를 하며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2. 시에서 연이어 반복되는 ‘쯧쯧쯧쯧’이라는 감탄사에는 사람들의 서로에 대한 어떠한 정서가 반영되어 있는 것일까요?
'쯧쯧쯧쯧' 이라는 감탄사에는 안타까움의 정서가 가장 크게 담겨 있으며 뒤에 연민, 동정 등의 정서도 반영되어 있다.
3. ‘손이 손을 잡는말 / 눈이 눈을 쓸어 주는 말’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말’인지를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지금 당장 옆에 앉아 있는 짝지와 두 손을 마주 잡고 ‘눈이 눈을 쓸어주는 말’을 따스하게 건네 보세요. (친구에게 각자 건넨 말도 써 보시길 바랍니다.)
진정으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몇마디 말보다 등 한번 토닥여주는게 좋다는 말이 있다. 몇마디 말을 해줌으로써 문제가 된 그 상황이 당장 해결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누군가에게 고민을 토로할 때. 물론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는 목적으로 고민을 토로한 목적도 있지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당시의 감정을 위로 받고 싶다는 목적이 크기에 고민을 토로한다. '손이 손을 잡는말', '눈이 눈을 쓸어 주는 말'이 이러한 것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나의 고민을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위로해주고자 하는 따스한 마음이 느껴지기에 이러한 말들이 좋은 것 같다.
4. ‘마주 앉은 사람보다 먼저 더 서럽다’라는 의미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이 부분에서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은 무엇일까요?
그 사람의 감정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함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리고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은 인간은 보편적으로 '서러움'의 감정을 느끼며 본인이 겪어봤으므로 서로 위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는 것 같다. 더 나아가 이러한 이유로 인간은 인간으로부터 상처를 받지만 또 인간으로부터 위로를 받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로의 슬픔에 깊게 공감해주고 진심 어린 위로를 해준다는 것은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 같다.
5. 문태준 시인의 <평상이 있는 국숫집>과 아래 ‘세 작품’을 비교하여 감상해 보세요.
<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모닥불> - 백석
새끼 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헝겁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 갓신창=부서진 갓에서 나온, 말총으로 된 질긴 끈의 한 종류
또는 가죽으로 만든 신의 창
* 개니빠디=개의 이빨 *너울쪽=널판지 쪽
* 닭의 짗=닭의 깃털
* 개터럭=개의 털
* 재당=재종, 육촌
* 문장= 한 문중에서 항렬과 나이가 제일 위인 사람
* 갓사돈=새 사돈
* 몽둥발이=딸려 붙었던 것이 다 떨어지고 몸뚱이만 남은 물건
<밥> -정용주
뼈가 굳어 가는 병에 걸린 그녀는
무허가 지압집 3층 계단을 오르며
자꾸만 나를 쳐다봤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신발을 신고
한 칸씩 계단을 오르는 그녀는
어디 가서 밥 먹고 오라고
숟가락을 입에 대는 시늉을 했다
※ 비교하여 감상해 볼 수 있는 요소
- 시적 화자는 누구이며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 시적 화자가 관찰하고 있는 시적 대상은 무엇인가?
- 시적 화자가 시적 대상에 대하여 나타내는 정서적 태도는 어떠한가?
- 서민들의 삶을 어떠한 방식으로 형상화하고 있는가?
- ‘국숫집, 국수, 사평역, 톱밥난로, 모닥불, 밥’ 등, 시에서 등장하는 주요 제재의 상징적 의미는 구체적으로 각각 무엇일까? 서로 그 상징적 의미를 비교해 보세요.
- 시인은 각 작품을 통해 어떤 주제 의식을 나타내려 한 것일까? (시인이 작품을 창작한 중심 의도는 무엇일까?)
곽재구 시인의 <서평역에서>의 서평역은 <평상이 있는 국숫집>의 국숫집과 겉이 정겹고 향토적이며 익숙한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더하여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이라는 구절에서 시인의 아픔을 느낄 수 있으며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와 같은 구절에서 역의 사람들 또한 화자와 같은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불빛을 더욱 타오르게 해 줄 수 있는 존재인 톱밥을 난로에 던짐으로으로써 직접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아픔에 서로 침묵을 해주며 공통 된 아픔에 진심으로 위로해줌에서 평상이 있는 국숫집과의 공통점을 엿볼 수 있다.\
백석 시인의 <모닥불>에서는 새끼 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와 같은 연관성이 없고 하찮은 존재 모두 모닥불에 타는 모습이 보여진다. 이는 '모닥불'이라는 밝고 친근한 매개체를 통하여 하찮은 것들을 위로해준다는 공통점을 엿볼 수 있다.
정용주 시인의 <밥> 은 자신 또한 충분히 힘든 상황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을 먼저 생각해주는 '그녀'의 모습이 드러난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신발을 신고' 시인에게 '밥'은 먹었는지 물어보는 그녀의 태도에서 <평상이 있는 국숫집>과 같은 진심어린 연민과 걱정의 정서가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