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 스님 초청 법문
주 제: 미국 불교에 대해서 말하다.
내 용: 현재 미국 내에서 한국 불교에 대하여 듣는 시간입니다.
많이 동참하시어 세계 속의 한국 불교에 대해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날 짜 : 2009년 1월 2일 (음력 12월 24일) 관음재일 법회 후
장 소 : 옥천암 설법전
스님 소개 : 2000년 뉴욕 불광선원 휘광스님을 은사로 출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버클리 종교학과 졸업, 하버드 신학대학교 석사,
프린스톤 대학교 종교학 박사, 현재 미국 햄프셔대학 교수로 활동 중.
사람과 사람 사이엔 사랑보다 존경이 우선
부부는 서로에게 존경받을 만한 사람 돼야
몇일전 어렸을 때 참으로 친하게 지냈던 속가 사촌 동생으로부터 결혼을 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방학 때마다 외할머니가 계신 외갓집에서 모여 어깨동무하면서 재미있게
놀던 때가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결혼을 한단다.
지금은 미국에 있는데다 또 출가한 몸이라 직접 결혼식장에 가서 축하는 못 해 주지만
멀리에서나마 그 동생을 위해 그리고 올 봄에 결혼하는 많은 젊은 부부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말이라도 한마디 해주고 싶다.
결혼하는 부부들에게 사람들이 해주는 말들은 대체로 사랑이라는 명제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다.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사랑하고 아껴주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부부 사이를 포함해서 사람과 사람사이에 사랑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존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을 향해 좋아하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위의 10대 청소년들만 보아도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인기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을 향해 쉽게 좋아하는 감정을 낸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좋은 인상을 가진 이를 보거나 나에게 관심이나
친절을 베풀어 주는 사람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좋아하는 감정이 생긴다.
반대로 또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쉽게 좋아하는 마음을 내는 것만큼 다른 사람으로 부터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신경을 쓴다.
상대가 나를 좋아해 줄 수 있도록 좋은 옷을 입고 향수를 뿌리고 화장을 하고
요새는 또 성형수술까지도 한다.
이 모든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자 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랑하는 마음, 좋아하는 마음 이면에는 시기와 질투, 미움의 마음이 있다.
좋아하는 이가 나를 좋아해 주지 않으면 사랑은 미움이 되어
그 마음이 잿빛으로 금방 변해 버린다.
그러기에 연인들 간에 좋아하는 감정은 너무 가변적이고 대부분 자기중심적이어서
그리 신뢰할 수가 없다.
그런데 존경하는 마음은 좀 다르다.
먼저 어떤 사람을 향해 존경하는 마음은 그리 쉽게 생기지가 않는다.
좋은 외모나 탁월한 언변도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한다.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는 경우는 다른 사람이나 큰 대의(大義)를 위해
자신의 그 무엇인가를 희생하는 행동을 보여 주었을 때 비로소 그 마음이 생긴다.
예를 들면 몰래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덕을 베푸는 모습을 보거나,
남들이 꺼리는 일이나 하기 어려운 일을 솔선수범하는 행동을 볼 때 존경의 마음이 든다.
살면서 그런 존경하는 마음을 내게 하는 이를 알면서 살아간다는 것 또한 큰 행운이다.
존경의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하다 보면 그 사람이 어느새 본인 삶의 지표가 되어
자신도 모르게 존경하는 분의 모습을 닮아갈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부부의 인연을 맺으면서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에서 머물지 말고 목표를 한 단계 더 높여 부부 사이에서도 부모 자식 사이에서도
서로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그런 노력이 있을 때 서로를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생기고 그 마음은 외부의
그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다.
*** 혜민스님 글중에서 ***
2010년 05월 11일
오늘 아침 'kbs 아침 마당' 1부에 뉴욕 불광선원 혜민스님이 출현하셨더군요.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참 잘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혜민스님 출가 10년"이란 타이틀로 섭외가 되었나 봅니다.
솔직히 방송을 보면서 조마조마했습니다.
기독교 텃밭 kbs에
그것도 두 mc 김재원, 이금희 아나운서가 모두 기독교(개신교)인 이고
보조 mc도 기독교인인데 그런 분위기에서 불교와 출가, 그리고 자신이 전공한 비교종교학을
어떻게 잘 전달하실지 조마조마했습니다.
물론 혜민스님은 참 조리있고 차분하게 말씀을 잘 전달하시더군요.
인상이 매우 차분하시고 본인 말씀처럼 '만년 부반장만 하던 아이' 의 이미지처럼
편안하게 불교를 전혀 모르는 진행자들에게 가능한한 쉽게 이야기 해 주시려는 모습이
오히려 그런 이웃종교인들에게도 편안하게 전해져 온 것 같습니다.
이웃종교 중 기독교가 세운 관동대 의대(연대 재단) 교수 한 분은
기독교인답게 그런 질문을 하더군요.
"불교는 기독교, 가톨릭처럼 승려가 되는데 단계가 있나요?"
저는 다혈질이라 이런 질문 받으면 좀 속이 상하는데 혜민스님은 차분하게
"출가 후 6개월-1년 정도 행자교육 받고 사미계를 수지하고, 이후 남자스님은 비구계, 여자스님는 비구니계를 받습니다."
말씀하시더군요.
제 생각 같아선 여기에 "출가 후 빠르면 5년 정도 후 스님이 될 수 있습니다.
동국대, 중앙승가대학교 졸업해서 정식 학위를 받는 경우와 선방 4년 수행, 지방승가대학 4년 졸업 이렇게 4가지 코스가
자신의 선택으로 가능합니다."라고 정리해서 말씀해 주셨다면 참 좋았을 것 같은데, 혜민스님 본인이
동국대, 승가대, 지방강원, 선방이라는 기본교육을 거치지 않으신 것 같아서, 또는 워낙 상대방이 모르는 것 투성이라
말씀을 부가적으로 하지 않으신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이번 방송출현을 통해 불교 승려들의 이미지가 다양하게 전달되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해 보고 싶습니다.
기존의 대부분의 비불교도들은 승려들이 높은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학 못 나온 스님이 훨씬 많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외국승려들이 학력이 좋고 한국스님들은 영어도 못하고
크게 자신들이 부러울 것이 없다고 대개 그렇게 보더군요.
하긴 목사들이 영어권 국가 학위를 독점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열어봐도 기본이 목회학석사 이상은 되지요.
좀 큰 규모의 교회 목사들은 목회학석사, 신학석사, 목회학박사 게다가 신학박사까지 학위 4종세트를 구비하고 있으니
비불교들, 특히 개신교인들에게 스님들은 못 배우고, 가족외면하고 나와서 이상한 산 속에 모여서 부적이나 팔고
우상에게 절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헌데 혜민스님이 출현하셔서 잘 생긴 외모, 차분한 언행과 거기에 걸맞는 좋은 학벌을 보여주니 아나운서와 보조mc들이
아주 환대를 하더군요. 혜민스님 별명을 '팔방미인 스님'으로 불러야 할 지도.....
uc버클리 학사- 하버드대 석사- 프린스턴대 종교학 박사 , 일어, 영어, 중국어 가능
중국, 일본 연수 경력 게다가 현직 뉴헴프셔대학교 비교종교학 담당 교수
이런 약력이 스펙(어학, 학벌, 사회봉사를 합친 신조어)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승려가? 머리 빡빡깍고 집나와 사는 승려가? 이 모든 것을 갖췄다고?
방송 시작부터 이런 분위기더군요.
물론 그들의 잘못된 기준에 승려들이 부합할 필요는 없지요.
하지만 기회가 주워지면 또는 앞으로의 미래 승가의 모습 속에는 다양한 능력과 경험을
공유한 분들이 많이 출가하여 또는 출가하지는 않더라도 사부대중 속으로 들어오셔서
불교하면 엘리트적이면서도 대중적 실천집단이며 문화선구자적 문화지킴이의 모습을 두루 갖춘
그런 집단으로 이미지화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해보았습니다.
현각스님이 예일대 영문학(연극), 서양철학 전공, 하버드대 비교종교학 석사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수학
으로 14년 전에 불교에 저런 분이 출가를 했다니? 하며 일반 사람들을 놀래켰지요.
그리고 서울대 출신 7인이 출가가 몇 년간 한국사회를 놀래켰지요.
왜 서울대 출신들 불교동아리 7인이 출가했을까? 그 중에는 수학과 박사수료자, 행정고시 출신 사무관 등이 있는데
그런 엘리트들에게 왜 기독교가 아닌 불교? 그것도 현실의 기득권을 버리고?
이런 말들이 당시 한국사회에 오간 것도 사실이죠.
아마 용주사 신도 축구선수 박지성이 출가를 하고
독실한 불교신자 축구선수 이청룡이 출가하고
불교신자 야구선수 박찬호, 추신수가 출가하면 엄청난 반응이 생겨나겠죠.
그러나 이미 가정을 이룬 분들이 그럴 필요는 없죠, 출가집단만이 불교는 아니니까요.
암튼, 가톨릭의 김연아 마케팅과 개신교인들의 하나님 봉헌 마케팅, 십자기 기도 세레모니 등이
난무하는 한국 다종교 사회에서 우리 불자들도 좀 더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인적, 물적)을
공개적으로 홍보할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혜민스님 말고도
태고종 일미스님(교수)
데이비드 주니가(David Zuniga)인 태고종 대일 스님(大日)의 활약도 방송에서 많이 보여진다면
불교에 대해 몰이해에 빠진 비불자들을
"주님의 은총으로 하버드대 합격했다."는 기독인들의 말에
우리 불자들도 "주님 안 믿어도 하버드, 예일 잘도 가더라." 화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