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고나서 마감기간내내 어깨에 긴장이 들어가 있던것이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읽을때는 전혀 예상을 못햇는데 결말 부분에는 왠지 눈물도 나왔다.
반이상을 읽는 내내 처음에는 이 잔인하고 처절한 이야기가 도대체 어떻게 끝내려고 이러는지 궁금한 마음에
어디라도 훌쩍 가야할 것 같은 화창한 토요일을 보냈다.
모두다 죽거나 망가지는 부정적인 결말이 아니지만 기분은 착 가라앉았다. 입으로 말을 뱉어내기 싫을 만큼.
공포영화든 호러 서스펜스든 잔인하고 처절한 설정에 대해서 가끔 왜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스토리가 나올까 의문스럽다가도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암튼, 기분은 영 말로 표현하기 그렇다.
이런 류의 소설이나 일본작가들의 소솔을 을 거의 보지 않았니까 더 그렇기도 하거니와 감정이입을 남발하는 스타일이라 더욱 그런것 같다..
근데 이 책은 공포영화, 비극결말을 좋아하는 중학교 일학년 딸이 골랐는데 내가 먼저 손에 들었다.
읽으면서 보라고 줄까 아니면 잊어버리게 책꽂이 어딘가에 슥 숨겨둘까 싶은 마음도 있었다.
어떠냐고 묻는 딸한테 뭐라고 대답할 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너무 잔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고만 말했다..
주인공들이 느꼈을 감정의 무게 때문일것이다.
얼마후면 다시 덤덤해지겠지만.
정작 후기를 쓰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던 책들은 욕심때문인지 하나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낯선 게시판의 글쓰기 버튼을 누른것도 뭔가 무겁고 육중한 느낌을 빨리 뱉어내고 덤덤해지고 싶은 마음려고 그런것 같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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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가 가득한 살인 보고서....
'--- 이쯤 되면 독자들은 초조해질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살인 사건이 얼마나 될 것이며, 도 어떻게 누가 죽어나갈 것이며, 이 글을 쓴 사람은 과연 누구이고, 그것이 어머니의 사고사와 관련이 있을가, 또 주인공의 애인이 갑자기 행방불명된 사건은 어떻게 된 일인가. 꼬리를 무는 의문에 손에 든 책을 좀처럼 내려 놓을 수가 없다.
실제로 이 책에는 모두 7건의 살인사건이 그려진다. 그야말로 살인의 향연인 셈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괴기하거나 으스스한 느낌은 없다. 오히려 살인이 거듭될수록 등장인물들의 깊이는 깊어지고, 관련 인물들의 관계도 더욱 끈끈해진다. 물론 인생에 대한 생각이나 주위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도 더 깊고 넓어지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다.
그러므로 이 살인 보고서는 살뜰한 온기를 품은 수기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기묘한 체험이 아닐 수 없다. 살인 얘기를 읽으면서 인생과 사람에 대해 따뜻함과 희망을 느끼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