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숭교회 문화부 믿음선교단 유리바다 성극단의 엘리자베스 베리힐 작 김상화 역 최종률 각색·연출의 <전율의 잔>
공연명 전율의 잔
공연단체 동숭교회 문화선교 팀
원작 엘리자베스 베리힐
번역 김상화
각색·연출 최종률
공연기간 2014년 10월 24일~29일
공연장소 엘림홀
엘림홀에서 동숭교회 문화선교팀의 엘리자베스 베리힐(Elizabeth Berryhil) 원작, 김상화 역, 최종률 각색·연출의 <전율의 잔(The cup of trebling)>을 관람했다.
이 연극은 나치독일의 히틀러와 동시대 신학자이자 목사인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의 일대기다.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는 1906년 2월 4일, 아버지 카를 본회퍼와 파울라 본회퍼 사이에서 여덟 남매 중 여섯 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귀족 출신으로 온 가족이 음악을 무척 좋아했다. 심지어는 토요일이면 가족 음악회가 열릴 정도였다. 루터교 집안으로 어렸을 때부터 신앙 교육을 철저하게 받고 자랐다. 본회퍼는 여행 또한 좋아했고 시를 쓰는 등 문학적 재질도 그의 책이나 서신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어머니 파울라 본회퍼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믿음이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불순종에 불과하다며 그런 게 바로 '싸구려 은혜'라고 가르쳤다. 후에 본회퍼가 '싸구려 은혜'라는 말을 자주 언급한다. 튀빙겐대학교와 베를린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는데, 베를린대학교 졸업 때 '성도의 교제'란 졸업 논문으로 신정통주의의 거장 카를 바르트까지도 감탄하게 만든다. 25세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그보다 먼저 베를린대학의 신학부 강사로 임명을 받는다. 미국으로 건너가 유니언신학교에서 수학하기도 하는데 미국의 자유주의신학을 가치 있게 평가하지는 않는다. 1933년 히틀러가 등장하면서 서서히 나치의 독재와 국가사회주의에 항거하는 행동하는 신앙인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한다. 설교와 강연, 방송 연설을 통하여 독일의 제국교회가 침묵하거나, 히틀러에게 손뼉을 칠 때, 히틀러의 부당함을 말하다 제지당하기도 한다. 제국교회가 히틀러를 하느님께서 보내신 권력자로 이해하고 있을 때 이에 반대하는 고백교회가 태동하게 되는데, 본회퍼는 그 주요 멤버가 된다. 결국 그는 히틀러 암살 음모에 가담한 혐의로 1943년 4월 체포되어 수형 생활을 하다가 1945년 4월 9일 플로센뷔르크 수용소에서 교수형에 처해진다. 본회퍼는 많은 여행을 통하여 견문을 넓히고 학술적 의의를 갖기도 하지만, 로마를 여행할 때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와 씨름을 하는 등 그의 신학적 사고와 신앙적 삶에 보탬이 되는 여로였다. 본회퍼의 교회론은 한마디로, '보편적 교회', '개방적 교회'다. "교회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독일이나 로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민족적 정체성이나 혈통에 제한을 받을 수 없다. 히틀러의 민족주의나 제국교회(당시 독일의 개신교)에 맞설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교회론 때문이다. 교회론은 개방적이지만, 그의 신학은 자유주의보다는 정통주의에 가깝다. . 다양성을 인정하지만 '싸구려 은혜'는 철저히 배척한다. 본회퍼는 '싸구려 은혜'로 살 수는 없었던 사람이다. 그의 신앙은 성경적이고 실천적이며 신앙과 삶이 밀접하게 연결된다. 그는 신앙과 신학과 삶이 일치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제국교회처럼 극악한 히틀러에게 충성 맹세를 할 수 없었던 것이요, 분연히 일어나 악과 대항했던 것이다. 본회퍼는 실제로 목회를 했고 신학자로 배우고 가르쳤다. 사상가로 독일 국민에게 악의 실체를 알리는 데 힘을 다했고, 운동가로 몸으로 자신의 사상을 실천했다. 무엇보다 한 신앙인으로 신앙과 삶을 일치시킨 참제자다. 2,000여 년 전 유대 땅에 예수가 있었다면, 100여 년 전 독일에는 디트리히 본회퍼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대에 남에 의해 생이 마감되는 것도 예수생애와 흡사하다. 예수께서 당시 대제사장, 바리새인, 율법사들의 비뚤어진 신앙에 수술칼을 들이대었듯, "악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라며 제국교회를 호되게 나무랐던 본회퍼. 당시 나치의 국가사회주의와 야합했던 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예수와 나치가 함께할 수 없음을 부르짖었던 본회퍼다. 나치의 국가사회주의라는 종교는 결국 유대인 등 이방 민족에 대한 대학살을 감행한다. 무려 6백 만 명에 달하는 유대인을 학살하지만, 일부 신부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교황 비오 12세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본회퍼는 고백교회라는 참 교회를 탄생시킨다. 동조하는 목사들과 함께 히틀러를 제거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인다. 교회가 극악한 불의에 침묵하지 않았다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려 한다. 고백을 넘어 악을 제거하는 적극적 행동가로 활동한다. 그로 인하여 결국 게슈타포에게 체포되고 나치에 의해 처형되기까지, 그는 신앙과 신학과 삶은 이렇게 일치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떠난다. 예수의 산상수훈을 묵상하고 그러한 삶을 살아 낸 사람, 그가 바로 본회퍼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에 2중의 단을 만들었다. 바닥의 단은 한자 높이이고, 중간의 단은 여덟 자 높이다. 단의 양쪽에 계단이 있어 오르내리게 되어있다. 중앙에 등퇴장 로가 있고, 무대 좌우에도 등 퇴장 로가 있다. 배경에는 영상으로 2차 세계대전 영상과 아우슈비츠에서의 유태인 집단학살 영상이 투사되고, 극의 전개에 따른 훈련, 행동, 고난, 죽음 등의 장면변화를 각 장면의 도입에 문자영상을 투사해 알린다. 그리고 여자 방송보도자가 중간 단에 출연해 시대적 상황과 주요 인물에 관한 소식을 전한다. 대부분의 출연자가 각자 맡은 등장인물 역을 하지만, 그 중에는 1인 2역이나, 3역을 하기도 한다.
본회퍼가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장면은 바닥 단에서 중간 단으로 올라가 암흑 속으로 사라지도록 연출된다.
정선일이 본회퍼, 최선자가 유대인 노파, 우상민과 변은영이 본회퍼의 어머니, 박재련이 신학교수, 강성호가 아버지와 교황 그 외의 역, 김민정이 본회퍼의 누이, 김동석이 본회퍼의 교우였다가 변해버린 적대자, 한형섭이 요한, 송승용이 본회퍼의 아우, 문기영이 여교수, 이은미가 방송보도자, 변선옥이 독일여인, 조유현이 게슈타포, 정재우가 게슈타포, 이건영이 독일병사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열연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2014 종교개혁 기념주일 기획공연으로 마련한 동숭교회 문화부(담임목사 서정오)가 주최하고, 동숭교회 믿음선교단과 유리바다 성극단이 제작하고, 탤런트 기독신우회가 후원한 엘리자베스 베리힐(Elizabeth Berryhil) 원작, 김상화 역, 최종률 각색·연출의 <전율의 잔(The cup of trebling)>을 기억에 길이 남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10월 28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