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석양의 노을 빛이 붉게 물들면 옹기종기 모여앉은 작은 사옥도의 당촌 마을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굴뚝의 연기들...
아랫집 이자네 집에선 된장찌개 냄새 구수하고,
뒷집 병기 선생님네 집에선 김치찌깨 끓이나 보다.
아랫집 매자네 엄마 오늘 아침 돼지새끼 이고 장에 가시더니 돼지 값 잘 받았나 고깃국
냄새 폴폴 풍겨난다.
오늘적녁 우리 엄만 열심히 밀가루 반죽해 방망이로 쭉쭉 밀어 웃집 문희네 엄마
엉덩이만큼 넓게 밀어서 옷장에 이불접듯 곱게 접어두고 붉은 팥 푹 삶아 채에 바쳐놓고
가마솥에 가득 끓여 이 집 주고 저 집 주고 땅거머 짙어가는 석양녁의 늦은 오후
마당에 멍석깔아놓고
두엄옆엔 풀 베어다 모깃불 피워두면 한 여름밤의 특별 외식이 따로 있나
할머니 무릎에 누워
밤 하늘의 별을 보며 푸른 꿈 가득 안고 자란 나의 유년 시절, 온정 가득한 그 추억이
있기에 참으로 세상은 따스하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30여년 전의 고향의 모습이 지금은 너무도 많이 달라졌는데......
책가방메고 잔등넘어 학교에 다니던 동네 어귀의 뒤안길...
나무 둥치 이고 오가던 그 언덕마루 고갯길은 아직 그대로있는데...
나를 가장 사랑해 주시고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을 줄만 알았던 옛 어른들은 나에게
떠난다는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유감스럽게 멀리멀리 떠나가셨습니다
그 분들의 미소와 따뜻한 사랑은 아직도 내 곁에 남아있는데...
이 집 저 집 비어있는 집들과
주인잃은 토지들... 왠지 너무도 쓸쓸해 보입니다.
언덕마루 집 건너편 밭에서 노오란 참외따서 허연이를 보이며 건네주던 아버지의 모습
추억들이 하나하나 묻어나지만
그러나 쓸쓸하지 않고 아름다운 곳이 있면...
그곳은 사옥교회입니다.
어릴적에는 마을의 어르신들이 절반정도의 신앙생활을 해 왔었는데 지금에는 80퍼센트가
신앙생활을 하시니 참 다행이고 우리 마을의 큰 축복입니다.
어릴적 예배당에서 종소리가 울려나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떨렸고 헌금으로 낼 돈이 없어서
성미로 드렸던 시절 믿지 않으시던 우리아바지 세상에서 좋다기고 유명하시지만
주일날만 되면
쌀독에서 쌀 퍼갈때면 눈치를 보아야 햇던 그 추억들이 새삼 떠오릅니다.
주일학교 예배시간이 되면 교회 반사 선생님이 왜 그리 어렵고 무서웠던지
예배시작해서 끝나도록
무릎 꿇고 앉아 발이저린다고 코끝에 침바르다 키작은 상섭 부장선생님께 틀키는 날엔
몽둥이가 날아와 머리에 말랑한 혹이붙고
눈에 별이 보이게 맞았던 기억 때렸던 그 선생님을 몹시도 원망 햇었는데 어릴적
엄하게 예배드리는
것이 익숙되어 나중에는 아주 좋은 본보보기가 되었죠.
어느 날 초등학교 4학년 때 동각에서 아이들과 고무줄 놀이를 하며 놀고있는데
주일학교 우리반사 선생님께서 일하시고 들어오는 길이었나 봅니다.
나는 너무도 부끄러워 숨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그 선생님께선 어디에 사실까 궁금합니다.
그 선생님이 얼마나 열심이셨고부러웠던지 친구들과 놀때면 소꿉놀이대신 하는 놀이가
늘 주일학교 예배드리는 놀이를 하곤 했었지요.
우리집 재봉틀 의자를 내어놓고 강대상 삼아 큰 미영이는 사회를 맡고 선옥이는 부장을 맡고
작은 미영이는 서기를 맡고 다른 친구들은 주일학생이 되어 주일학교에서 배웠던
찬송을 부르고
부장선생님의 목소리를 흉내내 기도하고 말씀으로 노아 할아버지를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예배를 몽땅 외워서 다시 드리는 그런 놀이였죠.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시고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그때는 하나님 생각도 못했고 하나님은혜에 감사할 줄도 몰랐습니다.
30여년이 훌쩍 지나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지난 유년시절을 돌이켜 보며 행복한 미소를
머급습니다.
몇년 전 까지만 해도 고향에 갈때면 교회에 들리는 데 그럴때마다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영혼들을 가진 성도들을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사랑하실까
생각하니 가슴이 떨리고 그 감격에 누시울이 젖어오지만 한편으로 좀 더 뜨겁고
기쁨이 넘치는 찬양소리가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 컷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들어주셔서 훌륭하신 안윤식 목사님을 사옥교회에 보내주시고
모든 성도들에게 빛이 되시고 기쁨이 되시니 더 할 나위 없이 감사힐 뿐입니다.
잠자던 모든 성도님들의 신앙이 다 회복되신줄 믿습니다.
순수한 믿음의 소유자들 그들은 사옥교회의 성도들이시며,
하나님은 그들을 참으로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영혼을 책임지실겁니다.
계미년 새해에 사옥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안윤식 목사님의 광고를 듣고 교회 회지를
발간 한다고 해서 너무도 부족한 제가 어린시절을 추억해 보며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사옥교회 모든 성도님들 사랑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3년 2월 5일 사옥도 후촌 가시나 김양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