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무재 ~ 가사령
1. 산행 일정
1) 일 시 : 2011. 06. 06. (월) 07:45 ~ 16:20(날씨 : 맑음)
2) 주요산 : 간장(610m) / 745봉(보현·팔공기맥 분기)
3) 소재지 : 경북 포항시 죽장면 달산면 및 청송군 부동면, 부남면
4) 동 행 : 백양동문산악회
5) 산 행 : 피나무재 - 삼거리 - 질고개 - 간장 - 통점재 - 보현지맥삼거리 - 가사령
2. 피나무재 ~ 가사령의 개요 (약22.4km)
피나무재(480m)에서 질고개(431m)까지는 가마솥뚜껑모양으로 완만하며, 시야도 확보되어 산행에 무리가 없다. 질고개부터 최고높이 806봉까지는 W자로 봉우리를 극복하여도 다음 봉우리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이내 하강을 해서 여러 봉우리를 넘어야 최고봉에 이른다. 806봉에서 통점재까지는 하강국면이라도 중간에 706봉이 있어서 만만하지 않는 구간이다. 통점재(550m)는 울진삼척무장공비 사건이 있는 곳이고, 이곳에서 가사령(540m)사이에 보현·팔공기맥분기점(733.9m)이 있다. 전체행로는 숫자 5의 아랫부분을 당겨놓은 모습으로 남하하는 효과가 적은 구간이고, 산의 지명이 없어서 봉우리 높이로 행로를 찾아야 하므로 독도법에 주의해야 한다. 665봉을 지나 포항죽장면 경계부터 동쪽으로 동대산, 내연산 향로봉 등이 가사령(540m)까지 평행을 이루며 동행한다.
3. 산행의 흐름과 메아리
1) 들머리에서
어제 황장재~피나무재구간이 낙동정맥에서 가장 긴 거리라 기상을 늦추어 피로회복을 배려 받았어도 일상처럼 일찍 기상하여 밖을 둘러보니 이슬이 많이 내렸다. 산골과 도시의 기상차이에서 도시화가 진전될수록 사막화가 늘어나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현상도 세계의 도시화에서 발생하는 현상일 수도 있겠구나. 개발되는 주변의 건조현상이 해당지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상기하며 피나무재 개구멍을 낮을 포복으로 통과한다.
2) 피나무재 - 550 - 임도 - 572, 622 - 960지방도 - 664, 806 - 간장 (07:45~13:10)
개구멍을 통과하여 비탈을 오르려니 숨 가프다. 낮은 포복에서 급하게 걷기로 전환하는 반사작용에 대응하는 몸의 속도가 느린 것을 세월에 돌리며 550봉을 올라서 내려서니 임도다. 수마가 할퀸 자국처럼 허연 속살사이를 비집고 부동면과 부남면의 경계를 따라 콧노래를 부르니 임도가 자기를 따라 오란다. 갈등 속에서 지도에 없는 임도를 만나서 산길로 접어드니 야생화와 나비가 공생관계로 살아보란다. 공생관계에서 상생전략과 윈윈전략을 찾으며 고도를 높이는데 자작나무(흰색)가 길을 안내하며 산에는 소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란다. 눈여겨보니 노박나무, 떡갈나무, 삼지구엽초, 오카피나무 등의 얼굴이 보인다. 보이는 것의 한계를 벗으면 수많은 생물이 공생하고 있음을 인지하며 헬기장에 도착한다. 순탄하고 부드러운 솥뚜껑 등산로에 여유를 부리며, 어제의 고초를 회자하니 고통은 미래의 약이었다. 어려움이 닥칠 때 어려움을 경험하므로 내성이 강해지고 미래에 위험이 닥쳐도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었다. 경험이 없으면 창조를 논하기 어렵다. 천부적인 능력의 소유자가 아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창조는 언제나 경험의 산물이었다. 질고개(930번지방도)에서 물과 간식을 제공받으며 질퍽거려서 발을 들어놓을 곳이 없었다는데 빠짝 말라 있네.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할 수 있는 장소로 개발을 부정하지 않지만 최소의 상처로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지가 있어야 자연과 개발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으리라. 이 지도구간은 ‘┗┓’형으로 다른 구간과 비교하면 2~3장은 족히 되는 거리라 단단히 각오를 한다. 지형이 솥뚜껑에서 W자로 변하고, 무더위 시간대라 극과극의 현상이 나타난다. 단맛으로 살살 꼬시더니 오도가도 못 할 곳에 이르니 난관을 극복하란다. 미끼를 덥석 물었다가는 진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불상사를 겪게 되므로 미끼에 대한 정체를 명확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 봉봉봉 봉우리 간격과 깊이에 힘겨워하여도 헬기장이 자리를 내어주고, 오늘의 최고봉 806봉이다. 초원지대를 지나 이정표도, 주요산도 없어서 지도의 좌표를 찍기도 어려워도 GPS와 감각독도법으로 간장(干長 : 방패모양 계곡)에 안착한다. 빽빽한 수림으로 간장저수지도 간장현도 보이지 않아 숲속의 도인이 되었다.
3) 간장 - 706 - 통점재 - 623 - 777봉전삼거리 - 745(보현지맥) - 가사령 (13:10~16:20)
간장(방패)에서 간장을 담듯이 소금(땀)에 절인 몸둥아리를 끌고가니 간장달이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목에 걸린 땀수건을 짜며 염전을 만들어도 되겠다며 간장저수지와 죽장면 상·하옥리 갈림길(재)에 들어선다. 706봉까지 올라서 내려서면 지원팀을 만난다는 희망으로 용기를 불어넣는다. 질서 없는 바위들의 겹치기 출현과 푹푹꺼지는 낙엽에 애환을 담았다가 꺼내 씻기를 반목하여도 가슴은 나무그늘처럼 푸르고 시원하다. 애절함 속에서 애절함을 씻다보면 삶은 문드러져 갈기갈기 찢겨도 가슴은 후련한 현상을 연상하며 자연의 순수함에서 고행을 쌓다보면 고행은 사라지고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자신을 발견한다. 이 순수함이 생활의 현장으로 돌아가서 사회를 정화시키며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 또한 살아가는 모습이다. 저 멀리 높은 산들을 안가고 편히 가기를 원하지만 어느덧 그 높은 산을 통과하고, 또 앞에 보이는 저산이 가야할 산인가 의문을 가지면 산은 벌써 다가와 조금만 참으란다. 발걸음에 놀라며 통점재(66지방도)에 이르니 회장님이 점심으로 큰사발면을 주신다. 점심해결 후 아카시아 향에 끌리어 남은 여정을 재촉한다. 예전에는 아카시아꽃으로 굶주린 배를 채웠는데. 이제는 아카시아와 벌도 줄어들고 있다니 온난화가 어떤 재앙으로 덮칠지 두렵다. 약200m정도만 고도를 높이면 되는데 W자로 고도가 쉽게 높아지지 않아서 ‘큰사발면 1개로 이렇게 노동을 시키는 것은 노동 착취다.’라고 하니 ‘노동착취가 성립되려면 노동을 시키는 사람이 이득이 있어야 하는데 무슨 이익이 있냐며 노동착취가 아니란다.’ 노동착취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 보니 745봉아래 팔공기맥과 보현기맥 분기점이란다. 시작점은 화려하지 않아도 낙동정맥의 크고 작은 줄기의 조화가 있기에 맥이 이어지고, 그 맥이 기운을 받아서 대한민국의 산줄기로 살아나는 것이다. 현재 보잘 것 없다고 업신여기지말고 미래의 성장가능성을 보아야 한다. 보현산, 팔공산 그 자체로도 산의 정기가 강한 곳이다. 끝자락에 여정을 마치는 미소를 담고 임도에 이르니 양봉이 설치되어 있다. 양봉장면을 사진에 담는데 벌들이 쫒아와 한방 날린다. 땀 냄새를 맡고 공격하는 것인지. 몇 놈은 산속까지 따라와 수건으로 쫒아버린다. 벌에 쏘인 에피소드를 안고 가사령 도착하여 기쁨을 품는다.
4) 날머리에서
낙동정맥의 구간구간이 이어지고 남은 구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회장님의 세심한 지원에 감사드리며 성공은 이분들의 몫이다. 흥해에서 정비 후에서 칠포와 월포의 중간 해변에서 참가자미회로 행복을 마신다. 꿈을 꾸어야 행복을 이룩할 수 있으리라.
* 피나무재 : 경북 청송군 부동면(府東面)의 무포산(718m)과 무장산(641m)사이의 내룡리와 봉산리를 연결하는 재로 피나무는 별로 없으며, 914번 지방도가 지난다.
* 질고개 : 청송군 부남면과 부동면의 경계로 청송 부남-영덕 옥계를 잇는 930번 도로가 지난다.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질척질척한 진흙이 고개 마루를 뒤덮고 있어 이 고개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정도였다"고 해서 질고개라 불렀단다. 고개마루 가장 자리의 습지에서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 간장 : 간장현(干長峴)은 움퍽 파인 고개로 간장마을에서 올라오는 고개라서 부쳐진 이름이다. 멀리서 보면 긴 방패처럼 생겨 방패 간(干), 긴~장(長)을 쓴다.
* 통점(通店) 재 : 포항시 죽장면과 청송군 부남면을 잇는 68번도로가 지난다. 옛날 통점이라는 사기 만드는 곳이 있어 통점리라 하고, 고개를 통점재라 하였다. 통점리는 예전에 사기그릇 공장이 있었으며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한 사건 후 정부에서 그 아래 중기리로 이주 시켰다고 한다. 지금은 외딴 가구 2채와 조그만 암자만 남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