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인>은 단순한 플릇으로 선과 악의 근원적인 대립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플릇의 단순함이 이 영화가 갖는 힘이기도 하다. 셰인(알란 랏드)은 신비스럽게 홀연히 나타나 목축업자인 라이커 형제들과 개척 이주민들을 대표하는 조(반 헤플린)와의 갈등을 해결하고는 다시 어디론가 떠난다. 스토리는 조의 어린아들 조이의 눈을 통해 낭만적이고 서정적으로 그려진다. 따라서 셰인은 신처럼 이상화돼 있고 악당들만이 유일하게 개척과 평화를 방해하는 요소로 이들만 없어지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처럼 보인다. <셰인>의 종결 부분은 관객의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며 뛰어난 고전적 연출방식의 예를 보여준다. 라이커 일당이 조를 마을의 술집으로 유인해 죽이려는 사실을 접한 셰인은 혼자서 윌슨(잭 파란스)를 상대하기로 결심한 조를 가로막는다. 셰인은 조가 청부 살인업자 인 윌슨의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셰인은 조를 격투끝에 때려 눕히고 대신 마을로 향한다.
이 장면은 조이의 시점으로 그려지는데 싸움의 소란함은 조의 아내 마리언의 비명과 가축들의 발작으로 고조된다. 둘의 싸움이 시작되자 마리언과 조이는 애타게 이리저리 창문들을 옮겨다니며 창밖의 마당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지켜본다. 이때 흥분한 말들과 소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카메라가 밖으로 이동하면 전경의 놀라서 날뛰는 말들의 다리사이로 멀리 후경에 셰인과 조가 싸우는 모습이 세번 보여진다. 이 쇼트들은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두 친구사이의 폭력적 싸움이 어떻게 농장의 질서와 안전을 파괴하는지를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 안의 소들과 개가 발공하는 모습이 여러 번 보여지는 것은 상황을 직접 보여주는 대신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효과적인 연출기법이다. 결국 셰인은 권총으로 조의 머리를 때려 기절시키고 마을로 간다. 그는 근본적으로 평화를 사랑하지만 사회의 정의와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결투를 하러 떠나는 것이다.
마을을 향하는 셰인의 모습과 조이와 개가 셰인을 뒤따라 마을로 가는 장면은 전형적인 교차편집으로 셰인,조이,개의 모습이 계속 번갈아 보인다. 광활한 풍경속에 외롭게 말을타고 가는 셰인의 모습은 느리고 당당한 말의 걸음걸이, 작업복에서 처음 나타났을때 처럼 바뀐 술이 달린 흰 옷차림, 감정을 고조시키는 음악, 앙각의 트래킹 쇼드로 인해 신화화 된다. 술집에서의 결투장면도 조이의 눈을 통해 보여진다. 술집안의 상황이 출입문밑에서 안을 주시하고 있는 조이의 얼굴과 계속 교차되면서 조이의 시점인 주관적 쇼트들로 보이는 것이다. 결투가 임박했다는 것이 바 밑에 앉아있던 커다란 개가 슬그머니 일어나 사라지는 것을 통해 비쳐지기도 한다. 마침내 셰인은 기막히게 빠른 솜씨로 윌슨과 라이커를 쓰러뜨리고 멋지게 총을 돌려 지갑에 꽂는다. 그리고 이층에서 셰인의 등을 노리는 악당을 발견한 조이가 소리를 지느자 셰인은 재빨리 몸을 돌려 그 자도 거꾸러 뜨린다. 셰인은 조이의 시점을 통해 위대하게 보여지는 것이다.
셰인은 조이에게 "강하고 올바르게"자라야 한다는 당부와 함께 "한번 살인한 사람은 그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어. 엄마에게 이제 마을에 더 이상 총이 필요없다고 말씀드려라"라고 말한다. 그리고 "셰인 돌아와요"라는 조이의 목소리가 메아리치는 가운데, 셰인은 계곡을 말을 타고 들어온 것처럼 문명의 한계를 넘어 영원한 공간같은 산 속으로 말을 타고 떠나간다. 셰인의 총을 마을의 악을 제거하지만, 그의 폭력은 이제 자신이 구한 공동체에서 설 자리가 없다. 그는 문명과 질서를 확립하고 전설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