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이상의 사상자와 150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지난 월요일의 이탈리아의 지진을 두고 뉴질랜드에서도 경고의 견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질랜드 민방위 본부 (Ministry of Civil Defence)는 최근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것과 비슷한 지진이 이곳에도 닥친다면 지금의 상태로는 대부분의 뉴질랜드 인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본부는 또한 지금까지 지진 대비를 위한 매우 적극적인 홍보와 캠페인을 벌였음에도 메시지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민방위 본부의 존 해밀턴(John Hamilton)씨는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 단 28%만이 지진에 대한 대비 훈련이 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정도라면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대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전체 중 75%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처 준비가 되어있느냐 안되어있느냐는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생사를 나누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본부는 재차 강조했다.
민방위 본부의 이 같은 우려가 한낱 노파심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닌 듯하다. 최근 뉴질랜드에서 일어나는 지진의 강도와 빈도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화요일 남섬의 도시 넬슨 (Nelson) 으로부터 50km 떨어진 지역에서는 진도 4.5의 지진이 발생하여 남섬 북서부의 있는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고 그 전날인 월요일에는 기스본(Gisborn)시와 네이피어(Napier)시에서 각각 진도 4.1, 4.2, 그리고 4.3의 지진이 세 차례나 있었다. 이외에도 매년 전국에 걸쳐 수천 번의 지진 발생 보고가 있어왔다.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규모의 지진이 뉴질랜드에서도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는 해밀턴 씨는 "대지진이 닥쳤을 때 사람들이 재빨리 대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해가 닥쳤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미리 알고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과 지연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심한 부상을 입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하였다. 지진 발생 시 대처 방법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www.civildefence.govt.nz.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