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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산행 스크랩 울릉도 성인봉
황동철(배려) 추천 0 조회 74 12.10.16 10:0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울릉도는 섬이자 산이다. 신생기 화산작용으로 태어나기도 했고 그 증거로 용암이 분출한  성인봉이 자리 잡고 있다. 한라산을 품은 제주와 닮았다. 천천히 식어 보드라운 곡선미를 자랑하는 제주 역시 화산분출로 태어나지 않았던가. 다만, 제주도가 여성적이며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면 울릉도는 남성적이고 젊다. 힘이 넘친다.


야생 밀림길이 펼쳐지는 성인봉 트레킹. KBS중계소에서 성인봉으로 오르는 초입은 다소 오르막이다. 너도밤나무, 섬조릿대,
솔송나무, 섬단풍나무 등 나무와 섬노루귀, 섬바디 등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덧붙이자면 남성적인데다 야성적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그의 속살에 발을 디뎠다 ‘쥬라기 공원’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을까. 한반도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동해바다에 자리 잡은 울릉도는 깊은 바다와 먼 거리를 방패삼아 그 신비함을 오래도록 (공식적으로) 지켜왔다. 망망대해 한 켠 경상북도의 0.4%에 달하는 72.89㎢ 면적을 차지한 울릉도 최고봉에 오르면 과연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어떤 풍경과 만날까.



21세기, 동해바다 한 가운데서 야생 원시림과 만나다

성인봉을 오르는 가장 무난한 코스를 묻자 대부분 KBS중계소~성인봉~나리분지를 추천했다. 도동항에서 KBS중계소로 향한다. 택시를 이용하면 1만원 정도 든다. 원점회귀가 아니라 나리분지로 내려갈 계획이기 때문에 픽업해줄 일행이 따로 없다면 자가차량은 오히려 번거로울 수 있다.

   [왼쪽]KBS 중계소에서 출발하기 전 산행안내도가 반겨준다. 반드시 산행 코스를 확인하고 출발하자
   [오른쪽]울릉도를 두고 ‘쥬라기 공원’ 같다는 표현은 아마 이 발육 좋은 섬고사리의 공이 아닐까

   [왼쪽]이름의 어감과 생김새 차이로 한참을 웃게 한 작살나무. 문화해설사와 함께 걸으면 울릉도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식생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다
   [오른쪽]울릉도, 제주도, 지리산, 설악산 등 산지 중턱에서 자라는 마가목. 울릉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마가목의 빨간 열매는 담금주 재료로
   도 인기다


성인봉 탐방로 안내도와 함께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안내도에서 보다시피 KBS중계소 코스는 대원사 코스와 안평전 코스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세 길 모두 성인봉에 닿기 전 만난다. 짧은 임도는 곧 흙길로 변신한다. 저 아래 산봉우리 사이 도동항과 촘촘하게 채워진 울릉읍이 내려다 보인다. 급히 오느라 인사를 못했다면 지금 하자. 섬벚나무 등 쭉쭉 뻗은 키 큰 나무들이 빛 샐 틈 없이 에워싼 지금, 울릉 섬 야생 트레킹을 시작한다.

영락없는 산길. 제법 오르막이다. 생긴 건 참 예쁜 ‘작살나무’의 이름 때문에 한번 웃는다. 성인봉까지는 3.8km. 성질 급하게 떨어진 낙엽과 곰솔나무, 그리고 붉게 물든 울릉도의 속살이 인사한다. 앗, 우산고로쇠다. 앞에 ‘우산’ 이 붙은 건 이곳 우산국에서만 난다는 뜻이다. 우산국 산(産) 고로쇠는 지리산 것만큼 달큰한 맛으로 유명하다.

   [왼쪽]KBS중계소와 대원사에서 출발한 길은 이 구름다리를 즈음해 만난다. 성인봉까지 한 길이 이어진다
   [오른쪽]한참 오르막을 오르다 만나는 팔각정. 여기부터 성인봉까지 찰진 된비알이 이어진다



목조 구름다리는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 등산객에게 “어디로 올라왔느냐”고 묻자 “대원사 코스로 왔다”고 한다. 길이 너무 가팔라 고생했단다. 바다를 뒤에 두고 펼쳐진 말잔등 측면을 장식한 노랗고 붉은 가을 물결에 한 숨 돌리며 쉬어가자.



성인봉에 오르니 울릉도 속살이 보이네

고사리 밀림을 뚫고 길을 오른다. 성인봉에 오르다 보면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나는 섬인데도 불구하고 물이 흔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화장실이 없다는 점이다. 성인봉을 지나 나리분지로 향하는 길, 신령수쯤 가야 화장실이 있다. 팔각정이 나오면 잠시 쉬어가자. 성인봉까지 된비알은 계속 된다. 결코 길지 않은 팔각정에서 성인봉까지 한번 쉼터가 있는 것도 그 때문 아닐까. 중간 중간 자리한 나무 계단이 걸음을 돕는다.


성인봉에서 나리분지로 향하다 만나는 풍경. 알봉이며 송곳봉 등 분지를 품은 울릉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부터]성인봉 정상 표지석. 등산객들은 태극기를 들고 증명사진을 찍는다
   [오른쪽]성인봉 자락에서 바라본 알봉과 알봉분지. 분지에 점처럼 보이는 게 투막집이다. 나리분지로 향하는 길 실물과 만난다


울릉군의 진산이기도 한 성인봉(聖人峰)은 ‘산의 모양새가 성스럽게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울릉도 최고봉임에도 신령수 근처에 와야만 그 모습이 보여 신비로움을 더한다. 이런 저런 이유는 모두 차치하더라도 울릉도 최고봉에서 바라다보는 풍경은, 아름답다. 한반도에 서 뚝 떨어진 섬. 깊은 바닷속을 뚫고 기어코 뭍이 되어버린 이 섬의 말잔등에 붉은 가을이 물들기 시작한다.

화살표를 따라 전망대로 내려서면 송곳봉과 알봉분지가 수줍은 듯이 속살을 드러낸다. 뾰족하게 솟은 산줄기를 병풍처럼 세워둔 가운데 평지가 바로 울릉도 유일의 평지, 나리분지다.

울릉도를 이야기할 때 ‘성인봉’이나 ‘독도’만큼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나리분지’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태어난 섬, 그것도 힘이 넘치는 종상화산인 울릉도는 사방이 힘껏 솟은 기암들로 둘러싸여 있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이자 평야인 나리분지는 분화구(칼데라) 속에 자리하고 있다. 면적은 200만㎡(약 60만평). 울릉도가 생겨날 당시 분화구 안에 화산재가 쌓이며 만들어졌다. 알봉은 나리분지에서 발생한 화산폭발로 태어났다.



분화구 속 울릉도 유일의 평지, 나리분지

교과서나 백과사전에서 사진과 글자로 보던 나리분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미륵산, 형제봉, 송곳산, 나리봉, 말잔등 및 성인봉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평지다. 저 멀리 투막집도 보인다. 곧 저 투막집과 만난다. 긴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는 잠시 쉬어가라는 듯 물줄기가 기다리고 있다. 제법 부드러운(?) 능선길이 시작된다. 마가목의 붉은 열매가 눈길을 끈다. 섬벚나무·곰솔 등 제각각 나무들이 이름표를 달고 있어 보는 재미도 더한다.


[왼쪽부터]성인봉에서 나리분지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나무 / 성인봉에서 분지로 내려서면 억새들이 반겨준다. 억새를 따라
평지를 걸어가면 투막집과 만난다. 울릉도에서 생존하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우데기와 투막집 내부도 살펴본다

기나긴 계단이 끝나고 성인봉 원시림에 닿는다. 신령수로 목을 축여보자. 화장실도 있다



기분 탓일까. 뭔가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질 즈음, 성인봉 원시림(천연기념물 제189호)을 알리는 안내판에 닿는다. 원시림이란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르는 오랜 세월동안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고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숲을 말한다. 너도밤나무, 섬조릿대, 솔송나무, 섬단풍나무 등 나무와 섬노루귀, 섬바디 등이 자생하고 있다.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희귀한 삼림자원 덕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화장실이 있고 가까이 신령수가 보인다. 화장실도 가고 수분도 보충하자.

평탄해진 길은 억새밭을 품고 투막집으로 이어진다. 여기 있는 것은 억새로 지붕을 올린 초가집이다. 울릉도 전통가옥, 투막집. 1882년 울릉도 개척당시의 집이다. 1945년 전후 지어졌다. 강원도 산간지방의 집과 닮았는데, 울릉도 투막집에는 ‘우데기’가 더해진다. 눈이 많이 오는 자연환경을 고려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집 밖으로 옥수수대 조릿대 등을 엮어 감싼 외벽이다. 방설·방우·방풍 등은 물론 눈이 많이 와 밖을 나가지 못할 때에도 집 안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공간이다.


   [왼쪽]울릉도 전통가옥 투막집. 강원도 산간지방에서는 귀틀집이라고도 한다. 1940년 세워졌지만 울릉도 개척당시(1882년)의 모습을 간직하
   고 있다. 집 주위에 전부 우데기를 돌려 바람과 비, 눈에 대비했다. 방벽과 우데기 사이 공간을 ‘축담’이라 한다. 이곳에 살림살이를 두기도 했다
   [오른쪽]투막집 중 소나무판으로 지붕을 올린 너와집. 너와집은 굵은 소나무를 도끼로 잘라 널판을 만들고 이것들을 지붕에 이어 만든 집을
   뜻한다. 처마 끝부터 땅에 닿는 부분까지 집 둘레에 빙 두른 우데기는 눈이 많이 오는 겨울, 집안의 활동공간을 넓히는 역할도 했다


1.5km쯤 더 걸어가면 투막집 한 채와 너와집이 기다리고 있다. 분지에서 분지를 걸으며 만나는 풍경은 위에서 내려다보던 것과 조금 다르다. 100년도 전, 울릉도 개척민들은 물도 잘 나오고 평평한 땅을 품어 작물 재배가 가능한 이곳에 터를 잡았다. 기나긴 겨울의 굶주림은 눈을 뚫고 나오는 산마늘로 달랬다고 전해진다. 외지인들이 열광하는 ‘명(命)이나물’이다. 개척민들의 목숨을 잇게 한 귀한 먹거리였다. 지금 나리분지에는 열채 조금 넘는 가구가 있다. 숙박이며 음식점 등도 몇몇 눈에 띈다.

완전히 마을로 내려오면 산마을산장민박이 제일 먼저 반겨준다. 이곳에 ‘천부’까지 가는 버스가 온다. 시간표를 확인해보자.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면 슬슬 걸어가는 게 더 빠르다. 여유가 있다면 투막집과 너와집을 구경하고 산마을민박식당을 지나 나리야영장으로 향하자. 나리분지야영장 팻말을 따라가면 된다. 이곳에도 천부행 버스가 정차한다. 느긋하게 버스를 기다려도 좋다. 더 걸을 계획이라면 나리야영장에서 용출소를 지나 추산까지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된다.



TIP | 성인봉 트레킹

울릉도 최고봉 성인봉(984m). 원시림 사이로 가파른 듯 이어지는 산길과 길옆으로 펼쳐진 울릉도 특산식물이 걷는 도중 만나는 즐거움이라면, 성인봉에서 바라다보는 울릉도 풍광은 성인봉에 올라서 맛보는 또 다른 재미다. 여름철에는 섬조릿대가 사람 키 만큼 높이 자라고 겨울에는 눈이 많다. 남녀노소 걷기 그다지 무리는 없는 편. 하지만 kbs중계소나 대원사에서 성인봉까지 이어지는 길은 오르막 산길이라 관절이 좋지 않다면 조심하자. 나리분지에서 신령수까지 걷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장 무난한 코스로 KBS중계소 코스를 꼽는다.

- KBS중계소 코스 KBS중계소~팔각정~성인봉~신령수~나리분지, 총 8.1km, 4~5시간 소요
- 대원사 코스 대원사~팔각정~성인봉~신령수~나리분지, 총 8.7km 4~5시간 소요
- 안평전 코스 사동(안평전)~바람등대~성인봉~신령수~나리분지, 총 7.7km, 4~5시간 소요



여행정보

<교통>
- 나리분지↔천부 나리분지에서 하루 9회(07:50, 08:45, 10:20, 11:50, 13:15, 15:05, 17:00, 17:40, 18:20) 천부 방향 버스 운행.
- 기상 악화 등의 이유로 변경될 수 있음.
- 동절기(12~2월) 시간표 변경.
- 문의 무릉교통 054-791-8000, 010-6778-5844, 011-521-4646

<숙박>
울릉도에도 야영장이 있다. 겨울에는 전기와 물을 쓸 수 없어 야영하기 어렵지만, 여름이면 아는 이들이 알음알음 찾아드는 나리분지야영장(054-790-6423)이 주인공. 내년에 생수공장이 근처에 들어서면 장소를 옮길 수도 있다고. 나리분지에서 하루 묵고 싶다면 늘푸른식당(054-791-8181), 뿌리깊은나무(054-791-6117) 등을 이용하면 된다.

<별미>
산자락 나물이 풍부한 울릉도이지만 특히 성인봉과 나리분지 자락의 산채 요리를 알아준다. 푸짐하게 맛보고 싶다면 산채정식, 간단하게 한그릇에 비벼먹고 싶다면 산채비빔밥으로 울릉도 ‘나물’맛을 느껴보자. 감자전이나 파전, 산채전, 닭요리 등 산자락 메뉴도 산마을식당(054-791-4643), 야영장식당(054-791-0773), 늘푸른식당(054-791-8181) 등에서 맛볼 수 있다.



문의

- 울릉군청 054-791-2191, www.ulleung.go.kr
- 문화관광체육과 054-790-6393
- 관광안내소 054-790-6454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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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10.16 20:29

    첫댓글 감사합니다....많은관심으로 성인봉 산행 같이 했음 참 좋겠는데!!

  • 12.10.17 12:48

    와 !!! 황대장 덕분에 울릉도 구경 잘 했네 ^^~~~ 잘 다녀 오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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