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광주에 내려갈 일이 생겼습니다.
남편과 함께 의정부에 있던 안 수만 씨가 광주로 이감 된지 한 달이 더 지났는데 이분을 면회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저희 남편이 의정부에 있다는 소식을 듣자 우리교회에 나오시는 부인이 연락을 해 와서 알게 된 사이입니다.
그동안 남편과 그분은 의정부에서 감격적인 만남을 가진 후 잠깐씩 이야기를 하는 정도로 밖에 만날 수 없었는데 저희 남편이 기도를 해주니 너무 좋아하더랍니다. 이번에는 아는 분의 주선으로 특별면회가 허락되어서 가게된 겁니다.
면회실에서 만난 안 수만 씨는 그동안 회개한 표정이 역력하여 참 평안해보였습니다.
그분은 그동안 부인 속을 참 많이 썩였나 봅니다.
예전에 부인과 한동안 교회생활을 했지만 말씀이 없었기에 8년 동안 가출을 했는데 그동안 그리 좋은 일만 하지는 않았던 듯 합니다.
게다가 사업하다가 빚만 잔뜩 부인에게 안겨놓고 사라져서 부인이 그 빚을 갚느라고 너무 힘이 들어 이혼을 하려고 하다가 딸의 권유로 우리 교회에 나오게 돼 말씀 듣고 이혼을 철회했다고 합니다.
말씀을 들으며 자기 죄를 보게 된 부인은 남편에 대한 원망을 버리고 남편의 구원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기 시작했고 그 응답으로 안 수만 씨는 잡혀서 감옥에 가게된 것입니다.
아합처럼 깨닫지 못하는 사람에게 감옥은 참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자기가 그토록 힘들게 한 부인이 찾아와서 남편 탓을 한마디도 안하며 우리들 교회의 말씀을 들으니 모든 것이 자기 죄라고 하는 부인의 말과 태도에 그 남편은 감동을 먹고 그야말로 이거 뭐지 하는 심정으로 우리 목사님이 쓰신 설교집과 이슬비 등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말씀을 접하면서 회개하게 된 안 수만 씨는 의정부에서 예배시간에 성가대도 하고 주위 분들에게 전도도 하며 지냈습니다.
광주에 이감된 후로 그는 더 열심히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사형수와 무기수들에게 복음을 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회개가 사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머리는 염색을 못해서 하얀 백발이지만 평안을 얻은 그분의 웃음 띤 얼굴은 뽀얗고 반짝거리기까지 했습니다.
아직 형기가 일년 삼 개월쯤 남은 안 수만 씨는 출감하면 우리들 교회로 바로 오기로 약속했으니 이번 전도대회에는 못 오지만 우리들 교회의 새 신자나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게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이라는 말은 이렇게 강력한 역사를 일으킵니다.
그 부인이 남편 탓만 하며 이혼을 했더라면 그 가정은 벌써 콩가루가 되고 안 수만 씨는 주님께 돌아오지 못했을 겁니다.
부인의 이 말 한마디 때문에 오늘 광주교도소의 어느 사형수가 구원을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