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차.141028.화. 하동군 금남면 해룡휴게소-남일대해수욕장
새벽 일찍 일어나 라면을 끓이고 커피를 한 잔 마시며 고기잡이 배들의
불빛이 반짝이는 동쪽바다 섬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한다. ‘해안따라 두발로’는 고통스럽지만 행복한 苦幸길이고, 고독하지만 행복한 孤幸
길이다. 이 곳에 유난히 많은 길가의 벚나무가 오늘의 나의 벗들이다. 오늘도 나를 위해 중앙선을 넘나들며
지나가는 많은 차량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수 없이 거수 경례를 하는
오른 팔이 수고가 많다. 시골길
옆 비닐하우스 안에서 십 여명의 아낙네들이 굴을 까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얼마나 열심히들 일하는지 내가 사
진 찍는 것을 어느 누구도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서포로 가는 길은 완전한 벚나무 터널이다. 다시 ‘화내지 말
자 마음이 상한다, 욕하지 말자 입이 더러워진다, 흉보지 말자 머리가 산란해진다, 탓하지 말자 인간성을 의
심 받는다.’를 열심히 반복하며 걷다가 누군가의 따스한 가슴에서 떠나 길가에 버림 받은 쓰레기를 줍는 환경
미화원을 만나
사천의 관광지 소개를 받는다. 그의 밝은 표정 속에 행복한 미소를 읽는다. 고맙게도 승용차를
몰고 일부러 서포까지 와준 20년 전 직장 동료였던
현재 KAI에 근무하는 박창렬부장을 만나 점심을 함께 먹
는다. 사천대교를
건너기 전 LPG충전소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자 서울에서 내려온 44세의
젊은 주인이 음
료수를 한 통 주며 쉬었다 가란다. 나에 대해 감탄사를 연발하며 터널을 피해가는 우회로를
알려주지만 터널
을 통과한다. 이순신대교는 두발로 건너지 못했지만 사천대교는 30분만에 무사히 건넌다. 해안 따라 자전거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잠시 쉬어가며 영균에게 사천대교를 건넜음을 문자로 알린다. 답장이
없다. 바다를
즐기며 오늘 잠자리를 정한다. 2002년 아이들 8명 어른7명과 함께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가기로 했었던 남
일대해수욕장을
목표로 삼는다. 상규와 자전거 여행 중 영균의 초대로 전어회를 먹던 집 앞을 지나는 중 영균
에게 연락이
온다. 남일대에서 6시에 만나기로 하고 열심히 걷는다. 3시간 반 동안 한 차례의 쉼도 없이 걸어
간다. 소변이 아주 급해
주유소에 잠시 들렀더니 15분가량 늦었다. 영균이를 만나고
바로 영상앨범산 팀에서
전화가 온다. 서류심사는 통과를 했고 전화인터뷰라며 몇 가지 묻는다. 그리고 주말 경에 면접이 있을 예정이
란다. 아내에게 알리고 친구와
멀리 대하구이를 먹으러 간다. 오늘은 베이스캠프에서 잔다. 아무래도
내일은
집으로 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