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시간에 이어서 엇의 형태로 된 곡 먼저 소개합니다.
엇시조란 문학적으로 초장, 중장 가운데 어느 한 장이 평시조보다 1음보 정도 더 길어진 시조를 말하는 데
실제로 많은 작품이 없어서 현재는 사설시조와 거의 구분이 없이 쓰여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조 창법상으로 보면 반사설시조나 반각시조, 사설지름시조 이러한 곡명을 가진 것들이 여기에 해당 됩니다.
첫 번째 곡으로 가곡의 엇의 형태인 계면조 언롱을 듣겠습니다.
이태백(李太白)의 주량(酒量)은 긔 어떠허여
일일수경(一日須傾) 삼백배(三百盃)허고
두목지(杜牧之) 풍채(風采)는 긔 어떠허여
취과양주귤만거(醉過楊州橘滿車)-런고
아마도 이 둘의 풍도(風度)는 못 미츨가 하노라
이태백의 주량은 하루에 3백잔을 계속 마셔도 괜찮고, 당나라 시인인 두목지는 풍채가 좋아서 양주땅을 지나가면
기생들이 귤을 던져서 수레가 가득 찾다고 합니다.
다음 언롱과 비교할 시조는 반각시조 송하에 입니다.
송하에 문동자하니 스승은 영주봉래방장삼신산으로 채약하러 가셨나이다
지재 차산중이련만 운심허여 부지처라
동자야 선생이 오시거든 적송자 왔드라고 여쭈어라
지금 들으신 '송하에 문동자허니'는 김호성 선생님의 악보에 반각시조라고 표기 되어있구요,
이양교 선생님 악보에는 반사설시조로 기재가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엇시조, 반각시조, 반사설시조 이렇게 초,중,종장으로 가면서 어느 한 장이 노랫말 잣수가 길어져서
음보수가 한음보 정도 길어진 것인데 노래로 들어봤을 때 평시조와 같은 음보라 할지라도 이렿게 잣수가 길어져서
시조의 창법자체가 사설의 창법이 섞였다 하면 반각시조나 반사설시조로 명명 했습니다.
다음에 소개할 곡은 남창가곡 언락인데요,
언락과 사설지름시조를 비교해 보기 위해서 다시 한번 소개해 드립니다.
벽사창이 어룬 어룬 커늘 임만 여겨 펄떡 뛰어 나가보니
임은 아니오고 명월이 만정한데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와서
긴 목을 휘어다가 깃다듬는 그림자로다
마초아 밤일세 망정 행여 낮이런들 남우일번 하여라
다음에 들으실 곡은 사설지름시조 푸른산중백발옹 입니다.
푸른 산중(山中) 백발옹(白髮翁)이 고요 독좌(獨坐) 향남봉(向南峰)이로다
바람 불어 송생슬(松生瑟)이오 안개 걷어 학성홍(壑成虹)을
주곡제금(奏穀啼禽)은 천고한(天古恨)이요
적다정조(積多鼎鳥)는 일년풍(一年豊)이로다
누구서 산을 적막(寂寞)타던고 나는 낙무궁(樂無窮)인가 하노라.
지금까지 비교감상 했던 곡들을 총 정리하는 의미에서 한곡씩 더 소개하려 합니다.
평시조와 같은 형태를 가진 평거를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여창가곡 우조 평거입니다.
일소백미생이 태진이 여질이라
명황도 이러므로 만리 행촉 하였느니
지금에 마외방초를 못내 설워 하노라
중국 당나라 황제와 그의 연인이었던 양귀비와의 슬픈 사랑을 노래한 것이지요.
평거와 비교해서 들으실 곡 평시조 설월이 입니다.
설월(雪月)이 만정(滿庭)한데 바람아 불지마라
예리성(曳履聲) 아닌줄을 판연이 알건마는
그립고 아쉬운 마음에 행여긴가 하노라.
그리운 임을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은 이 시인의 심정이 절절히 다가 올 것 같습니다.
오늘 마지막 곡으로 남창가곡 우조 두거 (구름이)를 김경배 선생님의 노래로
지름시조 (바람도)를 이준아의 노래로 듣겠습니다.
우조 두거 (구름이)
구름이 무심 탄 말이 아마도 허랑하다
중천에 떠 있어 임의로 다니면서
구타여 광명한 날빛을 덮어 무삼하리요
지름시조(바람도)
바람도 쉬여 넘고 구름도 쉬여 넘는 고개
산진이 수진이 해동청보라매라도 다 쉬여 넘는 고봉 장성령 고개
그 너머에 임이 왔다하면 나는 한 번도 아니 쉬어 넘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