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리데이비슨을 사랑하는 이유 15가지
2005년 3월 18일은 그들에겐 역사적인 날이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미국의 대형 모터사이클 회사인 할리데이비슨
주식의 시가총액이 세계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GM(제너럴모터스)을 추월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매출이 33배나 많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보다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해준 이유는 간단하다.
할리데이비슨은 단순히 오토바이를 파는 기업이 아니라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문화를 파는 기업이란 것이다.
할리데이비슨 오너스 그룹이라는 HOG 회원이 세계 100여 개국 100만 명이 있는데 그 매니아의 고객 충성도가
바로 그 회사의 가치인 것이다.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 즉 호그 회원들의 대부분은 값비싼 할리데이비슨 의류와 액세서리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장식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 교복이라 칭할 정도다. 할리데이비슨은 1980년대 초반엔 일본의
저가 오토바이 공세에 파산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새로운 경영진이 일본식 저가 모델이 아닌 웅장한 대형
오토바이라는 전통으로 복귀를 결정하고 HOG를 결성하여 그들을 지원하면서 문화를 파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충성스런 고객으로 만들었을까?
무엇이 그들을 열광적으로 빠져들게 만들었을까?
쉽게 이야기하면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중 최고라는 것이다. 어른들이 즐기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골프를 빠뜨릴 수 없다. 골프의 단점을 이야기하라면 너무나 재미있는 게 단점이라고 할 정도다.
바로 그 재미다. 거기에 추가될 단어가 자유, 오감을 자극하는 소리, 남성미, 웅장함 등
할리데이비슨를 타기 시작하면서 골프가 재미없어졌다. 골프가 재미없다고 할 정도로 매력 있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일반 사람에게 모터사이클은 운전하는데 방해된다는 생각이 앞선다. 저 위험한 걸 왜 타나?
시끄럽게 왠 소리가 저리도 클까?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혹시 깡패들이 아닐까? 하고 무서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휴게소에서 헬멧을 벗은 그들의 모습은 청년에서부터 백발의 할아버지까지 다양하다.
그들과 대화를 해보면 정말 순진무구한 사람들이다, 자세히 더 알아보면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일을 하는 그런 사람들이다.
그들은 주말이면 함께 모여 할리데이비슨 투어를 간다.
그 중에 한 사람이 바로 나다.
나는 왜 할리데이비슨을 타는가?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내가 어떻게 해서 할리데이비슨을 타기 시작 했나였다.
내가 할리데이비슨을 사랑하는 이유에 대하여 열다섯 개의 단어를 생각해 냈다.
남성미
300kg이 넘는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는 웅장한 디자인이 나를 매료 시킨다. 번쩍이는 크롬도금과 금속 징이 박힌
가죽 옷. 멋있다. 내가 봐도 멋있다. 다른 모터사이클에 비해 남성미가 넘친다. 이게 매력 중 매력이다.
소리
심장 소리, 말발굽 소리와도 같은 엔진음, 다른 오토바이에선 들을 수 없는 이 소리는
V자 형태의 트윈 엔진에서 비롯되는데 금방이라도 꺼질 듯 이어지는 엇박자 소리는 오감을 자극하며 나를 흥분시킨다.
다른 모터사이클에서 흉내낼 수 없기에 차별되면서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는 기초이다.
엔진 소리와 더불어 천지를 뒤흔들 듯한 배기음, 달리면서 더욱 커지는 배기음은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진동
소리와 더불어 엔진이 떨리는 것을 보면 살아있는 철마를 보는 듯하다.
누구나 살아있는 것에 애정을 더 쏟듯이 나는 이 철마를 사랑한다. 수시로 닦아주면서 광을 내고 사랑으로 보듬어 준다.
소속감
새벽에 시내에서 볼 수 있는 폭주족의 무질서와는 다르다. 두 줄로 정렬해서 간격까지 맞추며 신호를 지킨다.
과속이나 무리한 끼어들기도 하지 않는 신사다운 라이딩에 스스로 뿌듯함과 자랑스러운 소속감을 느낀다.
이 소속감이 할리데이비슨 문화로 응어리진다.
재미
영하의 날씨에서도 눈만 오지 않으면 가죽 옷을 두껍게 입고 바람을 즐기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재미 때문이다.
재미를 빼면 누가 할리를 탈 것이고, 어떻게 문화가 형성될 수 있겠는가?
스릴
네 바퀴로 지탱하는 차와는 달리 두 바퀴로 딛고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가장 우선 하는 것이 안전이다.
반면 이런 짜릿한 스릴이 있기에 모터사이클을 탄다. 투자도 마찬가지 아닌가? 리스크가 클수록 수익이 많듯이...
안전
다른 모터싸이클에 비해 안전하다. 크기가 커서 안전하고, 소리가 커서 안전하고, 힘이 있으니 위기 탈출에 용이해
안전하고 엔진가드가 있어 넘어져도 45도로 넘어지니 안전하다.
세대초월
할리를 타는 사람들의 다양성이다. 사업하는 사람, 직장인, 농업, 공무원 등 직업이 다양하고 연령층도 30대 초반에서
60대까지 분포해 있어 세대를 초월해 즐기고 있다. 연세 드신 분에게 인생을 배우고, 젊은 세대를 이해하게 된다.
즐거움
할리는 세 가지 즐거움을 준다. 타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 입는 즐거움. 소리를 들으면서 진동을 느끼면서 바람을
느끼면서 타는 재미, 이왕이면 맛있는데 찾아가서 먹는 즐거움, 평상시엔 입지 못하는 입어보는 즐거움,
이런 즐거움을 만끽한다.
일상탈출
할리를 타고 시내를 벗어나며 느끼는 쾌감, 자유로움을 맞볼 수 있는 일상탈출이다. 스트레스란 말을 잊어버린다.
자유
누구에게나 못해봤던 것을 해보고 싶은 자유가 있다. 못해볼 거라 생각했던 걸 하는 자유
이 나이에 가죽 바지와 재킷에 두건 두르고 걸어 다닐 수 있는가? 할리는 그런 의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고,
옷과 액세서리를 통해 나를 위한 연출을 하게 만든다.
프라이드
자랑스러운 것, 부러움을 받는 것이다. 왠지 겸손하지 못한 것 같지만 실재 인간에게 그 가치는 대단한 것이다.
교차로에 멈춰 섰을 때 엄지손가락을 들며 손을 흔들어준다. 스트레칭과 휴식을 위해 휴게소에 설 때마다 사람들이
몰려든다. 아이들 태우고 사진을 찍고 싶어 한다.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여유
자동차처럼 10년 지나면 폐차시키는 것도 아니다. 30년을 타고 자식에게 물려주기까지 한다. 그래서 중고차도 꽤 비싸다.
실재 할리데이비슨은 10년이 넘어도 새 차의 반값보다 비싸다. 초기에 구입하면 나중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내 소유의 애마가 더욱 사랑스럽다. 이게 바로 여유다.
꿈
골퍼가 1년 내내 골프만 쳤으면 좋겠다고 한다. 우린 여건이 허락한다면 할리를 타고 발길 닿는 대로 다녀보고 싶다.
우리나라 일주도 좋고, 미국 대륙 횡단, 세계일주의 꿈. 꿈이 없다면 사는 게 아니다. 우리는 이런 꿈을 가지고 있다.
해방감
할리데이비슨에 처음 올라탔을 때 느끼는 짜릿함과 해방감은 가르쳐 줄 수가 없다. 느껴보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이다.
이 열다섯 개의 단어로 한 문장을 만들어 보자.
남성미 넘치는 멋진 디자인, 오감을 자극하는 소리와 진동, 스릴과 재미를 주면서도 안전한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세대를 초월한 소속감과 일상탈출의 해방감을 즐기며 자유롭고 여유로운 세계일주 꿈이야말로 나의 프라이드다.
## 향운의 할리데이비슨 이야기중에서 펌
첫댓글 맞네 마저, 딱 ~ 내생각이네 ㅎㅎ
총무님! 너무 멋져부러요~ 이렇게도 심장이 벌렁벌렁 뛰게 하다니...
맞아요..동생 어쩌면 우리할리멘은..바로이거야
총무님 정말 좋은자료 올렸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