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명: 제 54회 백제문화제 공주 '백제향'
일 시: 2008년 10월 3일 (금)~ 10월 12일(일) 총 10일간
'백제향' 오전 10:30~18:00 운영
장 소: 공산성 성안마을 '백제향' 행사장
[6일째]
업무시작시간 09:30/ 업무종료시간 18:30
지정임무: 제3종합안내소(백제향운영본부)에서 종합 안내, 백제향 체험 수료증 발급, 안내소에서 일하는 도우미와 자원봉사자 통솔, 백제향 내에 있는 진행요원 업무보조. 팀장님을 도와 인력운영보조.
사용기자재: 무전기
[후기]
전부터 행사장에 소방차가 와서 물을 쏴~~~~~~~~~~~~~~ 아~~~ 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이 나왔었는데, 오늘 드디어! 소방차가 등장했다. 물 호스만으로는 행사장을 적시기는 커녕 물을 뿌리면 단 몇분만에 말라버리기 때문이다. 낮에는 너무 뜨거워서 물을 뿌리지 않고는 더워서 힘이든다. 행사시작 전에 소방관 아저씨들이 물을 뿌려 행사장을 흠뻑 적셔주셨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랑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팀장님 한분이 일이 있어 서울에 가시게 되어 같은 회사 다른 어른 두 분이 와서 행사장을 지켜주셨다. 하룻동안 별일이 없어서 얘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인사도 잘 받아주시고 매너도 좋고, 좋은 분들 같았다.
유난히 유치원생들이 많이 방문한 날이었다. 정말 해맑고 순수한 아이들이어서 보고 있는 우리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귀여운 아이들 모두다 깨물어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선생님~" 이라고 불러서 기분도 무척 좋았다.
행사를 진행하는데 에로점이 딱 한가지 있다면 체험을 즐기고 나서 각자 가져가는 체험물들을 담을 수 있도록 만든 투명한 비닐봉투의 수량이 넉넉치 않으니 유도리 있게 아끼라는 것이다. 그런데 봉투를 지급해주는 기준이라는 것이 없으니 유도리 있게 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판단이 서지 않을 때도 있다. 기왕 체험행사장을 찾은 모든 분들에게 주기로 만든 것이면 수량을 넉넉하게 만들어서 필요한 만큼 맘 편히 제공해드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비닐봉투를 너무 막 뿌리지 않으려고 아끼다 보니 내가 너무 야박한 것도 같고 스트레스도 받고 그랬다. 그리고 그 중에 우리의 이런 사정을 모르고 기분나쁘게 생각했다거나, 불편을 느낀 관람객이 있을 것 같다란 걱정이 들었다. 예산이 많이 투입된 행사인데도 이렇게 짜다니... 흠..
점심때 이후부터 판토마임 공연하는 세 분이 장군, 백제인 분장을 하고 행사장 한가운데에 나타났다. 가만히 서서 움직이지 않으니 마치 동상같았다. 지나다니며 보는 사람들도 좋아하고 사진도 많이 찍혔다. 나도 가까이서는 처음보는데 정말 신기하더라. 그리고 캐리커쳐를 하는 팀도 등장했다. 남녀 두 분이서 많은 사람들 그림을 그려냈다. 이것도 실제로는 처음 봤는데, 인물들의 특징을 잡아내서 순식간에 그림을 완성하시니 무척 흥미로웠다. 알고보니 캐리커쳐팀과 판토마임퍼포먼스팀이 어제까진 부여에서 공연을 하고 오늘부터는 공주에서 폐막식까지 공연을 한다고 한다.(비용이 많이 들어서 각 행사장에서 5일씩 하기로 했다나...)
오늘은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에서 일하시는 한 분과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알고보니 내 친한 친구들의 선배인데다 우리가 관심있는 축제추진위원회에 있는 분이라 얘기가 자연스레 오가게 되었다. 백제문화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행사인 것 같다고 한다. 이번 축제도 부여시, 공주시 시청쪽과 의견 충돌도 많았다고.. 그리고 요즘 한창 공주보다 부여가 행사장에 볼거리가 많다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어느정도는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다고 했다. 부여시에서는 많은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도 하고 시민들도 적극적인 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하니 당연한 결과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아직 공주시의 시민 문화는 협찬,후원, 적극적인 참여 부분에선 참으로 미약하다고 본다. 백제향 안내소의 운영을 맡고 있는 나에게 실제로 그런 푸념을 늘어놓는 어르신들이 많으셨다.
참! 한가지 더 안좋다고 생각되는 점!.. 백제문화제의 여러 행사가 있는데 '백제향'체험행사장만 백제문화제추진위에서 관리를 하고 나머지는 시청 또는 다른 곳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안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시청직원들은 서로의 문제를 떠넘기기만 바쁘니, 문제가 발생하면 대체 어느 보고체계를 이용해서 전달해야하는지 알 수가 없고,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아예 없다. 기가막힌 노릇이다. 다른 행사에 대해 문의를 해오면 대답해 줄 말이 없다. 그 다른 행사의 관계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어느 부처에서 진행하는지도 모른다. 안내소에 있는 담당자이니까 나름대로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들어 이리저리 물어서 알아내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물을 때마다 모른다고 하니.. 그나마 총감독님이 왠만한 것은 알고 계셔 다행이지만 아무튼 커뮤니케이션의 단절. 보고체계 없음.은 답답한 부분이다.
내년엔 공주시민 모두가 하나되어 축제를 만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