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고
2학년 유선홍
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그저 어른들이 반만년의 찬란한 역사라고 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 들이기만 했을 뿐이다.
사실 지금 우리 나라를 보면 화가 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화가 나는 것이 우리 나라의 문화에 관한 것이다.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우리 나라의 문화는 주체성 없이 일본과 미국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것을 지킬 줄 모르는 것 같다. 가까이 있는 것은 그 소중함을 모르듯이 우리는 우리 주위의 훌륭하고 지켜가야 할 것들을 잊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우리가 일본에서 독립한 지 이제 55년, 우리는 그 동안 먹고 사는 게 급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발전했는데… 그런데 우리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우리의 수준 높은 정신 세계를 저리 치워버리고, 서양의 편리한 기계문명을 그 치워진 자리에 대신 가져다 놓은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만난 책이 유흥준님이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이다.
외국의 문화를 최고라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그 생각을 빨리 바꾸길 바란다. 이 책의 작가인 유흥준 선생님은 책에도 나와 있지만 정말 역사학자 수백 명이 모여서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해냈다.
나는 우리 나라의 문화가 외국의 그것에 비해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해왔다. 가끔 TV에서 외국 문화를 소개 해줄 때나는 우리 나라와 비교하면서 실망한 적이 많았었다. TV에서 보이는 외국문화는 우리의 것보다 더욱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책에서도 나왔지만 우리 나라에는 피라미드, 만리장성, 콜로세움 같은 그런 거대한 건축물은 없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한때는 실망 비슷한 감정을 가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뒤 다시 한 번 우리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우리 나라의 모든 것이 외국의 그것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은 후에도 나는 책에 나와 있는 유적지에 가 보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에게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자부심이나 자긍심을 심어 준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지식 사랑이 될 뻔한 이 글이 유흥준님의 배려로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사람들의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더욱 깊게 한 것 같다. 그리고 유흥준님의 특유의 문체(냉철하면서도,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그러면서도 무조건적인 찬양은 아닌)가 이 책을 이처럼 유명하게 만든 것 같다.
또한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서 관심, 사랑을 가지게 하려고 만든 책이지만 무작정 신토불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그런 구시대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고, 칭찬할 점은 칭찬해주고 잘못된 점은 비판하는 그런 중립적인 위치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책에서는 과거 우리 나라의 문화 향유층인 귀족의 시각에서만 문화를 보는 것을 탈피하고, 당신의 피지배층, 문화에 소외된 서민들의 입장에서 문화를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에 더욱 좋았다. 특히나 좋았던 것은 해남, 강진처럼 내가 미처 잘 몰랐던 곳들을 소개해 줌으로써, 그동안의 문화의 편식(우리가 알고 있는 문화의 중심지는 경주, 공주 뭐 이런 데 밖에 없었죠?)을 고쳐서 우리 문화의 범위를 더욱 넓혀 주었다. 그리고 그 곳을 답사했던 작가의 경험을 적어 놓아 일반인이 더욱 쉽게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책이 나에게 교훈을 준 것은 사실이다. 나의 우리 나라의 문화를 보는 눈이 달라졌으니까. 그러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쌓아온 찬란한 문화가 우리의 관리 소홀로 한 순간에 없어질 수 있으니까. 나는 작가인 유흥준님이 이 책 중간중간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을 소중히 다루지 못하는 경솔함을 탓하는 글을 많이 보았다.
결국 이 책은 우리 문화 유산의 소중함과, 그것을 소중히 다루라는 주제를 안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알게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