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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 가면 속의 아리아 - La Maitre de Musique
: The Music Teacher >
죽음 속 잊혀짐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는,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의 1988년 연출작
< 가면 속의 아리아 >...
원제 '음악 선생님'의 이 영화는 세계적 명성의
성악가 조아킴 달라이락(실존 인물였음)의
고별 리사이틀 무대로 그 막을 열어가지요.
그런데 연주회가 끝날 즈음, 조아킴은 갑작스레
은퇴 선언을 합니다.
병이 깊어져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관객들은 아쉬움과 열정이 교차하는 박수갈채를
보내는데,
이 뜨거운 커튼콜 장면을 배경으로 말러의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Ich bin der welt
abhanden gekommen)' 가 암유적으로 흐릅니다.
조아킴 역의 호세 반 담이 부르는 이 가곡은
'말러의 교향곡 제 4번 3악장' 의 포코 아다지오
선율과 함께,
영화 < 가면 속의 아리아 > 의 주제음악으로
의미있게 자리하며, 그 미장센 적 근간을 이루고
있지요.
열화와 같은 청중들의 환호에 조아킴은
앵콜 송으로,
'리골레토'의 애끓는 아리아 '이 악당같은 가신들아
(Cortigiani, vil razza dannata)' 를 부르며
작별인사를 대신하지요.
https://youtu.be/e5oeZWtqo74
그렇게...
조아킴은 팬들의 온갖 억측을 뒤로 한 채
'말러의 교향곡 제4번 3악장' 와 함께,
시골 저택에서의 은둔 생활을 향해 쓸쓸히
떠나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프랑수아(요한 리센 분)의
조카인 성악가 지망생 소피(안느 루셀 분)가
찾아오는데,
이 땐 말러의 '대지의 노래' 중 '젊음에 대하여
(Von der jugend)' 가 화면을 장식해주지요.
영화 속에서 이 음악이 은유해주는 이미지는
바로 '젊음' 으로,
소피가 마차를 타고 조아킴의 저택으로 갈 때,
후일 만난 청년 장이 물속에서 수영을 할 때와,
또한 그가 메트로놈에 맞춰 힘차게 노래연습을
할 때,
'젊음에 대하여' 가 상징적으로 풀어집니다.
이 노래 제목처럼 젊고 아름다운 소피를 제자로 삼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던 조아킴.
그는 베르디 오페라 < 리골레타 > 에 나오는
질다의 '그리운 그 이름(Caro nome)' 을 연습곡으로
부르는 소피를 위해,
피아노 반주를 해주다 극심한 가슴 통증으로
고통받지요.
그런 조아킴은 소피에게 강조합니다.
"음악은 너를 사로잡을 거야(Music takes hold
of you).
"네 눈을 열어(Open your eyes)!
눈이 네 마음을 특별하게 노래하여,마음 깊이
스며들도록 해(Let it insinuate itself into you)."
어느 날, 조아킴은 외출을 나갔다가 시장터에서
미성의 테너 음성을 가진 청년 장(필립 볼터 분)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장은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다가
그들의 물건을 슬쩍하는 좀도둑이었죠.
이 장면에서 그가 노래하는 곡은 바로
오펜바흐 오페라 < 호프만의 이야기 > 에
나오는 '아이제나흐 뒷골목, 클라인자크의
발라드(Il taitune fois)' 입니다.
오펜바흐는 오페라 서막에서 여성편력의 주인공
호프만으로 하여금,
난장이에다 꼽추인 클라인자크를 코믹하게 묘사한
아리아를 부르게 하는데,
그 발랄하고도 우스꽝스러운 멜로디가 장이
시장바닥에서 물건을 훔치는 상황과 묘하게
어울려 오지요.
도적으로 발각돼 사람들에게 쫒기는 장이
성악가로서의 자질이 있음을 간파한 조아킴은
그를 집으로 데려다가 노래를 가르칩니다.
하지만, 훌륭한 테너가 되기 위한 호흡훈련을 시킨다며
물속 깊이 오랫동안 처박어 두지를 않나,
"뭘 배웠냐"며, 발성의 실수를 가차없이 나무라는 등
조아킴의 혹독한 수업방식에 지친 장...
그는 '스승을 짐승(Beast)'이라 칭하는, 동병상련의
소피에게 투덜대지요.
"왜 내가 여기에 머무르는지 알아?
그의 친절어린(?) 지도를 철저하게 경멸하기
위해서야!"
그럼에도 소피는 어느덧 음악선생 조아킴을
사랑하게 되지요.
조아킴 또한 그런 소피에게서 연정을 느끼고
번민합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야외에 나들이를 나가지요.
왜 "가면 속으로 본심을 숨기고 계시냐"는
소피의 물음에,
조아킴은 오페라 < 돈 조반니 > 속 돈 조반니와
체를리나의 이중창 '우리 서로 손을 잡고
(La chi darem la mano)' 를 흥얼거립니다.
두 사람의 감정은 경계를 넘을 듯 아슬아슬
출렁거립니다만...
https://youtu.be/RTVUksKqtLM
- 바리톤 호세 반 담 과 RDBF 오케스트라
앞으로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음을 깨닫는
조아킴은,
스승으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고 소피의 구애를 완곡히
거절하지요.
"선생님은 가면 속으로 본심을 숨기고 계세요.
왜 숨기고 계시는 거죠?"
"원인은 너와 장이야.
너희들이 반항을 해주면 좋겠어.
반항을 할 수록 노래가 좋아지는 거야.
좀 더 자긍심을 가져야 해.
무대에 올라가면 고독한 거야."
"전 지금 고독해요."
"고독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해.
나처럼...
넌 아름다워."
"선생님처럼요?...
모차르트는 어렸을 적에 누가 연주를 해달라고
조르면, 이렇게 말하도록 했죠.
'사랑해'..."
"안돼!
곧 떠나야 할 몸이야.
너 아니면 내가...
얼마 안남았어."
"전 안가요."
"내가 떠난다."
"제발 부탁이에요.
부디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넌 공부하고 있는 몸이야."
"전 어떻게 돼도 좋아요.
선생님은 노래시키는 것 밖에는 모르세요?
불행할 때는 노래를 할 수도 없어요.
전 지금 불행해요.
불행하단 말에요! "
맑고 화창했던 날씨 또한 돌변하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이 순간, '말러의 교향곡 4번 3악장 아다지오' 주제가
애잔하게 깔리며,
절망한 소피는 멀리 빗속의 들판으로 뛰쳐 나갑니다.
이미 어두워진 밤, 집에 되돌아온 소피는
창밖에서 조아킴이 아내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부르는
슈만의 가곡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
(Stille Tränen)' 을 들으며,
'조용히 흐르는 눈물' 을 애써 삼키지요.
에스텔은 이런 상황을 예감한 듯 소피에게 말하곤
했습니다.
"남편은 당신의 노래를 사랑해요.
결국엔 당신을 사랑하겠지만."
https://youtu.be/MKHiLv5J-AQ
- 바리톤 호세 반 담
그런 소피의 외로운 마음 사이를 비집고
들어 오는 장...
그러던 어느 날,
소피의 삼촌 프랑스와가 오페라 가수
경연대회 소식과 초청장을 들고 옵니다.
과거 조아킴의 라이벌이었던
스코티 공작(파트리크 보쇼 분)이,
그가 주관하는 콩쿠르를 연다고 조아킴 앞으로
초청장을 보내온 것이죠.
젊은 성악도들에겐 일종의 등용문인,
콩쿠르 형식을 빌어 제자들끼리 대결을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스코티 공작으로선 아픈 과거가 있었지요.
한때는 유망한 성악가 후보생이었던 그는,
젊은 시절 콩쿠르에서 조아킴과 무리하게 경합을
벌이다가 그만 성대를 다치고 만 것입니다.
이때부터 스코티는 절치부심하며 언젠가는 반드시
조아킴을 꺾고야 말겠다고 다짐해 왔죠.
그러다가 은퇴한 조아킴이 제자를 키운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번에 자기 제자와 한번 겨루어 보도록 초청장을
건네온 것입니다.
그런데,
조아킴은 스코티의 집 앞에 제자들을 내려 놓으며,
" 이젠 돌이킬 수 없으니(no turning back),
당당하게 승부하라" 는 한 마디를 던진 채 혼자
집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는 삶에 대한 이별의 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며,
슈베르트 가곡 '음악에 부쳐(An die musik)' 를 부르지요.
평생 예술적 동반자가 되어준 음악에 감사를 드리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노래로 말입니다.
'아름답고 즐거운 음악이여
마음이 서글퍼진 어두운 때
고운 가락 고요히 들으면
언제나 즐거운 마음 솟아나
내 방황하는 마음 사라진다
그대 친애하는 음악이여
그대에게 감사를 보냅니다 '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과연 가치있는
일이었던가?" 라고 되뇌이며,
늘 자신에게 반문해왔던 조아킴...
그는 의자에 기댄 채 지난 날들을 회상하며,
고요히 숨을 거두지요.
https://youtu.be/ebdlErl-IMM
- 바리톤 호세 반 담
그렇게,
스승의 최고 맞수였던 스코티 공작의 콩쿨에
참가하게 된 장과 소피,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노회한 공작의 계략에
맞서 나가죠.
그런데 장이 발성연습을 하는 것을 듣게 된 스코티는
깜짝 놀랍니다.
장의 목소리가 스코티 본인의 비밀병기로
키우고 있는 아카스(마크 슈라이버 분)와
너무도 흡사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음성이 똑같을 정도로 닮았다면 먼저
노래하는 쪽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던
스코티 공작은 회심의 계략을 짭니다.
그는 처음부터 장에게 아카스의 육성을 들려주어
지레 겁을 먹고 콩쿠르 참가 자체를 포기하도록
만들려고 하지요.
해서, 아카스로 하여금 < 리골레토 > 1막에
나오는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의 아리아
'이 여자도 저 여자도' 를 부르게 합니다.
스코티는 '그 아무도 유일하게 독창적일 순 없다
(No one is unique)' 고 비아냥거립니다만,
목소리가 자기와 너무도 비슷한 것을 알고 크게
충격을 받으며 당혹해하는 장...
두려움에 사로잡힌 그는 밖으로 뛰쳐나와
그냥 돌아가려 하지만,
소피의 간곡한 설득으로 결국 경연에 참가키로
맘을 돌리지요.
이 때 밖에선 한 소프라노가 하프 반주에 맞춰
벨리니의 오페라 < 비앙카와 페르난도 > 중
비앙카의 아리아 '일어나세요, 아버지' 를 노래합니다.
이어 본격 진행되는 여가수의 경연에서
첫번 째로 무대에 오르게 된 소피...
그녀는 베르디의 오페라 < 라 트라비아타 > 1막,
비올레타의 화려한 콜로라투라 아리아
'언제나 자유롭게(Sempre libera)' 를 부르지요.
커텐 뒤에 숨은 장 또한 알프레도 역의 열창을
소피와 함께 멋지게 아우릅니다.
https://youtu.be/G1ZskAg8aGU
- 소프라노 다이나 브라이언트 분
조아킴이 두 제자를 최고의 음악적 파트너이자
연인으로 아름답게 성장시켰음을 보여주는
이 대목을 통해,
조아킴은 제자 양성에 있어서도 스코티 공작에게
승리했음을 알 수 있지요.
< 라 트라비아타 > 속 알프레도의 무대 밖 노래로
아카스보다 선수를 치며 상대편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든 장은,
이번에는 스코티 공작의 제안으로 가면을 쓰고
경연을 벌이게 됩니다
목소리가 거의 비슷한 두 사람을 공정하게
심사하기 위해 하얀 가면으로 분장시켜 대결을
벌이게 한 것이지요.
두 사람이 부르는 노래는 역시 벨리니의 오페라
< 비앙카와 페르난도 > 중에 나오는 페르난도의
아리아 '많은 슬픔에(A tanto duol)' 입니다.
결국 장은 스승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승리를
거두게 되지요.
https://youtu.be/2rE-KptMSMY
- 테너 제롬 프루에트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스승 조아킴이 홀연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와
마주하게 됩니다.
슬픔에 사로잡힌 소피와 장이 마차를 타고
스승의 집으로 장례를 치르러 갈 때,
그리고 그의 시신이 배를 타고 강물을 따라 옮겨질 때,
말러의 뤼케르트 시에 의한 5개의 가곡 중
제 3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 가,
그윽한 센티멘트를 품은 잉글리시 혼의 선율에
이은, 하프의 아르페지오 이끌림과 함께,
호세 반 담의 목소리로 다시금 처연하게 흐르죠.
세상과 작별하는 조아킴은 고하고 있는 걸까요.
'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
조용한 나만의 천국에서
평화를 누리며 홀로 살리라
내 사랑 안에서,
내 노래 안에서 '
https://youtu.be/hjN60JMtzxY
조아킴의 관을 실은 배가 물 위로 천천히
멀어져가는 것을 무연히 바라보며,
그의 아내 에스텔(실비 페넥 분)은 말합니다.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어..."
그렇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을 더 아름다운
음악으로 들려주는 감독 제라르 코르비오의 환상적인
음악영화 < 가면 속의 아리아 > 는,
마치 한 편의 오페라를 보는 듯한 감동의 드라마로
울려옵니다.
- 李 忠 植 -
1. 영화 < 가면 속의 무도회 - La Maitre de Musique
: The Music Teacher > Trailer
https://youtu.be/BPFh0nUWeG0
< 가면 속의 아리아 > 는 '빛과 어둠',
'젊음과 나이듦', 또한 '삶과 죽음' 의 대비가 두드러지게
교차되는 영화입니다.
조아킴과 그의 아내 에스텔이 '노년의 어둠과 죽음' 의
이미지라면,
장과 소피는 '젊은 청춘의 빛과 삶' 을 상징하고
있지요.
이런 대조는 영화 속 배경음악을 통해서도 절묘하게
두드러집니다.
말러의 가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 와
'교향곡 4번 3악장 주제' ,
슈만의 가곡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 과
슈베르트의 가곡 '음악에 부쳐',
그리고, 베르디의 오페라
< 리골레토 > 중
'이 악당같은 가신들아',
벨리니의 오페라 < 비앙카와 페르난도 > 속
'일어나세요 아버지' 와 '많은 슬픔에' 곡들이,
조아킴 부부를 감싸는 음악이라면,
말러의 '대지의 노래' 중 '젊음에 대하여',
오펜바흐의 오페라 < 호프만의 이야기 > 중
'클라인자크의 발라드',
모차르트의 '나는 모르겠네, 이 따뜻한 애정이
어디서 오는지',
베르디 오페라 < 리골레토 > 중
'그리운 그 이름' 과 '이 여자도 저 여자도',
오페라 < 라 트라비아타 > 속
'언제나 자유롭게' 들의 음악은
젊은 연인 장과 소피의 캐릭터를 아우른다고
할 수 있지요.
- 호세 반 담(José Van Dam) 인터뷰
: revient sur le film 'Le Maître De Musique'
https://youtu.be/5zTg1rBcHtk
2. 베르디의 오페라 < 리골레토 > 2막 속
리골레토의 아리아 '이 악당같은 가신들아
(Cortigiani, vil razza dannata)'
- 바리톤 젤리코 루치치
: 이보 리파노빅 지휘 사라에보 필하모니커
https://youtu.be/AJhoU8Evsuc
사랑하는 딸 질다가 납치되어 궁전 안에서
만토바 공작에게 능욕당하고 있음을 알게된
광대 리골레토...
분노에 찬 그가 대신들을 붙잡고 '제발 내 딸을
돌려달라'며 절규하는 격정적인 아리아입니다.
3. 말러의 '교향곡 제4번 G장조'
- 아바도 지휘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메조 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
https://youtu.be/YnfhInZLmUQ
조아킴이 은퇴 후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
소피가 비를 맞으며 조아킴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
콩쿠르에 참가한 장과 소피가 서로 사랑을 나누는
장면 들에서 흐르는,
말러의 교향곡 제4번 중 3악장...
< 가면 속의 아리아 > 표제 음악으로, 수차례
화면을 감싸안는 제3악장의 처연한 선율은,
마치 말러의 지시어처럼 죽음을 '평온하게
(Ruhevoll : poco adagio)' 받아들이는 느낌으로
펼쳐지지요.
그의 영혼과 같다고 말할 수 있는
차분하고 진지하며, 심오한 3악장에서
우리는 말러의 정수에 도달케 됩니다 .
잠시 정지되었다가 향수가 다시 솟아나고
애처로운 두 번째 주제가 연속되는 풍부한 표정의
멜로디를 초월하는 이 악장을
말러는 "동시에 웃고 운다" 고 말했지요.
하여, 비감미의 우수에 젖은 느낌이 드는
변주곡 형식으로 된 이 3악장엔,
'천국의 삶'과 '지상의 삶'의 두 주제가 대비되고
있습니다.
이 악장을 '성 우르술라의 미소'라고 말한 바 있는
말러는 고백했지요.
“이 악장을 쓰면서 교회 성단의 양측에 새겨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초상의 모습을 통해
음악적 영감을 떠올렸다.”
눈이 부실 정도로 찬연한 주제가 연주된 후
트럼펫에 의한 회개의 동기와 결합됨으로서,
천국을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천국의 문'이
열리게 되는데, 이는 본 작품의 결론이기도 하죠.
4. 푸치니 오페라 < 토스카 > 1막 카바라도시의
'오묘한 조화'(Recondita armonia)
-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https://youtu.be/OR-3jUWP6e8
소피의 삼촌 프랑수아는 조아킴 생일선물로
축음기를 사서 그의 젊은 시절 노래 '오묘한 조화' 를
들려줍니다.
5. 베르디의 오페라 < 리골레토 > 2막 중
질다의 아리아 '그리운 그 이름(Caro nome)'
- 소프라노 나딘 시에라
: Neue Stimmen , 2013
https://youtu.be/ksL9iFFVyYE
혼자 남은 질다는 가슴 속에 그리던 청년을 만난 데
대해 벅차오르는 기쁨을 누르지 못합니다.
그녀는 콜로라투라 아리아 '그리운 그 이름
(Caro nome)' 을 통해,
만토바 공작의 가짜 이름 '괄티에르 말데' 를
되뇌이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순정을 노래하죠.
6. 모차르트의 소프라노를 위한 아리아
' 알칸도여, 고백한다. 나는 모르겠네,
이 따뜻한 애정이 어디서 오는지'
(Alcandro, io confesso...Non so d'onde viene),
KV. 294
- 소프라노 신디아 시덴
프란스 브뤼헨 지휘 18세기 오케스트라
https://youtu.be/MdpyHsrQgp0
모차르트가 첫사랑 알로이지아 베버에게 바친
이 성악곡은,
조아킴이 소피에게 수업 중 노래에 집중하라며,
그녀의 곁에서 서성일 때 흐릅니다.
7. 말러 '대지의 노래(Das Lied von der Erde)' 중
3곡 '젊음에 대하여(Von der Jugend)'
-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아바도 지휘 베를린 필하모니커
https://youtu.be/xeNpX1QLIkk
* '대지의 노래' 6곡 전곡
- 번스타인 지휘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메조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루드비히 와
테너 르네 콜로
https://youtu.be/idRevTkIPts
8. 슈만의 < 케르너 시에 의한 12개 가곡 >,
Op.35 중 제 10곡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Stille Tränen)'
- 베이스 박종민
https://youtu.be/gBsTvQaznu0
-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
https://youtu.be/8gdNlOixj6s
' 너는 잠에서 깨어
푸른 풀밭을 배회한다
하늘은 푸르고
푸른 풀밭은 넓은 대지위에
걱정없는 너는
오래도록 고통없는 단잠을 자고
하늘은 아침까지
소나기를 내린다
고요한 밤 많은 고통으로
눈물 흘리지만,
아침엔 그 마음
즐거우리라 생각하네 '
9. 베르디의 오페라 < 리골레토 > 1막
만토바 공작의 아리아 '이 여자도 저 여자도
(Questa o quella)'
- 테너 표토르 젠첼라 / 쮜리히 오페라, 2006
https://youtu.be/Sk8LZQW6EJo
-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https://youtu.be/V1vW3VCgiO
호화롭고 난잡한 파티에서 만토바 공작은
자신의 호색한 적인 취향을 드러내는 발라타
'이 여자도, 저 여자도(Questa o quella)' 를
노래하지요.
10. 벨리니 오페라 < 비앙카와 페르난도 > 2막 속
비앙카의 아리아 '일어나세요, 아버지(Sorgi,
o padre)' - 미렐라 프레니와 레나타 스코토
https://youtu.be/Ad4nvphAUjg
2막에서 비안카는 필립포와의 결혼을 앞두고
고뇌하며 부르는 아리아 '일어나세요, 아버지'.
미렐라 프레니와 레나타 스코토의 녹음으로
유명해진 일종의 애가(哀歌, lament)로,
하프의 반주를 따라 노래되며, 이 선율이 클라리넷,
플루트, 바순의 앙상블로 반복됩니다.
11. 베르디의 오페라 < 라 트라비아타 > 1막 속
비올레타의 '아, 그이인가'(E'strano... Ah, fors'e lui)와
'언제나 자유롭게'(Sempre libera)
-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 1994 코벤트 가든 로열오페라
/ 게오르그 솔티 지휘
https://youtu.be/LdHs3On27pA
('아, 그이였던가')
https://youtu.be/m6EChjmi1vU
('언제나 자유롭게')
알프레도가 떠난 후 비올레타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 채, 장대한 카바티나
'아, 그이였던가'를 부릅니다.
그러다 "복잡한 사랑 따윈 잊어버리고 전처럼
즐겁게만 살아가자" 라며,
화려하고 빠른 카발레타 '언제나 자유롭게' 를
노래하지요.
이 때 밖에서 진실한 사랑의 기쁨을 외치는
알프레도의 목소리가 들려오며,
클라이맥스에 도달한 1막이 내려집니다.
12. 벨리니의 오페라 < 비앙카와 페르난도 > 속
'많은 슬픔에(A tanto duol.. Ascolta, o padre)'
- 테너 미카엘 스파이레스
https://youtu.be/-vbp59gn7c4
- 테너 제롬 프루에트
https://youtu.be/vfkyMb4Vh4I
13. 말러의 5개의 '뤼케르트 가곡' 중 제3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Ich bin der welt
abhanden gekommen)'
- 메조 소프라노 막달레나 코제나,
아바도 지휘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https://youtu.be/TzJyIWxjX9o
-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헬무트 도이치 피아노 반주
https://youtu.be/hI5bWDCH5kM
'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
헛되히 그 긴 세월을
더불어 보낸 그 세상에서
세상은 오랫동안 내 소식 들은게 없으니
아마도 내가 죽었다고 믿겠지
내가 죽었다고 세상이 믿어도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네
그에 대해 난 아니라고 할 말도 없네.
나는 정말 세상에서 죽은 몸이니까
혼란스런 세상에선 이미 죽은 몸
이제 조용한 곳에서 쉬고 있지
내 천국에서 홀로 살아간다네
내 사랑 내 노래 속에서 '
말러는 19살 연하의 제자였던 알마와
1902년 3월 9일 결혼합니다.
결혼 후 첫 부부싸움을 한 뒤에 말러가 아내인
알마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생일선물로 준,
뤼케르트의 시에 곡을 붙힌 가곡 다섯 편 중 세번째
노래가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 였지요.
특유의 염세적인 세계관이 담긴,
하여, 말러가 바로 '나 자신의 노래'라고 말했던,
깊은 내면 세계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이 곡은
섬세하고 감동적인 여운으로 말러의 가곡 중
가장 사랑받는 작품의 하나입니다.
14. 슈베르트의 '음악에 부쳐(An die musik)', D.547
- 바리톤 피셔 디스카우 와 제랄드 무어 피아노
https://youtu.be/JtJ0nkZ1q2U
'음악에 부쳐(An die Musik)' 는 슈베르트가
1817년, 그의 친구이자 경제적인 후원자인
F.쇼버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입니다.
음악 예술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감사의 뜻이
진솔하게 깃들어 있는 시의 내용과 잘 어울리며,
간소하면서서도 '가곡(Lied)' 다운 순박한 감정표현이
잘 나타나 있는 뛰어난 노래이지요.
' 너 축복 받은 예술(Kunst)이여,
얼마나 자주 어두운 시간에,
인생의 잔인한 현실이
나를 조일 때,
너는 나의 마음에
온화한 사랑을 불을 붙였고,
나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하였던가!
종종 한숨이 너의
하프에서 흘러나왔고,
달콤하고 신성한
너의 화음은
보다 나은 시절의 천국을
나에게 열어주었지,
너 축복 받은 예술이여,
이에 나는 너에게 감사를 드린다 '
첫댓글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베이스 바리톤
호세 반 담.
그는 유연하고도 섬세한 발성,
서정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목소리로,
말러의 뤼게르트 시에 의한 가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 를 직접
노래하며,
영화 < 가면 속의 아리아 > 의
시작과 끝을 장식해주고 있습니다.
1979년 조셉 로지의 오페라 필름
< 돈 조반니 > 에서,
돈 조반니의 하인 레포렐로 역으로
출연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호세 반 담은,
1988년 제라르 코르비오의 연출작
< 가면 속의 아리아 > 에서
허무주의 그늘이 짙게 배어 있는,
진중한 캐릭터 조아킴을 맡아,
불치의 병에 걸려 속절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음악가 역을 멋지게
소화해냈지요.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은 '음악이라는
언어'를 매개로,
음악가의 삶과 욕망, 사랑과 콤플렉스의
감성을 밀도 있게 다루어 온 벨기에
출신의 영화감독입니다.
그는 벨기에 텔레비젼에서 50여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연출 경력을
쌓았으며,
1987년, 첫 픽션 장편영화로 영화계에
데뷔했죠.
이어 1988년 <가면 속의 아리아 -
Le Maitre de Musique > 로 아카데미
영화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같은 해 리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습니다.
거세당한 예술가 '카스트라토'의 욕망,
그 명성 뒤에 숨겨진 아픔을 노래한
1994년 작 < 파리넬리 - Farinelli > 역시,
아카데미 영화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골든 글로브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지요.
1. 영화 < 파리넬리 - Farinelli > Trailer
https://youtu.be/mcmyW34ybd0
2. 영화 < 파리넬리 - Farinelli The Castrato >
OST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
https://youtu.be/iphWF5IzSl4
이어, 권력보다 화려한 춤,
사랑보다 깊은 음악...
권력과 예술의 그 치명적인 관계를 그린,
코르비오의 2000년 연출작 < 왕의 춤 -
Le roi danse >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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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음악을 통해 17세기 프랑스
왕정사를 재조명한 영화입니다.
3.영화 < 왕의 춤 - Le roi danse > 예고편
: Ballet de la nuit (1653)-장 바티스트 륄리
https://youtu.be/pDp--K_r4GY
4. < 왕의 춤 - Le roi danse >
: Der könig tanzt Trailer
https://youtu.be/s_Ydkw-YKJE
- '루이 14세의 춤'(Louis XIV dance)
https://youtu.be/Cgzx-bW_on0
- 'Fin'
https://youtu.be/z2SqU8f9Z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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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가면 속의 아리아
- La Maitre de Musique
: The Music Teacher > 예고편
https://youtu.be/BPFh0nUWeG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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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니의 오페라 < 비앙카와 페르난도
- Bianca e Fernando > 중
'많은 슬픔에'(A tanto duol)
- 테너 제롬 푸르에트
https://youtu.be/vfkyMb4Vh4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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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의 가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
('Ich bin der Welt abhanden gekommen')
- 바리톤 호세 반 담
https://youtu.be/hjN60JMtz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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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면 속의 아리아
- Le maitre de musique >
오프닝 신 속 클래식 음악
- 베르디 오페라 < 리골레토 > 중 2막
리골레토 아리아 '이 몹쓸 악당같은 가신들아
(Cortigiani vil razza dannanta)'
- 말러의 교향곡 제 4번 3악장 포코 아다지오
https://youtu.be/e5oeZWtqo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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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면 속의 아리아 -
Le maitre de musique > 속
베르디 오페라 < 라 트라비아타 >1막
비올레타의 아리아 '언제나 자유롭게
(Sempre libera)'
https://youtu.be/G1ZskAg8a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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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가면 속의 아리아
- Le martie de musique > 속
말러의 교향곡 제 4번 3악장 아다지오
https://youtu.be/RTVUksKqt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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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의
'오페라 같은 영화' 에서는,
클래식 음악, 특히 바로크 음악이
중요한 언어가 되지요.
< 파라넬리 > 에선 거세당한 남자가수의
예술적 열망과 고통을 오롯이
담아냈다면,
< 왕의 춤 > 을 통해서는 권력이 거대한
공포이자 욕망이었던 루이 14세의 내면을
조명해 낸 바 있는
감독 제라르 코르비오...
그는 직설적으로 얘기합니다.
“나는 영화와 음악의 위험한 결혼을
장려한다.
음악이 더이상 부차적인 요소에 머물지
않는 영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역사책의 한 챕터를 영화로 만들 때
한번쯤 고려해봄직한 그 ‘특별한 시도’는,
< 가면 속의 아리아 > 이후
< 파리넬리 > 와 < 왕의 춤 > 으로
이어지는 연작을 통해,
이제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제라르 코르비오 고유 영역으로
접수되지요.
'모든 사건의 발단이 권력과 음악의
관계' 였던 루이 14세 시절,
음악으로 다시 쓴 프랑스 왕정사
왕의 춤 은,
"지상에 신성은 없다”는 왕의 냉정한
깨우침을 새삼 반추해보게 합니다.
하여,
웅장하고 화려한 바로크 예술의 씨앗이
순수와 고독감, 결핍과 광기였음을
깨닫게 되지요.
" 삶은 어둡고, 죽음 역시 그러하다... "
('Dunkel ist das Leben , ist der Tod...')
오스트리아인, 보헤미언, 유대인...
그 어느 곳에도 제대로 속하지 못한 채,
영원한 이방인처럼 평생을 고독, 그리고
죽음과 싸워야 했던 말러의 이 명제처럼,
허무함과 쓸쓸함이 짙게 배어있는 영화
< 가면 속의 아리아 - Le Maitre de
Musique >.
말러의 교향곡 4번 3악장 포코 아다지오,
그리고 말러의 뤼케르트 가곡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Ich bin der
welt abhanden gekommen) ,
이 두 곡은 마치 영화 < 가면 속의 아리아 >
주제가처럼 처연하게 울려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