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3-나의 수영 도전기
나의 고향은 삼천포 바닷가 인데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몇해전 까지만 해도
수영을 하지 못하고 물 공포심이 많은 이른바 맥주병 이었다.
어린시절 물속에 빠져 허우적 거렸던 기억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아이들이 어릴적에 함께 물놀이를 가자고 조르면 따라가서 옷이나 지키고 있었고 실내 수영장에는 아예 따라가지도 않아서 즐겁게 놀아주던 추억도 없다.
그런데 몇해전 지인들과 동남아 휴양지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멋진 리조트에서 휴식과 호핑투어를 하는 패키지 상품이었는데, 나는 수영을 못하니까 별로 즐길 거리도 없고 관광 할거도 없어서 심심한 여행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친한 동네 언니들과의 여행이라는데 의미를 두고 함께 하게 되었다.
둘째날에 계획된 호핑투어를 떠나게 되었는데 배를 타고 근처 바닷가로 나가서 낚시도 하고 스노쿨링을 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수영을 못해서 구명조끼를 입고 안내인의 도움을 받아 난생 처음으로 바닷속 풍경을 감상하였다.
그런데 처음 들어가는 물속인데 무서움도 전혀 없었고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둥둥 떠다니는 사실에 너무 흥분되고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스노쿨링을 하였다.
재미들인 나는 지인들과 제트스키, 바나나보트도 타보고 리조트에 돌아와서는
수영도 못하면서 해가 질때까지 일행중 가장 신나게 깔깔거리며 물놀이를 하였다.
그동안 물을 싫어하고 두려워만 했는데 정말 새롭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때 이후 나는 수영을 배우고자 실내수영장 기초반에 등록하였다.
하지만 수영 강습만 받으면 금방 멋지게 수영을 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수영실력은 기초반에서도 최하위 수준이었고 주말에 두세시간 연습하고 결석도 하지 않았는데도 잘 늘지 않아서 너무나 힘이 들었다. 수영장 물의 반은 나의 눈물이고 그 물의 반은 내가 마시고 오는 지경이었다.
그렇게 수영강습을 받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천근만근이었지만 다른회원들이 하나둘 포기하고
떠나도, 실력이 좋지 않아서 월반을 못해 1년 가까이 유아풀에서 강습을 받아도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지금은 수력 3년차 드디어 어부지리로 연수반에 들어오게 되었다.
아직도 우리반에서 실력이 하위수준 이고 스타트는 배치기를 해서 창피하기도 하지만 올림픽 대표선수 할거도 아니고 나름데로 즐겁게 하루하루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리고 수영을 배운 덕분에 또다른 여행지에서 목표했던 바다 수영을 할수 있었고
워터파크에 놀러가서 아이처럼 신나게 놀기도 하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언가 새로운 도전이 귀찮고 망설여 질때도 있지만
용기 내어서 평소 접해보지 않았던 분야라도 기회 있을 때 도전해 보면 나도 알지 못했던 잠재된 능력이나
좋아하는 것들을 발견할수 있고 그만큼 경험을 통한 행복한 마음도 늘어나는것 같다. -끝-
첫댓글 멋져요~~읽는데 천진난만한 모습의 수영하는 바다맘님이 그려져서 좋아요ㅋ
바다에서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해지네요
수영을 통해 무중력 상태를 간접 경험할수 있다고 합니다.
마치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느낌이라고 하는데
우주인들이 훈련하는 방법중에도 있다고 하네요
더 넓은 바다에 몸을 맡기고 둥둥 떠 있으면 넓은 하늘도 달라 보여요
몸이 편안하고 자유롭고 보지 못했던 바다속 다른 세상을
직접 보는 경이로움도 있어요
언젠가 몰디브나 발리에서 바다 거북이와 수영하고 싶어요^^
짝짝짝.....지구의 반이상이 물세상인데 물을 모르면 안되지요. 축하드립니다.
수영을 전혀 못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바다수영까지 하시는 우리 바다맘님의 수영실력이 엄청 대단해보이세요^^
올해 수영을 배워 볼 까 생각하다가
달리기와 병행해야해서 도저히 시간이 안 될 거 같아 못 했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