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기다리던 여행이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해외문화연수라는 색다른 프로그램이기에 더욱더 기다려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 차례에 걸친 2010 지역문화 아카데미 우수 조 및 개인성적 우수자를 선발해 실시한 이번 연수는 지역문화 활성화 혹은 지역 커뮤니티 향상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우수한 해외 지역 문화 공간 및 프로그램 견학, 운영현황 습득으로 향후 우리 실정에 맞는 지역문화 정책 및 프로젝트를 구성할 수 있는 계기마련을 위한 것이다.
◆ 첫째 날 : 멀고 먼 영국 런던을 향해서 go! go!
1일 오전 7시12분 영천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무궁화호를 타고 동대구역에서 KTX로 환승, 서울역에 도착하자마자 역 서쪽 일명 서부역으로 불리는 곳에서 인천공항 행 리무진버스로 갈아타고 공항에 도착하니 정확히 11시였다.
일행들보다 1시간 정도 늦게 도착했기에 미안한 마음도 잠시 급하게 인사를 하고 수화물을 붙인 후 출국장으로 향했다.

오후 1시10분에 인천을 떠난 대한항공 여객기는 12시간 40분 걸려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9시간의 시차로 인해 먼 길을 날아왔건만 웬걸 아직도 5시50분밖에 안됐다.
저녁을 먹고 호텔로 들어가 씻은 후 침대에 누웠지만 낯선 환경, 시차로 인해 피곤에 지친 몸을 쉬게 하지 못했다.
◆ 둘째 날 : 테이트 모던,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 영국문화원, 런던아이, 밀레니엄브리지
▶ 테이트 모던
호텔식으로 아침식사를 한 후 대영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과 더불어 영국 최고의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테이트 모던을 방문했다.

테이트 컬렉션 작품을 전시하는 4개의 테이트 갤러리 중 하나로 테이트 모던 외에 런던에 위치한 테이트 브리튼, 북서부의 테이트 리버풀, 남서부 콘월의 테이트 세인트 이브즈로 구성돼 있다.

영국 정부의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템즈강변의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리모델링한 곳에 들어섰다. 미술관 건물 자체만으로도 볼거리가 된 테이트 모던은 한해 4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런던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는 런던의 사우스 뱅크 지역을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 단체로 수익사업을 하지만 발생되는 수익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재단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식당, 카페, 공원, 강변 산책로, 스포츠시설을 조성하고 축제 및 다양한 행사 주최, 탁아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황폐했던 지역을 재생시켰다.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는 1984년 13에이커(약 1,600평)의 버려진 땅을 런던광역의회로부터 구매한 이후 사우스 뱅크, 워터루 등지에서 다양한 예술전시 공간 설립, 레저 및 스포츠 활동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강변 산책길, 옥소(OXO) 타워(갤러리, 스튜디오, 카페 등으로 이뤄진 복합 공간), 가브리엘 부두 시장 등을 재개발했다.
▶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영국문화원은 1934년 영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설립됐으며, 전 세계의 다양한 국가와 문화, 교육 및 기술적인 협력 증진을 위한 영국정부의 공식기관 역할을 수행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1938년 카이로에 첫 번째 해외문화원을 오픈했으며 이후 현재까지 100여 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교육, 예술, 영어교육, 기후변화, 과학, 스포츠분야에 있어 수백 개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 및 전 세계적으로 매해 1억1천2백만명의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접하고 있다.

영국문화원에서 각 기관 담당자들의 기관소개 및 지역문화개발을 위한 운영지침 등을 청취한 뒤 문화원에서 준비한 음료와 다과를 들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 런던아이(London Eyes)
1999년 새해 첫날에 맞춰 16개월간의 건설기간이 소요된 런던아이(London Eyes)는 템즈강변에 우뚝 솟아 런던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런던의 명물로서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높이 135m, 1회 수용인원 800명의 웅장한 규모의 가설구조물인 런던아이는 영국의 기술발전성과 런던시내의 파노라마를 제공하는 거대한 바퀴형 전망대로 총 건설인원 1,700명이 넘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체코 등 각국의 기술자가 투입됐다.

런던아이를 지지하는 지반은 45개의 콘크리트 기둥과 2,200톤의 콘크리트가 소요된 거대한 프로젝트로 바퀴의 직경은 135m, 무게 1,500톤으로 꼭대기에서 360도 도시전체를 돌아볼 수 있도록 유리 캡슐형으로 고안됐다. 캡슐안은 냉난방 시설, 안전용 카메라, 조명, 2채널 무전기, 스피커, 예비용 전원 등의 첨단장치가 내장됐다.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초과돼 330m 길이의 런던 템즈강 유일의 보행자용 다리인 밀레니엄 브리지는 버스 안에서 현지 통역과 안내를 맡은 정갑식씨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밀레니엄 사업의 일환으로 1998년 건설을 시작해서 2000년 6월 완성된 다리의 남쪽에는 글로브 극장, 테이트 모던 갤러리가 있으며 북쪽으로는 런던시티스쿨, 세인트폴 성당이 위치하고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한식으로 저녁식사를 한 후 호텔로 돌아왔다.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의 강행군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잠을 청하려는 새벽 1시부터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 셋째 날 : 아이디어 스토어, 바터시 아트센터, 유로스타타고 게이츠헤드로!

공교롭게도 이날 런던 지하철이 파업을 해 도로로 밀려든 차량으로 인해 런던 시내 곳곳이 몸살을 앓았다. 게다가 게이츠헤드로 이동 중 영국 런던의 세인트 팬크러스(St Pancras)역, 프랑스 파리의 북역(Gare du Nord), 벨기에 브뤼셀의 미디역(Bruxelles Midi)을 최고 속도 300km/h로 잇는 국제 고속철도인 유로스타(Eurostar)의 고장까지…. 이변에 있었기에 더 기억에 남는 날이었다.
▶ 아이디어 스토어(Idea Store)
아이디어 스토어(Idea Store)는 도서관이나 배움의 장소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는 신개념 도서관이다. 전통적인 도서관의 기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직업교육, 회의장소ㆍ휴식공간ㆍ예술과 레저기회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주민 대상 조사를 통해 도서관이 너무 단순하고 삭막하다는 의견을 접한 타워 햄럿츠 의회는 1999년 아이디어 스토어라는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을 설립하는데 착수했다.

2002년 보우 아이디어 스토어가 처음 문을 열었으며 이후 2006년까지 3개의 아이디어 스토어가 연이어 오픈했다. 또 와트니 마켓 아이디어 스토어가 2012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 바터시 아트센터(Battersea Arts Centre)
바터시 아트센터(Battersea Arts Centre)는 바터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최첨단 공연장으로 오래된 시청 건물을 재개발한 것이다.

종종 프린지국립극장(National Theatre of the Fringe)라고 일컬어질 만큼 프로그램의 95%가 초연작품으로 구성된 혁신적인 공연장이다.

유명한 뮤지컬, 제프 스피링어: 디 오페라가 탄생한 곳이며 펀치 드렁크가 처음으로 공연한 런던 공연장으로 영국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떠오르는 신예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바터시 아트센터는 혁신적이고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지아래 다양한 연령과 환경의 사람들이 공연을 만드는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주인공 해리가 호그와트행 급행열차를 탔던 곳으로 유명한 킹스크로스역에서 뉴캐슬행 유로스타에 몸을 실었다. 유로스타로 3시간30분 걸린다면 상당한 거리일 것이다. 우리나라 KTX와 거의 흡사한 유로스타에서 준비해간 넷북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기차가 1시간 가까이 움직이지 않아 이상했다 했더니 엔진이 고장났다며 다른 기차로 갈아타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호텔에 도착하니 시계가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 넷째 날 : 잉글랜드예술위원회, 발틱현대미술관, 북쪽의 천사, 세이지 게이츠헤드, 재즈 콘서트 관람
잉글랜드 동북부에 위치한 뉴캐슬과 게이츠헤드는 타인 강(River Tyne)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으며, 이 강은 키사이드(Quayside)에서 합류한다.

뉴캐슬-게이츠헤드는 생동감 넘치는 탁월한 문화 중심지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최고 수준의 관광 명소와 역사적 건물들은 멋진 이벤트와 축제로 생기가 넘치며 공원과 정원에서는 꽃이 피고 누구나 세계 수준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거의 2천년에 달하는 역사가 이곳의 건물과 교각, 거리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
뉴캐슬의 눈부시게 매혹적인 거리를 감상하며 걸어서 잉글랜드예술위원회에 도착했다.
▶ 잉글랜드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
잉글랜드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는 잉글랜드 지역의 예술을 발전시키고 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 궁극적으로 예술로 인해 사람들의 삶의 질이 풍요롭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공기관이다.

연극, 음악, 문학, 무용, 사진, 디지털아트, 공예까지 다양한 예술분야에 정부기금 및 국가복권(National Lottery)기금을 지원한다.

1945년 설립됐으며 1994년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로 분리되면서 현 잉글랜드 예술위원회 전신인 Art Council of England로 설립됐고 이때부터 국가복권기금을 집행하는 역할도 맡게 됐다.

분리된 이후 영국문화미디어 체육부의 비정부 공공기관으로 운영되다가 2002년 지역예술위원회(Regional Arts Boards)와 합병을 통해 2003년 잉글랜드예술위원회로 일원화됐다.
▶ 발틱현대미술관(BALTIC Center for Contemporary)

타인(Tyne) 강가 남쪽에 자리한 발틱현대미술관은 1982년 폐쇄된 발틱 제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국제현대미술센터이다.

1991년 동북 잉글랜드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 north East)가 현대미술의 새로운 중심도시로 게이츠헤드를 선정했고 1998년 오랬동안 폐쇄됐던 제분소를 미술관으로 개저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발틱현대미술관은 2002년 7월 문을 열었으며 이후 40여개의 전시회를 개최했고 300만 관객을 맞이했다.

끊임없이 색다른 전시와 이벤트를 기획하는 이 미술관은 상설전시 작품이 없으며 저명한 거장 아티스트의 전시부터 지역 아티스트들의 새롭고 혁신적인 작품까지 변화를 추구하는 독창적이고 새로운 현대미술 작품을 지향한다.

또한 발틱현대미술관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아티스트가 새로운 작품을 창작할 기회뿐만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와의 작업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동국대학교 출신인 한국인 손성훈씨가 근무하고 있으며 김소라 작가가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다.
▶ 북쪽의 천사(The Angel of North)
영국 잉글랜드 북동부지역 타인강을 사이에 두고 뉴캐슬과 마주하고 있는 게이츠헤드의 랜드마크로 1998년 2월 완성된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공 예술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각가 앤서니 곰리(Anthony Gomely)가 디자인했다.

무엇보다도 북쪽의 천사는 인구 20만명의 철강 및 조선업이 주요산업이었던 탄광촌 소도시 게이츠헤드를 문화의 도시로 재생시키는데 시발점이 됐다는 데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북쪽의 천사를 시작으로 이후 세이지 게이츠헤드, 발틱현대미술관, 게이츠헤드 밀레니엄 브리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을 통해 문화예술도시로 탈바꿈했다.

조각가 앤서니 곰리는 200년 동안 광부들이 일해 왔던 자리에 철로 만든 거대한 천사를 설치함으로써 과거 광산노동자들을 기억하고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의 변화하는 사회, 희망과 두려움 등을 표현하고자 했다.

▶ 세이지 게이츠헤드(The Sage Gateshead)

세이지 게이츠헤드는 세계적인 음악공연장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교육 및 참여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한다. 클래식, 인디, 월드뮤직, 민속 음악, 재즈, 전지음악, 무용 등 다양한 분야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1990년대 초반 노던 신포니아(Northern Sinfonia) 오케스트라는 새로운 콘서트홀 설립을 계획했던 국가복권기금(National Lottery Grants)의 지원을 시작으로 소프트웨어 회사인 세이지 그룹(Sage Grouo) 등 다양한 곳에서 후원을 받아 2004년 12월 문을 열었다.

유명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최초의 공연장이며 소라껍데기 모양의 외관으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랜드마크가 됐다. 뛰어난 음향시설을 자랑하는 대극장(1,700석)과 음악, 무용까지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소극장(400석), 리허설 및 공연을 할 수 있는 노던 락 재단홀 등 3개의 공연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 음악교육용 25개의 연습실, 게이츠헤드 위원회가 운영하는 음악정보센터 익스플로어 뮤직, 행사용 공간 바버 룸(300명 수용)이 있다.

호텔로 돌아가 저녁식사를 한 후 구시청사를 문화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게이츠헤드 문화원(Gateshead Council)에서 2시간30분 동안 재즈공연을 관람했다. 주로 노인들이 많이 찾아와서 맥주나 와인 등을 사서 마시며 질서정연하게 조용히 관람하는 문화가 인상적이었다.

11시경 호텔로 돌아와 참가자들간 의견을 나누며 미팅을 가진 후 숙소로 돌아가니 전날과 같이 새벽 1시였다.
◆ 다섯째 날 : 게이츠헤드문화원, 뉴캐슬~킹스크로스역~히드로공항
▶ 게이츠헤드문화원(Gateshead Council)
게이츠헤드는 1970년대 석탄, 제철, 정유, 조선업으로 번창하던 도시였으나 이후 제조업이 몰락하며 인구 감소와 도시침체가 가속됐다.

이에 1990년대 게이츠헤드 위원회는 도시재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복권기금, 지역기업의 후원, 유럽연합의 지원 등으로 재원을 조달해 다양한 문화시설을 건립했고 이를 통해 도시의 활기를 되찾았다.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총감독은 도시계획화가 아닌 연극을 전공한 예술가 피터 스파크가 맡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도시중 하나인 게이츠헤드는 사람들이 살고 싶고 배우고 싶고 다시 방문해서 놀고 싶은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뉴캐슬에 있는 호텔로 돌아와 급히 점심식사를 하고 역으로 향했다. 킹스크로스 역을 거쳐 히드로 공항으로 가서 인천공항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했다. 런던지하철 파업이 어느 정도 해결됐는지 다행히 저녁 7시경에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 김밥으로 요기를 하고 KAL기에 몸을 실었다.
◆ 여섯째 날 : 인천공항~동대구~영천
지구의 공전이 실감나는 비행이었다. 런던으로 갈 때는 12시간40분 걸렸는데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11시간 채 안 걸렸다. 시차 탓에 벌써 오후 4시가 돼 있었다. 함께 연수에 참가한 일행들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 급히 동대구로 가는 공항리무진버스에 탑승했다.

길고도 짧은 일정이었지만 런던에서 문화예술적 창의력으로 새롭게 활성화된 지역문화공간들을 접했고 게이츠헤드에서 과거 공업화의 황폐화된 잔재들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도시재생 사례들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이번 연수를 마련해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 함께한 동료들, 좋은 교육에 이어 영국까지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영천문화원 성영관 원장님과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