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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 스크랩 신광수(申光洙)
그냥바바 추천 0 조회 331 17.02.16 07:3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숙이수촌(宿二水村)-신광수(申光洙)

이수촌에 묵으며

杳然江氣夕(묘연강기석) : 강 기운 아득한 저녁
宿處數家隣(숙처수가린) : 잠 잘 집는 몇 집이 나란하다.
明月靑山郡(명월청산군) : 푸른 산고을에 밝은 달
孤舟寒食人(고주한식인) : 외로운 배 탄 한식날 사람이여.
風煙入鄕夢(풍연입향몽) : 바람과 연기 꿈 속 고향에 들고
楊柳憶京春(양류억경춘) : 버드나무에 서울의 봄이 생각난다.
自笑滄波裏(자소창파리) : 푸른 물결 안에서 스스로 웃나니
年年來往頻(연년래왕빈) : 해마다 번거로이 오가는 일들을.



효기입선(曉起入船)-신광수(申光洙)

새벽에 일어나 배에 들다

灘聲月色使人愁(탄성월색사인수) : 여울물 소리와 달빛에 시름겨워
一夜江邊堪白頭(일야강변감백두) : 강변의 온 밤에 흰머리 다 되었다.
鷄後風來?行舟(계후풍래소행주) : 닭 운 뒤, 바람 부니 배 고물소리
垂楊籬下解行舟(수양리하해행주) : 수양버들 울타리 아래 배 풀어간다.



억경춘(憶京春)-신광수(申光洙)

서울의 봄을 떠올리며-

紅杏初飛北岳村(홍행초비북악촌) : 북악골에 살구꽃 날리니
辛夷欲發孟家園(신이욕발맹가원) : 맹가네 동산에는 개나리가 피었겠다.
驪江寒食東歸客(여강한식동귀객) : 한식날 여강으로 돌아온 나그네
啼鳥聲中獨閉門(제조성중독폐문) : 우는 새소리 속에 홀로 문들 닫는다.



방월계초객불우(訪月溪樵客不遇)-신광수(申光洙)

월계초인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다

樵夫本住月溪西(초부본주월계서) : 초부는 월계 서편에 사는데
朝?南風渡月溪(조진남풍도월계) : 아침에 남풍 따라 월계를 건넜단다.
繫石柴船空到客(계석시선공도객) : 돌에 섶 배를 대니 공연히 온 손님
無煙蘿屋獨留妻(무연라옥독류처) : 연기도 없는 초가에 홀로 남은 아내.
滄江一路尋何處(창강일로심하처) : 푸른 강 한 길, 어디에서 찾을까
嵐雨千峰望盡迷(남우천봉망진미) : 산기운 도는 봉우리 아득히 바라본다.
且詠??回棹去(차영겸하회도거) : 다시 갈꽃 읊으며 배돌려 가노니
爲君磯上掃苔題(위군기상소태제) : 그대 위해 낚시터 쓸고 시를 적어둔다.



여강절부가오해5(驪江節婦家五解5)-신광수(申光洙)

여강 열녀 집안의 다섯 노래

驢之水不絶(려지수부절) : 여강의 물은 마르지 않고
驢之山不磨(려지산불마) : 여강의 산은 닳지 않으리라.
此是鄭氏葬(차시정씨장) : 이곳은 정씨가 묻힌 땅이니
行者聽我歌(행자청아가) : 길 가는 자여, 내 노래 들어요.



여강절부가오해4(驪江節婦家五解4)-신광수(申光洙)

여강 열녀 집안의 다섯 노래

妾在一身輕(첩재일신경) : 첩이 살면 내 한 몸 가볍고
妾去三綱重(첩거삼강중) : 첩이 죽으면 삼강이 귀합니다.
三綱一身持(삼강일신지) : 삼강을 내 한 몸이 지니면
泰山小於塚(태산소어총) : 태산도 무덤보다 작을 것입니다.



여강절부가오해3(驪江節婦家五解3)-신광수(申光洙)

여강 열녀 집안의 다섯 노래

今日旣卒哭(금일기졸곡) : 오늘은 이미 졸곡 제사지냈으니
魂魄下從夫(혼백하종부) : 혼백이 지하에서 임을 따르리라.
地中千載人(지중천재인) : 지하에서 천년 살 사람
?得三月狐(저득삼월호) : 다만 석 달을 외롭게 지났었구나.



여강절부가오해2(驪江節婦家五解2)-신광수(申光洙)

여강 열녀 집안의 다섯 노래

無兒可祭君(무아가제군) : 임 제사지질 아이 하나 없으니
妾生何所望(첩생하소망) : 첩이 살아 무슨 소망이 있으리오.
君死有妻葬(군사유처장) : 임이 죽어 내가 장사 지냈는데
妾死有兄葬(첩사유형장) : 첩이 죽으면 언니가 장사지내 주리라.



여강절부가오해1(驪江節婦家五解1)-신광수(申光洙)

여강 열녀 집안의 다섯 노래

驪州獨柳家(여주독류가) : 여주 고을 외딴 버드나무 집
昨聞哭夫聲(작문곡부성) : 어제 지아비를 곡하는 소리 들렸다.
今朝哭聲絶(금조곡성절) : 오늘 아침 통곡 소리 끊어 겼으니
疋婦易捐生(필부이연생) : 필부가 자기 목숨을 쉽게 버렸구나.



이십탄(二十灘)-신광수(申光洙)

이십탄

東風吹水作輕寒(동풍취수작경한) : 물에 봄바람 불어 물이 초금 차가워져
百丈牽登二十灘(백장견등이십탄) : 백 길이나 끌려올라 이십탄이 되었도다.
一樹驪州江上柳(일수려주강상류) : 여주의 한 그루 나무, 강 위의 버드나무
煙波日暮渺然看(연파일모묘연간) : 안개 낀 물결은 지는 해에 눈에 아득하다.



수안소옥(水岸小屋)-신광수(申光洙)

물가 언덕 작은 집

垂柳人家水岸邊(수류인가수안변) : 물가 언덕, 수양버들 늘어진 인가(人家)
柴門開向菜花田(시문개향채화전) : 사립문은 채마꽃밭 향하여 열려있다.
主翁驅雀黃梁席(주옹구작황양석) : 주인 노인은 서숙 멍석의 새를 쫓는데
靑犬來登石上眠(청견래등석상면) : 어린 삽살개가 와서 돌 위에서 잠을 잔다.



만류제치우(萬柳堤値雨)-신광수(申光洙)

만류제에서 비를 만나

江東萬柳綠如春(강동만류록여춘) : 강동의 만 그루 버들, 마치 봄 같이 푸르고
官渡攀條客恨新(관도반조객한신) : 나루터에서 버들가지 잡으니 나그네 시름 새로워라.
地近巫山多暮雨(지근무산다모우) : 땅이 무산에 가까워 저녁 비가 자주 내리니
降仙樓下夢何人(강선루하몽하인) : 강선루 아래서 꿈꾸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강선루이수1(降仙樓二首1)-신광수(申光洙)

강선루

秋水新生細?紋(추수신생세곡문) : 가을물 새로 일어 가는 파문
?蘿飛雨近斜?(벽라비우근사훈) : 멱라에 날리는 비가 지는 햇볕에 다가간다.
英雄故國空聞笛(영웅고국공문적) : 영웅 있는 고국에는 헛되이 피리소리 들리고
神女高樓只有雲(신녀고루지유운) : 신녀 있는 고루에는 다만 구름만 떠다닌다.
白鳥雙雙隨棹去(백조쌍쌍수도거) : 백조는 쌍쌍이 노를 따라 떠나가고
靑山點點隔江分(청산점점격강분) : 청산은 점점이 강 건너 나뉘어있도다.
欄干坐到黃昏月(난간좌도황혼월) : 난간에 않으니 황혼녘의 달이 이르니
一遣天涯恨緖紛(일견천애한서분) : 멀리 하늘가로 한스런 마음 보내 분분케 한다.



강선루이수2(降仙樓二首2)-신광수(申光洙)

강선루

歌舞留人十二欄(가무류인십이난) : 노래와 춤에 머문 사람 열두 난간
巫山隔水捲簾看(무산격수권렴간) : 물 건너 무산을 주렴 걷고 바라본다.
何年帝子吹簫去(하년제자취소거) : 어느 해에 동명왕이 피리 불고 떠났던가
煙雨高樓盡日寒(연우고루진일한) : 뿌연 비 내리는 높은 누각이 종일토록 차다.



효발해주(曉發海州)-신광수(申光洙)

새벽에 해주를 떠나며

霜曉開門畵角聲(상효개문화각성) : 서리 내린 새벽에 문을 여니 들리는 뿔피리 소리
出觀高月滿江城(출관고월만강성) : 나아가 바라보니 높은 달이 강가 성에 가득하다.
首陽山色猶殘雪(수양산색유잔설) : 수양산 산 빛은 아직도 잔설이 남았는데
前路蒼茫信馬行(전로창망신마행) : 가야 할 길 아득한데 말 가는 대로 따라가노라.



도패강(渡浿江)-신광수(申光洙)

대동강을 건너며

樓臺隔水更依依(누대격수갱의의) : 물 건너 누대가 더욱 희미하고
南浦靑山半夕暈(남포청산반석훈) : 남포의 청산은 절반이나 황혼 빛이라.
行入長林漸不見(행입장림점불견) : 걸어 긴 숲에 드니 점점 뵈지 않아
多情如別美人歸(다정여별미인귀) : 다정함이 미인과 이별 뒤 돌아오는 듯.



별천보산승(別天寶山僧)-신광수(申光洙)

천보산 스님과 이별하며

天寶峰頭雲(천보봉두운) : 천보 산마루에 구름
自生還自滅(자생환자멸) : 절로 생겼다 저절 없어진다.
欲問西來意(욕문서래의) : 서역에서 온 뜻 물으려 하니
吾師無可說(오사무가설) : 스님은 설명할 방법 없다 한다.



미인도1(美人圖1)-신광수(申光洙)

미인도

裙子淺靑色(군자천청색) : 치마는 엷은 청색이요
不用染深紅(불용염심홍) : 다홍을 물들일 필요 없었다.
嫌君見窮袴(혐군견궁고) : 낭군이 내 샅바지 볼까
未敢舞春風(미감무춘풍) : 감히 봄바람에 춤추지 못한다.



미인도2(美人圖2)-신광수(申光洙)

미인도

巖頭紫繡鞋(암두자수혜) : 바위 머리에 수놓은 가죽신
裙底見一足(군저견일족) : 치마 밑에 발 하나 보이는구나.
解登歌舞筵(해등가무연) : 풀어 헤치고 오른 가무의 무대
?死人心曲(답사인심곡) : 사람 마음 굽이를 다 죽이는구나.



미인도3(美人圖3)-신광수(申光洙)

미인도

桃花扇底半面身(도화선저반면신) : 복사꽃 부채 아래로 반쯤 가린 몸
自是嬌多解惜春(자시교다해석춘) : 이러한 교태는 아쉬운 봄을 아는 듯.
盡日無言心內事(진일무언심내사) : 종일토록 말없는 마음 속
不知??爲何人(부지초창위하인) : 누구 위해 서러운지 몰라라.



미인도4(美人圖4)-신광수(申光洙)

미인도

墻外杏花斜一枝(장외행화사일지) : 담장 밖, 기운 살구 가지 하나
春心約莫畏人知(춘심약막외인지) : 봄날 마음의 약속 누가 알까 두려운 듯.
無端步立春風下(무단보립춘풍하) : 무단히 봄바람 아래 나와 서 있으니
却似西廂待月時(각사서상대월시) : 서편 곁채에서 달마중 하는 듯 하여라.



절국(折菊)-신광수(申光洙)

국화를 꺾으며

南山秋宿故人家(남산추숙고인가) : 남산에서 가을날 친구 집에 묵으며
折得歸時黃菊花(절득귀시황국화) : 돌아올 때 꺾은 꽃은 노란 국화꽃.
肩輿緩入楓林去(견여완입풍림거) : 견여 수레는 천천히 단풍 숲으로 들어
笑向驪江白鳥誇(소향려강백조과) : 웃음 지으며 여강의 백구 향해 자랑하노라.



광주도중(廣州途中)-신광수(申光洙)

광주 도중에서

蒼藤一路怪禽飛(창등일로괴금비) : 온 길에 푸른 등나무, 이상한 새들은 날고
十里人家數處稀(십리인가수처희) : 십 리 간에 몇 채 사람 사는 집이 드물구나.
日暮荳花山下徑(일모두화산하경) : 날은 저무는데 동부꽃 핀 산 아래 작은 길
靑裙少婦摘禾歸(청군소부적화귀) : 푸른 치마 입은 젊은 아낙네 벼 베고 돌아온다.



산석(山石)-신광수(申光洙)

산에 있는 돌

孤煙發茅屋(고연발모옥) : 외로운 연기 초가에서 오르고
山犬吠蕭蕭(산견폐소소) : 산개가 짖어대니 쓸쓸하여라.
遙遠楓林下(요원풍림하) : 아득히 멀리 단풍 숲 아래에
暮歸隣舍樵(모귀인사초) : 저물어 돌아오는 이웃집 나무꾼.



강천(江川)-신광수(申光洙)

강천

日暮多灘峽(일모다탄협) : 해는 저무는데 여울과 협곡 많아
回舟意轉孤(회주의전고) : 배를 돌리니 마음은 더욱 외로워진다.
淡濃山欲變(담농산욕변) : 옅은 듯 짙은 듯 산 빛은 변하려 하여
蒼遠水如無(창원수여무) : 푸르고도 멀어서 물은 없는 듯 하여라.
亂石搜潛蟹(난석수잠해) : 어지러운 돌 사이로 게를 찾으며
輕橈逐去鳧(경요축거부) : 가벼운 노 저으며 달아나는 오리를 쫓는다.
吾行與秋色(오행여추색) : 가을빛과 함께 내가 흘러가노니
渾是楚江圖(혼시초강도) : 이 모두가 온통 초나라 강 그림과 같아라.



강월헌(江月軒)-신광수(申光洙)

강가의 작은 집

懶翁樓坐處(나옹루좌처) : 나옹이 누에 앉은 곳
江氣上樓寒(강기상루한) : 강 기운이 누로 올라 차다.
瞑來雙檜立(명래쌍회립) : 날이 어두워져 쌍 회나무에 서니
吹息九龍蟠(취식구룡반) : 숨을 내 뿜는 아홉 마리 용이 서린다.
船語生孤火(선어생고화) : 배에서는 사람소리, 외로운 낚시불 켜지고
僧鍾度遠灘(승종도원탄) : 승가의 종소리 멀리 여울을 건너간다.
禪宮空色意(선궁공색의) : 선가의 공과 색의 참 뜻은
多在??看(다재혈료간) : 모두가 고을의 하늘에 있도다.



귀신륵사(歸神勒寺)-신광수(申光洙)

신륵사로 돌아와서

綠江春可染人衣(녹강춘가염인의) : 푸른 강물, 봄날에는 옷깃을 적실 만한데
江上鴛鴦相逐飛(강상원앙상축비) : 강 위에 노는 원앙새는 서로 쫓아 날아다닌다.
向晩聞鍾神勒寺(향만문종신륵사) : 어두워지는 저녁, 신륵사에 종소리 들리는데
樓頭楊柳解船歸(누두양류해선귀) : 누대의 앞쪽 버드나무에서 배 풀어 돌아간다.



범호(泛湖)-신광수(申光洙)

호수에 배 띄워

驪湖秀色似西湖(려호수색사서호) : 여호의 뛰어난 물빛 서호와 같은데
淡蕩春風吹綠蒲(담탕춘풍취녹포) : 담탕한 봄바람이 푸른 부들에 불어든다.
雲際塔連三國遠(운제탑연삼국원) : 구름 가 탑에 삼국의 역사가 오래고
雨中人度二陵孤(우중인도이릉고) : 빗속에 이릉으로 건너는 사람 외롭구나.
中流畵楫天空?(중류화즙천공활) : 중류를 떠가는 아름다운 배, 하늘은 넓어
北渚靑山寺有無(북저청산사유무) : 북쪽 물가 푸른 산에 절이 하나 보이는 듯하다.
安得結茅煙水上(안득결모연수상) : 어찌하면 이내 낀 물 위에 띳집을 지어
尋僧放鶴學林逋(심승방학학림포) : 스님을 찾아 학을 놓아 임포를 배워볼 수 있나.



두릉야발월중도신창(杜陵夜發月中渡新倉)-신광수(申光洙)

두릉에서 밤에 떠나 달빛 아치 신창으로 건너가다

月下南州遠(월하남주원) : 달빛 아래 남쪽 고을 먼데
鷄聲十里長(계성십리장) : 닭 우는 소리 십리나 멀리 들린다.
繫船江寂寂(계선강적적) : 배를 매어놓으니 강은 적적한데
立馬野蒼蒼(입마야창창) : 말을 세워두니 들판은 창창하구나.
少歇楓根石(소헐풍근석) : 잠시 단풍나무 아래 돌에 쉬다가
微聞荻上霜(미문적상상) : 갈대 위의 서리 흘러내리는 소리 듣는다.
??搖櫓去(번번요로거) : 천치며 노를 저으며 가다가
驚起宿鴛鴦(경기숙원앙) : 잠자는 원앙새를 놀래 일어나게 한다.



자령하모향만경(自嶺下暮向萬頃)-신광수(申光洙)

고개 아래서 저물어 만경을 향하다

平楚茫茫北(평초망망북) : 평촌 망망한 북녁
煙生是杜陵(연생시두릉) : 연기 피어오르는 두릉.
深秋臨水鷺(심추림수로) : 깊은 가을 물가에 선 백로
落日過橋僧(낙일과교승) : 지는 해에 다리를 지나는 스님.
籬落懸匏蔓(이락현포만) : 울타리에 호박덩굴 걸려있고
陂塘設蟹?(피당설해증) : 언덕의 못에는 게 잡는 거물 쳐있다.
南州時序晩(남주시서만) : 남쪽 고을에는 철이 늦어
歸思暮遙增(귀사모요증) : 고향 생각에 저녁은 더욱 짙어진다.



부여회고(夫餘懷古)-신광수(申光洙)

부여를 회고하며

平楚浮山出(평초부산출) : 평초에 뜬 산이 솟고
荒城半月斜(황성반월사) : 황서에 반달이 비껴있다.
行人悲故國(행인비고국) : 행인은 옛 나라를 슬퍼하고
啼鳥惜餘花(제조석여화) : 우는 새는 꽃을 떠나지 못한다.
都督猶傳塚(도독유전총) : 도독은 여전히 무덤을 남겼는데
君王自棄家(군왕자기가) : 군왕은 스스로 무덤을 버렸구나.
興亡萬古事(흥망만고사) : 흥하고 망하는 만고의 일이
春色又天涯(춘색우천애) : 봄빛에 또 하늘가에도 남아있구나.



별강선루(別降仙樓)-신광수(申光洙)

따로 신선 누대에 내리며

仙梯?愴下遲遲(선제추창하지지) : 추창한 신선 사다리 천천히 내리며
玉笛朱欄更一吹(옥적주란갱일취) : 옥피리를 난간에서 다시 한번 불어본다.
碧水丹崖千里夢(벽수단애천리몽) : 푸른 물, 붉은 언덕에 천리 먼 꿈
歸來明月滿樓時(귀래명월만루시) : 돌아온 밝은 달빛 누대 가득한 이 때.



흘골성(紇骨城)-신광수(申光洙)

흘골성

麟馬天孫不可逢(인마천손불가봉) : 동명왕을 다시 만날 수 없고
石城秋碧水溶溶(석성추벽수용용) : 푸른 가을날, 돌 성에 물이 출렁인다.
空將玉笛橫江去(공장옥적횡강거) : 공연히 옥피리로 강 비껴 떠나
吹遍巫山十二峰(취편무산십이봉) : 무산 열두 봉우리 불며 두루 지난다.



범주(泛舟)-신광수(申光洙)

배를 띄우고

凌波舞歇下紅欄(능파무헐하홍란) : 능파무 마치고 붉은 난간에 내려오니
峽水靑靑泛木蘭(협수청청범목란) : 푸르고 푸른 협곡의 물에 목란배 띄웠다.
二十峰前吹玉笛(이십봉전취옥적) : 스무 봉우리 앞에서 옥피리를 부니
白雲秋色滿江寒(백운추색만강한) : 흰 구름 가을빛이 강에 가득 차가워라.



주하평양(舟下平壤)-신광수(申光洙)

배로 평양으로 내려가다-

秋風一別降仙樓(추풍일별강선루) : 가을바람 한 갈래 선루로 내려오고
峽水如天倒碧流(협수여천도벽류) : 하늘같은 골짝 물은 거꾸로 푸르게 흐른다.
片帆飛廻三百里(편범비회삼백리) : 쪽배는 날듯이 삼백 리를 돌아오니
牡丹峰色到船頭(모란봉색도선두) : 모란봉 빛깔이 뱃머리까지 이르렀구나.



금강정야별(錦江亭夜別)-신광수(申光洙)

금강정에서 밤에 이별하며

行人更上錦江亭(행인갱상금강정) : 떠나는 이가 다시 금강정에 오르니
月色紅欄似有情(월색홍난사유정) : 붉은 물결에 달빛은 마치 정이라도 있는 듯.
北斗七星橫已半(북두칠성횡이반) : 북두칠성은 이미 반이나 기울었는데
不歸何事到鷄鳴(불귀하사도계명) : 무슨 일로 돌아가지 못하고 닭음소리만 듣나.



등악양루탄관산융마(登岳陽樓歎關山戎馬)-신광수(申光洙)

악양루에 올라 관산융마를 탄식하다

秋江寂寞魚龍冷(추강적막어룡냉) : 가을 강은 적막하고 물고기는 찬데
人在西風仲宣樓(인재서풍중선루) : 사람은 찬 바람 부는 중선루에 있노라.
梅花萬國聽暮笛(매화만국청모적) : 천지에 매화꽃 피고 저물녘에 피리소리
桃竹殘年隨白鷗(도죽잔년수백구) : 도죽 지팡이에 의지한 늙은이 백구를 따르노라.
烏蠻落照倚檻恨(오만낙조의함한) : 해지는 저녁, 오만의 땅에서 난간에 기대니
直北兵塵何日休(직북병진하일휴) : 북녘 전쟁은 어느 때나 그칠런가.
春花故國?淚後(춘화고국천루후) : 고향의 봄꽃에 눈물 흘리며 떠난 뒤
何處江山非我愁(하처강산비아수) : 어느 곳 강과 산이 나의 근심 아니리오.
新蒲細柳曲江苑(신포세류곡강원) : 새 부들, 가는 버들 늘어선 곡강의 동산
玉露靑楓夔子州(옥로청풍기자주) : 옥 이슬, 푸른 단풍 기자의 고을이라.
靑袍一上萬里船(청포일상만리선) : 선비로 한번 만 리 뱃길에 오르니
洞庭如天波始秋(동정여천파시추) : 하늘 같은 동정호, 물결이 가을을 알린다.
無邊楚色七百里(무변초색칠백리) : 끝없는 초나라 경물 칠백 리
自古高樓湖上浮(자고고루호상부) : 예부터 높은 누각 호수 위에 떠있었다.
秋聲徙倚落木天(추성사의낙목천) : 가을소리는 낙엽 지는 가을에 옮아와 기대어
眼力初窮靑草洲(안력초궁청초주) : 푸른 풀 가득한 섬을 끝없이 바라보노라.
風煙非不滿目來(풍연비불만목래) : 바람과 안개 눈에 가득 한없이 부는데
不幸東南飄泊遊(불행동남표박유) : 불행히도 나는 동남으로 떠도는구나.
中原幾處戰鼓多(중원기처전고다) : 중원 땅에는 몇 곳이나 전쟁이 잦은가
臣甫先爲天下憂(신보선위천하우) : 신하인 두보는 남 먼저 세상 위해 근심하였어라.
靑山白水寡婦哭(청산백수과부곡) : 푸른 산, 깨끗한 물가에서 과부는 울었고
??葡萄胡馬?(목숙포도호마추) : 거여목과 포도 우거진 곳에 오랑캐 말도 울었다.
開元花鳥鎖繡嶺(개원화조쇄수령) : 개원연간의 꽃과 새들은 수령궁에 갇혀서
泣聽江南紅荳謳(읍청강남홍두구) : 눈물을 흘리며 강남의 붉은 콩 노래를 들었어라.
西垣梧竹舊拾遺(서원오죽구습유) : 서원의 오동나무와 대나무는 옛 두보의 것이리니
楚戶霜砧餘白頭(초호상침여백두) : 초나라 민가의 서리 낀 다듬이 소리에 백발만 남았구나.
蕭蕭孤棹犯百蠻(소소고도범백만) : 쓸쓸하고 외로운 배가 백만 지역으로 들어가니
百年生淮三峽舟(백년생회삼협주) : 백년 인생이 삼협을 지나는 배와 같구나.
風塵弟妹淚欲枯(풍진제매루욕고) : 풍진 속에 오누이들 눈물이 마르려고 하고
湖海親明書不投(호해친명서불투) : 호수와 바닷가 친구들 소식마저 전하지 못하는구나.
如萍天地此樓高(여평천지차루고) : 떠도는 부들 같은 세상, 이 높은 누각
亂代登臨悲楚囚(난대등림비초수) : 어지러운 시대에 올라보니 초나라 죄수가 슬러진다.
西京萬事奕棋場(서경만사혁기장) : 서경의 온갖 일들이 한 바탕 장지판
北望黃屋平安不(북망황옥평안부) : 북으로 임금님의 안부가 어떠한지 알고 싶도다.
巴陵春酒不成醉(파릉춘주불성취) : 파릉의 봄술에 취하지 못하여
金囊無心風物收(금낭무심풍물수) : 비단 주머니에 풍물 읊은 시 담을 마음이 없어진다.
朝宗江漢此何地(조종강한차하지) : 조종강한, 이것들이 어떠한 땅인가
等閒瀟湘樓下流(등한소상루하류) : 한가하게 소상의 강물은 누대 아래로 흘러간다.
蛟龍在水虎在山(교룡재수호재산) : 교룡은 물에 있고, 범은 산에 있나니
靑?朝班年幾周(청쇄조반년기주) : 궁궐에서 조회하던 일이 몇 년이나 지났는가.
君山元氣?蒼邊(군산원기망창변) : 차고도 아득한 둘레 군산의 원기가 서려있고
一簾斜陽不滿鉤(일렴사양불만구) : 한 발 지는 해는 낚싯배를 채우지 못하는구나.
三聲楚猿喚愁生(삼성초원환수생) : 세 마디 초나라 원숭이 울음소리가 근심을 불러와
眼穿京華倚斗牛(안천경화의두우) : 두성과 우성에 기대어 서울을 눈이 뚫어지게 바라본다.



한벽당십이곡12(寒碧堂十二曲12)-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寒碧堂中罷宴曲(한벽당중파연곡) : 한벽당 안에서 잔치 끝내는 노랫소리
黃花亭北春草綠(황화정북춘초록) : 황화정 북쪽에는 봄풀이 푸르기만 하구나.
此地年年多別離(차지년년다별리) : 이 곳에는 해마다 이별도 많으니
送君迎君日不足(송군영군일부족) : 낭군 보내고 맞는 일에 날이 부족하여라



한벽당십이곡11(寒碧堂十二曲11)-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寒碧堂前曲曲水(한벽당전곡곡수) : 한벽당 앞, 굽이굽이 흐르는 물
欄干臨照如花人(난간림조여화인) : 난간에 비친 꽃 같은 사람들 있어라.
無端打起鴛鴦隊(무단타기원앙대) : 무단히 원앙새들을 때려 일으켜
?得使君回首嗔(잠득사군회수진) : 사군님 돌아보고 진노하게 하잔다.



한벽당십이곡10(寒碧堂十二曲10)-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中營令監夾袖綠(중영영감협수록) : 중군영의 염감님 동달이 색은 녹색
寒碧堂中賭雙陸(한벽당중도쌍륙) : 한벽당 안에서 쌍륙놀이를 하는구나.
少年豪氣勝文官(소년호기승문관) : 소년의 호방한 기운이 문관을 이겨
抛擲粧刀百金直(포척장도백금직) : 백금짜리 장도칼을 바로 던져주는구나.



한벽당십이곡9(寒碧堂十二曲9)-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二十衙客面如玉(이십아객면여옥) : 스무 살 관아 손님 얼굴 옥 같아
奪取銀?多戱劇(탈취은차다희극) : 은비녀 빼앗아 장난질이 심하구나.
寒碧堂中不肯歸(한벽당중불긍귀) : 한벽당 안에서 돌아가려 하지 않고
滿堂明月要人宿(만당명월요인숙) : 당에 가득 밝은 달빛, 사람 맞아 묵는다.



한벽당십이곡8(寒碧堂十二曲8)-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寒山白苧梨花白(한산백저이화백) : 한산의 세모시는 배꽃보다 희고
削作雙針衫袖窄(삭작쌍침삼수착) : 쌍침적삼 지어 입으니 소매가 솔다.
寒碧堂中五月時(한벽당중오월시) : 한벽당 안, 오월달에는
風多力弱不堪着(풍다력약불감착) : 바람 많고 힘이 약해 몸에 붙기 어렵구나.



한벽당십이곡7(寒碧堂十二曲7)-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寒碧堂中夜宴歸(한벽당중야연귀) : 한벽당 안 밤 연회에서 돌아오니
松都?客到多時(송도고객도다시) : 송도의 상인이 와서 기다린 지 오래라.
又被案前催入直(우피안전최입직) : 또 안전께서는 입직하라는 재촉을 받아
背人燈下著羅衣(배인등하저라의) : 돌아누워 등불 아래서 옷 갈아입는다오.



한벽당십이곡6(寒碧堂十二曲6)-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寒碧堂中各官行(한벽당중각관행) : 한벽당 안에는 각가지 관의 행사
現身依例帖子呈(현신의례첩자정) : 의례에 따라 현신하여 첩자를 드린다.
花押着成紅踏印(화압착성홍답인) : 수결로 확인하고 붉은 도장 찍은 뒤
錢文三兩作人情(전문삼량작인정) : 엽전 석량으로 사람의 정을 맺는단다.



한벽당십이곡5(寒碧堂十二曲5)-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色紅綾時體宜(연색홍릉시체의) : 연한 빛 붉은 비단 시체에 어울려
裁成裙樣學京師(재성군양학경사) : 새로 지은 치마모양 서울서 배워왔다.
綺筵催上多羞?(기연최상다수삽) : 화려한 자린지라 모두가 부끄러워
寒碧堂中對舞遲(한벽당중대무지) : 한벽당 안에 얼이춤 느리기만 하여라.



한벽당십이곡4(寒碧堂十二曲4)-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春城聯袂踏輕埃(춘성련몌답경애) : 봄성에 소매 맞대고 가볍게 걸어와
寒碧堂中習樂回(한벽당중습락회) : 한벽당 안에서 음악 익히고 돌아간다.
齊唱完山新別曲(제창완산신별곡) : 완산 신별곡 입 모아 부르고
判官來日壽筵開(판관내일수연개) : 내일은 판관 어른 수연잔치를 연단다.



한벽당십이곡3(寒碧堂十二曲3)-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全州兒女學男裝(전주아녀학남장) : 전주 아녀자 남자 복장을 좋아해
寒碧堂中劍舞長(한벽당중검무장) : 한벽당 안에서 칼춤을 잘추는구나.
轉到溜?看不見(전도류리간불견) : 유리 빛 푸른 물에서는 보이지 않아
滿堂回首氣如霜(만당회수기여상) : 당에 머리 돌리니, 가득한 기운 서릿발 같아라.



한벽당십이곡2(寒碧堂十二曲2)-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全羅使道上營新(전라사도상영신) : 전라감사 되어 새로 병영에 오르면
寒碧堂中別看春(한벽당중별간춘) : 한벽당 안에서 유별난 봄맞이 벌어진다.
借問敎坊誰第一(차문교방수제일) : 묻노니, 교방에서는 누가 가장 예쁜가
錦屛紅燭夜來人(금병홍촉야래인) : 금병풍 타는 촛불에 밤에 오는 사람이란다.



한벽당십이곡1(寒碧堂十二曲1)-신광수(申光洙)

한벽당 십이 곡

今日不留來日至(금일불류내일지) : 오늘이 머물지 않아야 내일이 오고
來日又去花滿地(내일우거화만지) : 내일이 떠 가야 꽃 피어 땅에 가득하리라.
人生幾何非百年(인생기하비백년) : 인생이 몇 년이야 백년도 아닐텐데
寒碧堂中每日醉(한벽당중매일취) : 합벽당 안에서 매일 취하여 사노라.



부낙도중(赴洛途中)-신광수(申光洙)

낙도로 가는 중에

明月行人滿地霜(명월행인만지상) : 밝은 달빛 아래 행인, 땅에는 서리 가득
靑山開處見東方(청산개처견동방) : 푸른 산 열린 곳에 동쪽이 훤히 보인다.
鷄聲聽盡楊州路(계성청진양주로) : 닭 우는 소리 들리는 양주 고을 가는 길
應不鳴鐘入漢陽(응불명종입한양) : 종소리 나기 전에 한양 땅에 들어가리라.



사월우(四月雨)-신광수(申光洙)

사월에 오는 비

四月移秧雨(사월이앙우) : 사월 모내기 비
深村宿處驚(심촌숙처경) : 깊숙한 마을 잠자리 놀란다.
八方均一潤(팔방균일윤) : 천지를 고루 적시고
終夜有餘聲(종야유여성) : 밤새도록 빗소리 들린다.
赤地哀前歲(적지애전세) : 말라버린 땅, 지난해는 애닯으나
玄雲降上誠(현운항상성) : 주상의 정성에 검은 구름 내린다.
君王倚鳩杖(군왕의구장) : 임금님 지팡이에 의지하여
聽或到天明(청혹도천명) : 혹 빗소리 들으며 밤을 지새울 것이라.



일월도주중(日月島舟中)-신광수(申光洙)

일월도 가는 배 안에서

歸舟三宿海雲間(귀주삼숙해운간) : 돌아오는 배에서 삼 일간을 바다 구름 속에 묵으며
千里訛言一日還(천리와언일일환) : 천릿길 하루에 돌아온다고 누가 잘못 말하였는가.
復恐風濤作戱劇(부공풍도작희극) : 바람과 물결 장난질 할까 다시 두려워져
何論水土損容顔(하론수토손용안) : 어찌 물과 흙이 얼굴을 헤친다고 논하는가.
南漂幸不琉球國(남표행불류구국) : 남으로 표류하다 다행시도 유구로 기지 않고
北渡重輕日月山(북도중경일월산) : 북으로 중경을 건너 일월산을 지나간다.
莞島如鳥漸如馬(완도여조점여마) : 새 같은 완도가 점점 말과 같아지고
?工未雨急?攀(소공미우급제반) : 사공은 비 내리기 전에 급히 배를 모는구나.



망달마산(望達磨山)-신광수(申光洙)

달마산 바라보며

船頭忽見達磨山(선두홀견달마산) : 뱃머리에 홀연 달마산 나타나니
今日知吾始北還(금일지오시북환) : 오늘에야 비로소 북쪽으로 돌아간다.
鞍馬莫言三倍道(안마막언삼배도) : 역마길이 세 배나 되는 험한 길이라 이르지 말라
此身登陸是人間(차신등륙시인간) : 이 몸이 육지에 올라야 비로소 인간세상이로다.



추자도전양망한라산(楸子島前洋望漢拏山)-신광수(申光洙)

추자도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며

추자도 앞바다

萬里南征始北還(만리남정시북환) : 만 리 남쪽 여행하다 북으로 돌아가며
滄波遠望漢拏山(창파원망한라산) : 푸른 물결 속 아득히 한라산 바라본다.
美人相送孤舟處(미인상송고주처) : 미인이 외로운 배 전송하던 곳

煙雨蒼蒼一宿間(연우창창일숙간) : 안개비 짙푸른 하룻밤 사이의 일들이여.



춘수(春愁)-신광수(申光洙)

봄날 수심

地深明月浦(지심명월포) : 땅 깊은 명월포고
春暗綠橙城(춘암록등성) : 봄 어둑한 녹등성이라.
官妓能調馬(관기능조마) : 관청의 기녀는 말도 잘 타고
船人不畏鯨(선인불외경) : 뱃사공은 고래도 두려하지 않는다.
文章風土記(문장풍토기) : 문장은 풍토기요
花鳥月朝評(화조월조평) : 꽃과 새는 월조평이라
知海防營將(지해방영장) : 바다를 아는 방영장이
時來慰客情(시래위객정) : 때때로 찾아와 나그네 마음 위로한다.



발소안도(發蘇安島)-신광수(申光洙)

소안도를 떠나며

長風一千里(장풍일천리) : 천리에 긴 바람
極目水如藍(극목수여람) : 쪽빛 같은 물 눈에 가득
日月行無外(일월행무외) : 해와 달은 운행에 밖이 없고
鯤鵬力盡南(곤붕력진남) : 곤새와 붕새, 힘써 남으로 간다.
蓬瀛元此地(봉영원차지) : 신선 노니는 봉래와 영주 바로 이곳
秦漢昔空談(진한석공담) : 신선 찾은 진한은 헛된 소리 하였구나.
嶽頂春分夕(악정춘분석) : 춘분 날 저녁 산봉우리에서
明星手可探(명성수가탐) : 밝은 별을 손으로 만질 것만 같아라.



지반양망한라산(至半洋望漢拏山)-신광수(申光洙)

반양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며

靑靑天水有無間(청청천수유무간) : 새파란 하늘물이 있는 듯 없는 듯
使者孤舟向百蠻(사자고주향백만) : 사신의 외로운 배, 백만 땅 향해 간다.
一片白雲南極外(일편백운남극외) : 한 조각 흰 구름 남쪽 밖에 떠있는데
?工道是漢拏山(소공도시한라산) : 사공은 이것이 한라산이라고 말해준다.



입도문(入都門)-신광수(申光洙)

도문에 들어서며

春初亭前落帆催(춘초정전락범최) : 춘초정 앞에 돛 내리고는
船頭騎馬雨中來(선두기마우중래) : 뱃머리에서 말 타고 빗속을 온다.
三年綠水靑山事(삼년녹수청산사) : 삼년 푸른 물, 푸른 산의 일
一入都門滿面埃(일입도문만면애) : 도문에 들자 얼굴 가득 먼지가 인다.



진산협행(珍山峽行)-신광수(申光洙)

진산 산곡을 지나며

客路回回盡(객로회회진) : 나그네 길 돌고 돌아 끝나니
林開小見天(임개소견천) : 숲이 열리고 조금 하늘이 보인다.
午鳩千疊?(오구천첩장) : 일 천 봉우리 산 속에 낮 비둘기
春雨數家田(춘우수가전) : 몇 집 농가에 봄비가 내리는구나.
兒問靑魚價(아문청어가) : 아이는 청어 값을 묻고
翁憂白骨錢(옹우백골전) : 늙은이는 장례 비용을 걱정한다.
生涯與官令(생애여관령) : 인간의 삶과 관청의 명령
何地不可憐(하지불가련) : 어느 땅에선들 가련하지 않을까.



제이산인유거(題李山人幽居)-신광수(申光洙)

이산인 유거에 제하다

處士誅茅僻(처사주모벽) : 처사의 초가집 궁벽한 곳이라
山居?所聞(산거협소문) : 산중 거처가 소문과 꼭 같아라.
春籬通筒溜(춘리통통류) : 봄 울타리 대나무 홈통에 물 듣고
朝俓布松雲(조경포송운) : 아침 좁은 길에 솔 구름 깔려있다.
好僕能動力(호복능동력) : 착한 머슴은 부지런히 움직이고
癡兒已誦文(치아이송문) : 어린 아이는 이미 글을 외고 있다.
百年知此足(백년지차족) : 백년 인생을 이런 만족 안다니
多事愧吾君(다사괴오군) : 참으로 나는 그대에게 부끄럽구나.



설복(設卜)-신광수(申光洙)

운세보기

開卦疎簾下(개괘소렴하) : 성긴 발 아래서 점괘 푸노니
焚香小雨中(분향소우중) : 가랑비 내리는 중에 향불을 피운다.
總綠多疾病(총록다질병) : 모두가 내 몸에 병이 많아서라
非欲問窮通(비욕문궁통) : 궁하고 통하고를 묻는 것은 아니로다.
衣食猶?歲(의식유풍세) : 의식은 오히려 풍년의 살림이고
詩書幸古風(시서행고풍) : 시와 글은 다행히도 고풍스럽도다.
行藏元自卜(행장원자복) : 살아온 날들을 스스로 돌아봐도
四十衆人同(사십중인동) : 내 나이 마흔에 다른 사람과 다름없도다.



중년(中年)-신광수(申光洙)

중년

陋巷存吾道(누항존오도) : 서민의 동네에 내 길 있나니
中年識世情(중년식세정) : 중년 나이에 세상맛을 알겠다.
孤燈宜夜讀(고등의야독) : 외로운 등불엔 책 읽기 좋고
細雨試春耕(세우시춘경) : 보슬비에는 봄농사 시작한다.
交際猶多事(교제유다사) : 사교엔 오히려 일이 많고
文章不用名(문장불용명) : 글을 지음에는 명예가 필요 없다.
向來何衰衰(향래하쇠쇠) : 지금껏 내 삶은 어찌나 궁색한가.
行止問君平(행지문군평) : 잠시 점쟁이 엄군평에게 물어보련다.



모투정안(暮投靖安)-신광수(申光洙)

저물어 정안에 투숙하다

山雪蕭條夕(산설소조석) : 산에 눈 내려 쓸쓸한 저녁
行人與鳥歸(행인여조귀) : 행인은 새와 함께 돌아온다.
寒溪頻曲折(한계빈곡절) : 차가운 냇물은 구불구불
古木梢依?(고목초의희) : 묵은 나뭇가지 어렴붓하다.
村戶秋租盡(촌호추조진) : 농가에 가을 세납 다하여
盤餐夜味稀(반찬야미희) : 밤 밥상에는 반찬이 드물다.
主翁頗好意(주옹파호의) : 마음 좋은 주인어른은
扶杖送柴扉(부장송시비) : 지팡이 짚고 사립문까지 나온다.



暮投晴安(모투청안)-申光洙(신광수)

저물어 정안에 묵다

山雪蕭條夕(산설소조석) : 산에 눈 내려 쓸쓸한 저녁
行人與鳥歸(행인여조귀) : 길손은 새와 함께 돌아오네.
寒溪頻曲折(한계빈곡절) : 차가운 냇물은 구불구불하고
古木梢依?(고목초의희) : 오래된 나뭇가지 비슷하다
村戶秋租盡(촌호추조진) : 고을엔 집집마다 가을 구실 다하여
盤餐夜味稀(반찬야미희) : 밤 밥상엔 반찬이 드물구나.
主翁頗好意(주옹파호의) : 늙은 주인 마음 자못 따뜻하여
扶杖送柴扉(부장송시비) : 지팡이 짚고 나와 사립문에서 배웅하네.



詩人(시인)-申光洙(신광수)

시인

曲口桃花發(곡구도화발) : 골짜기 어구에 복사꽃 활짝 피어
南隣照眼明(남린조안명) : 남쪽 이웃이 환하게 눈에 밝구나.
詩人隨意往(시인수의왕) : 시인은 흥을 따라 떠나가고
春鳥得時鳴(춘조득시명) : 봄새는 시절 따라 우는구나.
世路年年改(세로년년개) : 세상일은 해마다 달라져도
天機日日生(천기일일생) : 하늘의 기미는 날마다 살아있다
晩風吹白髮(만풍취백발) : 저녁 바람이 백발에 불어와
川上不勝情(천상불승정) : 냇가에 앉은 나는 마음을 가누지 못하노라.



盡日(진일)-申光洙(신광수)

하루 종일

盡日茅茨靜(진일모자정) : 종일토록 산골 띠 집 고요하고
飛花滿四隣(비화만사린) : 날아드는 꽃잎 사방에 가득하다.
雨中鷄抱子(우중계포자) : 비는 내리는데 닭은 알을 품고
籬下犬?人(리하견호인) : 울타리 아래서는 개가 사람을 향해 짖어단다
山邑俗還古(산읍속환고) : 산 고을 풍속은 옛날 같아
田家道不貧(전가도불빈) : 농가의 사람 도리는 가난하지 않도다.
機心吾已息(기심오이식) : 기회를 노리는 마음 이미 버렸으니
生事鹿門春(생사록문춘) : 사는 일이 한가로운 봄날이여



寄文初(기문초)-申光洙(신광수)

동생 문초에게

愛弟隨慈母(애제수자모) : 사랑하는 내 아우는 어머님 따라
外家爲客多(외가위객다) : 외가에 가 사는 일이 많았다.
白雲孤自居(백운고자거) : 구름 절로 떠가는데
芳草歇如何(방초헐여하) : 향기로운 풀 다하면 어찌하나
別覺詩情損(별각시정손) : 떨어져 시정이 더는 것을 알겠고
病憐春色過(병련춘색과) : 병들어 춘색이 지나감이 안타까워라.
亦知君念我(역지군염아) : 네가 또 날 생각하는 줄 알겠으니
幽夢到中阿(유몽도중아) : 깊은 꿈속에서 너 있는 곳에 이른다.



新居春日(신거춘일)-申光洙(신광수)

신거춘일

結廬人境外(결려인경외) : 사람 사는 고을 밖에 집 짓고
春日獨徘徊(춘일독배회) : 봄날을 홀로 배회한다.
坐石孤雲起(좌석고운기) : 돌에 앉으니 구름은 일어나고
移花細雨來(이화세우래) : 꽃으로 옮겨가니 가랑비가 내리는구나.
道心隨地得(도심수지득) : 도의 마음은 땅 따라 얻고
生事逐時開(생사축시개) : 살아가는 일은 때를 따라 열린다네.
鷗驚西溪上(구경서계상) : 서녘 내 위에 놀라는 해오라기
終年兩不猜(종년양불시) : 죽도록 둘은 서로 시기하지 않는구나.



春日途中(춘일도중)-申光洙(신광수)

봄날 길을 걸으며

處處催農事(처처최농사) : 가는 곳마다 농사일 바쁘고
江南穀雨晴(강남곡우청) : 강남엔 때는 곡우인데 날은 개었구나.
日斜村鼓急(일사촌고급) : 해 저무는데 북소리 급하고
春暖野雲生(춘난야운생) : 봄날은 따뜻한데 구름 이는구나.
掠水飛花片(약수비화편) : 물을 스치며 날아오르는 꽃잎들
連空百鳥聲(연공백조성) : 하늘엔 수백 마리 새소리 들려온다.
行人眼自醉(행인안자취) : 행인의 눈빛 술에 취하여
暫夢洛陽城(잠몽낙양성) : 잠깐 낙양성의 일을 꿈꾸어본다



野老(야로)-申光洙(신광수)

들판 늙은이

野老時相見(야로시상견) : 들 늙은이 서로 만나
簾前送始回(염전송시회) : 울타리 앞에서 헤어져 돌아온다.
讀書松子落(독서송자락) : 글 읽는데 솔방울 떨어지고
多病菊花開(다병국화개) : 병이 많아도 국화꽃은 피는구나.
巢許非高士(소허비고사) : 소부와 허유는 높은 선비 아니라
夔龍接儁才(기룡접준재) : 실은 기룡이 준재를 만난 격이라네.
腐儒無一事(부유무일사) : 썩은 선비 할 말 하나 없이
耕鑿十年來(경착십년래) : 농사지은 지 십년이 다 되었다오.



幽居(유거)-申光洙(신광수)

조용히 살며

曲口宜初夏(곡구의초하) : 산골짝 입구는 초여름이 좋아
??黃鳥聞(앵앵황조문) : 앵앵 꾀꼬리 소리 드려온다.
靑林常欲雨(청림상욕우) : 푸른 숲엔 항상 비가 내리려하여
素璧不勝雲(소벽불승운) : 깨끗한 하늘은 구름을 이기지 못 한다
漸就桑麻事(점취상마사) : 차츰 뽕과 마 농사철에 접어들어
新成子弟文(신성자제문) : 새로이 자제들의 글공부도 이루어진다.
桃花曾不種(도화증부종) : 내가 일찍이 복사꽃 심지 않았느니
非是絶人群(비시절인군) : 곧 사람들을 멀리하지 않으려 함이라네.



採薪行(채신행)-申光洙(신광수)

나무꾼의 노래

貧家女奴兩脚赤(빈가여노양각적) : 두 다리 다 맨발인 가난한 집 여종
上山採薪多白石(상산채신다백석) : 돌 많은 산에 올라 땔 나무한다
白石傷脚脚見血(백석상각각견혈) : 돌에 부딪혀 다리가 상하고, 상한 다리엔 피 흐르고
木根入地鎌子析(목근입지겸자석) : 나무뿌리 땅에 박혀 낫으로 찍어보네
脚傷見血不足苦(각상견혈부족고) : 상한 다리에 피 보여도 아파하지 않네
但恐鎌折主人怒(단공겸절주인노) : 낫 부러진 것에 주인 노할까 두려워하네
日暮載薪一束歸(일모재신일속귀) : 날이 저물자 섶 묶어 이고 집으로 오지만
三合粟飯不療飢(삼합속반불요기) : 서 홉 조 밤 요기가 안 된다네
但見主人怒(단견주인노) : 주인 꾸중만 받고
出門潛啼悲(출문잠제비) : 대문밖에 나와 눈물을 흘리며 슬피우네
男子怒一時(남자노일시) : 남자의 꾸중은 그 때 뿐이지만
女子怒多端(여자노다단) : 여자의 꾸중은 끝이 없다네
男子猶可女子難(남자유가여자난) : 남자야 그래도 견딜 수 있지만 여자는 너무 속상해



還家感賦(환가감부)-申光洙(신광수)

집에 돌아와서

半歲奏京客(반세주경객) : 반년을 서울에서 나그네로 살아
還家懷抱新(환가회포신) : 집에 돌아오니 회포가 새롭구나
依然候門子(의연후문자) : 기다리는 아이들은 여전한데
不復何機人(불부하기인) : 베 짜던 그 사람은 어찌 다시 안 보이나
有恨同貧賤(유한동빈천) : 함께 한 가난도 한 맺히는데
無情隔鬼神(무정격귀신) : 무정하다, 귀신 되어 이별이라니
虛惟一哭罷(허유일곡파) : 빈소에서 한바탕 곡하고 생각해보니
廓落暮年身(곽락모년신) : 홀로 남겨진 늙은이 신세



기패기송낭(寄浿妓松娘)-신광수(申光洙)

평양 기생 송랑에게

巫山曾不作因緣(무산증불작인연) : 일찍이 무산의 인연일랑 미처 못 맺고
別後前遊細可憐(별후전유세가연) : 이별한 후 전의 놀던 일 너무 아쉬워라
綺席偸分藏果?(기석투분장과협) : 잠자리에서 다투던 일, 과일 상자에 넣고
紅裙笑蕩採菱船(홍군소탕채릉선) : 다홍치마 입고서 마름 캐는 배에서 활짝 웃던 너
關河楚國今千里(관하초국금천리) : 우리 놀던 관서의 물가, 이제는 천리 머나먼 땅
煙月楊州又一年(연월양주우일년) : 태평한 양주에서 또 일년이 지나가네
浮碧練光歌舞地(부벽련광가무지) : 부벽루 연광정은 가무의 고장
玉人能憶舊詩仙(옥인능억구시선) : 그대는 지금도 기억할거야 그 옛날 시 잘 짓던 이를



峽口所見(협구소견)-申光洙(신광수)

골짜기 입구에서 본 것

靑裙女出木花田(청군여출목화전) : 푸른 치마 입은 부녀 목화밭 가다
見客回身立路邊(견객회신입노변) : 길손 보자 몸 돌려 길섶에서 걸음 멈추네
白犬遠隨黃犬去(백견원수황견거) : 삽살이가 멀리서 따라 오니 누렁이가 따라서 가고
雙還却走主人前(쌍환각주주인전) : 사람도 짐승도 도리어 임자 향해 달려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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