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3m 위까지 솟구쳐 바닷새 잡아먹는 사냥꾼
백상아리
'뚜루루뚜뚜'라는 경쾌한 후렴구로 인기가 있는 우리나라 동요 '상어가족'의 영문판 '베이비샤크(Baby Shark)'가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에 32위로 진입해서 오랫동안 순위권에 머무른적이 있어요. 우리나라 동요가 빌보드 100위권 내에 진입한 것은 최초라고 해요.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상어가족은 뾰족한 코와 아가미 지느러미 생김새를 봤을 때 '백상아리'〈사진〉로 보여요. 그런데 노래 제목처럼 상어도 가족을 이룰까요?
핏줄로 이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밥은 같이 먹는 '식구'랍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물개섬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백상아리는 2~6마리씩 고정 멤버를 갖춰 매년 같은 지역을 다시 찾는다고 해요. 이들은 사냥터를 공유하는 사이니까, 한솥밥을 먹는 식구라고 비유할 수 있어요. 사람은 식사할 때 웃어른부터 수저를 드는데, 백상아리 사회에서는 나이와 경험이 많고 덩치가 클수록 먼저 사냥권을 갖는다고 합니다. 때로는 사냥한 먹잇감을 나눠 먹기도 한대요.
백상아리는 보이지 않는 먹잇감도 찾아내는 능력이 있어요. 상어는 인간이 가진 오감(시각·촉각·후각·미각·청각)에 더해 여섯 번째 감각이 있기 때문이죠. 이들은 머리와 아가미 부분의 작은 구멍인 로렌치니 기관(Lorenzini's organ)으로 미세한 자기장을 감지해요. 동물은 움직일 때 근육에 미약한 전류가 흐르며 자기장을 만들지요. 상어는 로렌치니 기관에 의지해 물이 탁해 먹이가 보이지 않아도, 먹이가 모래 아래 숨어 있어도 찾아낼 수 있어요. '최강의 어류'라고 불리는 이유지요. 보이지 않는 먹이를 포착해서 시속 40㎞로 헤엄쳐 따라붙고, 때로는 해수면 3m 위로 솟구쳐 바닷새도 잡아먹는 사냥꾼이거든요.
백상아리는 몸속 자궁에 알 3~14개가량을 낳아요. 알은 어미 몸속에서 11개월 동안 1m 길이 새끼 상어로 자라나요. 새끼 상어 턱은 한 달 만에 발달해서 때로는 자궁 내에서 새끼 상어끼리 서로 잡아먹기도 해요. 모친의 체내에 있을 때부터 혹독한 생존 경쟁이 시작되는 거죠.
백상아리는 영화 '죠스'에서 사람을 마구 공격해 공포를 안겼죠. 상어가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은 사람을 먹이로 오인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잠수부, 서퍼, 수영객, 작은 보트를 타고 있는 사람이 위험해요. 또 상어의 세력권 내에 들어가 침입자로 간주될 때, 상어가 동물의 피 냄새 때문에 자극을 받았을 때가 위험해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상어가 인명 피해를 일으키는 일은 드물어요. 이들이 주로 출현하는 지역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이기 때문이죠.
그나마도 전 세계에서 상어가 사람을 습격하는 것은 매년 50~75건이고, 그중에 5~10명이 사망한다고 해요. 해난 사고에 의한 인명 사고와 비교하면 숫자 자체는 작다고 볼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