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읍성에서 차로 5분정도의 거리에 해미순교성지가 있다. 병인 박해 때 많은 신자들을 이 곳 여숫골에 생매장하고 진둠범에 밀어 넣어 죽게 했던 순교지를 기념하기 위해 성당과 순교기념관, 무명순교자들의 묘, 진둠범, 순교자탑 등을 만들어 기리고 있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여 곳곳에 그 흔적이 있다. 기념관에 들어서니 신자는 아니지만 마음이 숙연해 진다. 목숨 대신 신을 택한 많은 순교자 들의 희생이 안타깝다. 생매장 당한 '진둠범을 바라보니 눈물이 난다. 무명순교자들의 묘 앞에서 그 분들의 명복을 빌어 본다. 마음이 짠하다. 괜히 십자가의 길 14처를 둘러보며 코로나 19가 빨리 사라지기를 기도해 본다.
해미순교성지
생명의 책
프란치스코 교황(2014. 8.14~18)이 이곳 해미순교성지에서 이루어진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에서
말씀하신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남기기 위한 조형물이다.
작품 속에 심겨진 호야나무는 과거 천주교 박해의 아픔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가능성을 염원하고자 하였다.
1866년(조선 고종 3) 병인박해(丙寅迫害) 이후 1882년(고종 19) 사이에 진행된 천주교 박해 때
충청도 각 고을에서 붙잡혀온 천주교 신자 1000여 명이 생매장당한 곳이다.
당시 천주교 신자들을 해미읍성 서문 밖의 돌다리에서 자리개질 등으로 처형하였는데,
숫자가 너무 많자 해미천에 큰 구덩이를 파고 모두 생매장하였다고 전한다.
당시 죽음을 앞둔 천주교 신자들이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기도를 하였는데,
마을 주민들이 이 소리를 '여수머리'로 잘못 알아들어 이곳을 '여숫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신자들을 묶어 물속 둠벙에 빠뜨려 생매장을 시켰던 진둠벙과 해미천 옆에 생매장당한 이름 없는 순교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하여 높이 16m의 '해미순교탑', 무명순교자의 묘, 유해발굴지에 조성된 노천성당,
서문 밖 순교지에 있던 자리개돌 원석이 보존되어 있다.
해미순교성지 인근에는 내포 지방에서 해미로 넘어가는 순교자 압송로였던 한티 고개가 있다.
고갯길에 있는 십자가의 길은 정상에 1처가 시작되어 해미 방면으로 14처가 설치되어 있다.
이름없는 집
순례자들이 이름 없는 순교자들을 기억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되새기기 위하여
'성경 이어쓰기'를 하는 곳으로서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해미순교성지 기념관
지름이 15m에 이르는 대형 봉분 형태로 지어진 연면적 176.72㎡(53.46평) 크기 기념관은
'순교자 유해 참배실'이라는 성격이 뚜렷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해미 첫 순교자인 인언민(마르티노)과 이보현(프란치스코)을 비롯해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 132위와 무명순교자 30위, 농바위 신자 순교자 17위 등 순교자들의 명단과
내포 및 해미읍성 지도 등이 눈에 들어온다.
이어 1800년대 말 충남 대덕군(현 대전시 대덕구) 오리공소에서 종 대신 사용했다는 뿔나팔,
진둠벙 위쪽 둑 아래에서 발견됐다는 길이 43㎝, 폭 5㎝ 휘광이 칼,
2004년 회화나무 복구 때 제거된 나뭇가지 일부, 인언민ㆍ이보현ㆍ김진후 초상 및 족보 등도 소개된다.
1864년판 묵상서 「회죄직지(悔罪直指)」, 1908년판 기도서 「일과절요(日課切要)」 등
고서적류도 전시돼 있다.
뒤쪽엔 성성규(안드레아) 화백이 제작한 입체작품들이 압권을 이룬다.
호야나무에 매달린 순교자들을 중심으로 자리개질을 당하는 순교자, 생매장 구덩이에 내던져진 순교자,
배교 유혹을 받는 순교자, 진둠벙에 수장당하는 순교자가 차례차례 세워져 있다.
기념관의 절정은 역시 유해참배실이다.
1935년 4월 당시 상홍리본당(현 동문동본당 관할 공소) 주임이던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
바로(P. Barraux, 범 베드로, 1932.7~1946 재임) 신부가 해미에서 발굴해 백씨문중 묘역에 모셨던
무명순교자들 유해로, 유해 발굴 당시 이 뼈들은 수직으로 선 채 발견돼 생매장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995년 원위치로 이장하면서 썩지 않은 뼈조각은 더 썩지 않도록 보존처리해 유해참배실에 모셨다.
치아는 총 242개로, 이 가운데 18위는 치아가 복원됐다.
이 밖에 바로 신부의 삶과 순교자 유해 이장 경위 등을 기록한 대형 패널도 전시관에 걸려 있다.
순교 자리개돌
진둠벙
신자들을 묶어 물웅덩이에 빠뜨려 수장시킨 진둠벙
무명 생매장 순교자들의 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