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이의 본명:
서락에서의 3일째 날이 밝았다.
오존이 많은 물가에서 酒님을 모시면 잘 취하지 않는 것 처럼 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적은양을 모신게 아닌데도 숙취 하나없이 깨끗하니 말이다.
喜雲閣 山莊
지리와 설악의 어느 산장치고 추억이 깃들지 않은곳이 없지마는 이곳은 약간은(?) 아찔한 추억이
어린 곳이다.
7,8년쯤 겨울, 양양 낙산호텔에서 쎄미나가 있었다.
님도 보고 뽕도 따야지.
짐이 많은 겨울 산행에다 카메라 장비까지 챙기고 저울에 달아보니 25kg이 상회한다.
여하튼........... 쎄미나 끝난후....
루루랄라~~~~~~~~~ 서락의 품으로 안겨들었다.
그러나, 루루랄라도 잠시. 연이어 나타나는 철난간과 계단길은 눈으로 매끈거리고....
평상시는 아무렇지도 않던길도 아이젠 차고도 조심조심.....아이고야~~~~~~~~
여차저차..... 희운각산장에 도착하니 기진맥진이다.
하룻밤 묵어가길 산장지기에게 청했더니 나혼자 때문에 난로 피우는 것이 싫었는지
소청산장 까지 올라가란다.
그러나...못가겠다고 우겨서 산장 전체를 독채 전세로 빌려서 자게되었다.
느긋하게 저녁과 酒님을 모신후, 2층 침상이 따듯할 것 같아 2층에다 침낭을 폈겠다.
피곤함과 酒氣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으며.... 더운 것같아 침낭 밖으로 나온것 까지는
어렴풋 한데.....
그다음날 눈을 떠보니 침낭이 아래로 떨어져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휴~~~~우
그 것이 만약에 석유난로 위로 떨어졌다면 난 어찌되었을까? 지금 생각해도 아찔아찔...
아침을 먹으며 전 영감이 힘드니 천불동으로 하산 해서 오색에 가서 온천욕이나 하고
상경하잔다.
아쉬움이 밀려오나....이길이 초행인 전 영감이 오즉했으면 이런 제안을 할까 하고
자위하며, 하산키로 한다.
무너미 고개를 넘으며 부터 흐르는 계곡물은 희운각 산장쪽 물과는 또다른 물줄기이다.
이틀간이나 제대로 씻지못한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좀 씻기로하고 계곡의 바위틈 뒤로
숨어든다. 살~~~~~며시~~~~~~~~~
그 청량감.... 시원함....
두 영감의 입에서 동시에 튀어나온말."내려가고 싶지 않다"
그러나...내려갈 수 밖에 없는 숙명(?)을 원망(?)하며 비선대 먹거리 마당까지 3시간만에
주파하는 노익장(?)을 과시했으나 두 영감 속마음...특히, 전 영감은 그곳의 더덕막걸리와
감자전 생각이 간절했음이 빠른 걸음의 원인이었을 것이다.
여하튼...........
산채비빔밥으로 점심까지 해결하니 예정의 반도 못한 산행의 아쉬움도 시나브로 사라지고
알딸딸한 주기 속에 천하가 내 세상 이렸다.
이제는 온천욕 하고.... 먹고...마시고.... 자는 일만 남았으니 말이다.
산행기 같지도 않은 산행기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신 동무들이여 무더운 날씨에 더욱더 무덥게
하여드린 것 같아 송구 하외다. 아침인데도 푸~~~~욱~~푸욱... 아이구~~~~더버라....
2005년 8월 7일 主日 아침 성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