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치러야 할 또 하나의 전쟁”
/ 박미경(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환경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市) 이상의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음식물쓰레기 직매립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직매립 금지”는 발생하는 모든 음식물쓰레기는 매립장에 반입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각해서 재로 매립되거나 처리시설을 거친 후에 잔재물이 매립되는 것은 가능하다.
음식물쓰레기는 생활쓰레기 종류중에서 가장 골치아픈 쓰레기이다.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들에도 음식류가 조금만 묻으면 폐기될 쓰레기로 취급되고, 매립장에서도 소각장에서도 악취와 침출수로 지역주민들을 거리시위로 내모는 동기를 제공한다. 정부도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국가적 낭비 규모가 15조원이라는 통계를 발표하면서까지 국민들에게 음식물쓰레기 문제를 부각시켜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곤 있으나 여의치 않은 것 같다. 여전히 생활쓰레기 중에서 음식물쓰레기 점유율이 25~30%를 차지하고 있다.
직매립 금지에 대비하느라 광주광역시 5개 자치구는 지금 단독주택과 30평 미만의 음식점을 대상으로 시범지역을 선정해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과 30평 이상의 일정규모의 음식점에 한정해서 실시해왔던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을 확대 실시하려는 것이다. 5, 6리터 크기의 분리배출 용기를 제공받은 세대라면 1주일에서 3일은 음식물쓰레기를 따로 모아 집앞에 내놓아야 한다. 지난 8월 각 구청은 주민들을 모아놓고 분리배출 용기에 대한 품평회를 실시한바 있다. 분리배출 용기를 주민들이, 특히 주부들이 직접 선택하도록 모처럼 열린 행정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이러한 노력이 얼마나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집집마다 음식물쓰레기 용기를 수거차량으로 모아야 하는 미화요원들의 쉽지 않은 노동도 문제거니와 용기를 채워 배출하려는 주부들의 부담감으로 너무 묵힌 음식물쓰레기가 양질의 사료 생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단독주택까지 확대하여 수거된 음식물을 광산구의 송대하수처리장에 설치하는 음식물쓰레기 제2처리시설을 통해 가축 사료로 생산할 계획이다.
음식물쓰레기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광주시민이 배출하는 모든 음식물쓰레기는 이제 두 곳의 사료화공장으로 모이게 된다. 가축사료로 재활용하는 것으로 전쟁은 끝나는게 아니다. 진짜 전쟁은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으려는 치열한 노력들을 말한다. 왜냐하면 재활용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배출하면서, 수거하면서, 사료로 탈바꿈시키는 과정 모든 곳에 우리의 세금과 자원이 투입된다. 따라서, 쓰레기문제 해결의 정답이 여전히 “원천감량”에 있듯이,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기 위한 전쟁을 우리는 매일 치러야 한다. 그러한 노력 후에 부득이 배출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만 대문밖에 놓여야 하는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진짜 이기는 전쟁을 해봤으면 좋겠다. “음식물쓰레기 없는 추석만들기 전쟁”이 바로 그것이다.
첫댓글 가정에서 철거히 분리배출한다해도 수거하면서 탈바꿈 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글에 공감이 갑니다. 골목을 끼고 있는 주택의 경우 음식쓰레기뿐 아니라 불법쓰레기 문제가 아직도 많습니다. 어느 통장님 말씀처럼 신고정신을 키우고 쓰레기는 동사무소나 지정된 장소외엔 전혀내놓치 못하게 하는 방법..
은 삭막한 도시생활을 더 살벌하게 만들까요. 하루종일 방치되는 종량제쓰레기봉투와 늦은밤 눈을 피해 버려진 불법쓰레기들 주차했던 자리에 버리고 가는 쓰레기들로 골목은 몸살을 앓고 오늘도 누군가는 목에 핏대를 세우고 있을 것입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의식이 바뀌어 간다면 이세상은 변할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목에 핏대세운 누군가가....... ㅎㅎ 쓰레기버리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겁나게 찔립니다. 주택가에도 부리수거 통이 있으면 좋겄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