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歷史)의 고도(古都) 강화(江華)
④ 參星壇<참성단>(1) 石洲 權 鞸 詩<석주 권 필 시>
摩尼山高高揷天 上有瑤臺游羽仙(마니산고고삽천 상유요대유우선)
溪花笑日知幾重 澗松閱世皆千年(계화소일지기중 간송열세개천년)
危峰拔地氣勢雄 絶頂四月多寒風(위봉발지기세웅 절정사월다한풍)
西南軒豁眼力窮 碧海萬里涵靑空(서남헌활안력궁 벽해만리함청공)
마니산 높이 솟아 하늘을 찌르고 산 위 참성단에서는 신선이 노닐었네
계곡의 꽃들은 몇 겹으로 피었는가 시냇가 소나무는 모두 천년은 되었네
우뚝 솟은 봉우리 기세 좋게 솟아있고 산꼭대기 4월은 찬바람이 부네
서남쪽 활짝 열려 끝없이 펼쳤는데 수만리 푸른 바다 푸른 하늘에 젖어있네
玉京去此不盈尺 想聞仙佩鳴玲瓏(옥경거차불영척 상문선패명영롱)
琳宮駕虛鐵鳳勝 萬壑爐氣連觚棱(임궁가허철봉승 만학로기연고릉)
晩歸蒲團聞妙香 客塵滅盡神魂凝(만귀포단문묘향 객진멸진신혼응)
山光雲影繞箱箔 數聲啼鳥留歸客(산광운영요상박 수성제조류귀객)
옥경을 가려하나 거리를 알 수 없고 신선이 차고 있는 방울소리 들리는 듯
절문 앞 철 봉황은 공연히 우뚝 솟아있고 골짜기마다 노을 져 법당 언저리 이어지네
늦으막이 마을로 돌아오면 묘한 노랫소리 들리니 나그네 잡념 사라지고 정신 모아지네
산빛과 구름그림자 창 밖에 둘러있고 새들 지저귀는 소리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네
向萊人事易變改 浮世光陰成明晦(향래인사이변개 부세광음성명회)
昨日飛綏拕玉者 今日曾無一人在(작일비수타옥자 금일증무일인재)
萬古消沈忽忽間 吾生一粟浮滄海(만고소침홀홀간 오생일속부창해)
方丈聞名徒怳忽 玄圃尋河費時節(방장문명도황홀 현포심하비시절)
사람의 일이란 변하기 쉬울진대 부질없는 인간 세상은 벌써 몇 년이 바뀌었는가
어제는 갓끈 휘날리며 출세하였더니 오늘 아무도 보이지 않고 나 홀로 있네
옛날부터 문득 나타났다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몸은 넓은 바다 떠 있는 하나의 좁쌀알
삼신산 들으니 오히려 황홀하기만 한데 물가에서 신선 사는 곳 물으며 허송세월 하네
不如卜宅近前峯 依止老宿求法說(불여복택근전봉 의지노숙구법설)
出門一笑歸路遙 水樹微茫綠如髮(출문일소귀로요 수수미망록여발)
夜來陣跡己空虛 茅簷秖對山中月(야래진적기공허 모첨지대산중월)
앞산 봉우리 가까운 곳에 집을 짓고 늙은 몸 누이고 불교 설법에 의지하리
문을 나서보니 돌아갈 길 멀기만 한데 바다와 수림은 아득히 머리카락처럼 푸르구나
밤에 와 옛터를 찾으니 이미비어있고 초가지붕 추녀가 산속 달과 마주하고 있네
<註> ♣옥경(玉京)-도교(道敎)에서 천제(天帝)가 사는 곳
⑤ 參星壇<참성단>(2) 石洲 權 鞸 詩<석주 권 필 시>
捫蘿直上海山頭 坐送江南萬里舟(문라직상해산두 좌송강남만리주)
牧老舊製餘板在 檀君遺跡古壇留(목로구제여판재 단군유적고단류)
分明日月臨玄圃 浩蕩風煙沒白鷗(분명일월임현포 호탕풍연몰백구)
天地有窮人易老 此生能得幾回遊(천지유궁인이로 차생능득기회유)
덩굴을 잡으며 산머리 곧장 올라, 앉아서 먼 강남으로 배를 보내네
목은선생 옛글이 나무판에 남아있고, 단군의 옛 터엔 제단자취 남아있네
분명 신선께서 이곳에 오셨으리 휘몰아치는 바람결에 갈매기 휘날리네
천지도 끝이 있는가 인간은 쉬이 늙고 우리는 이 땅에 다시오기 어려우리
<註> ♣문(捫)-붙잡다 ♣라(蘿)-담쟁이덩굴
♣목은(牧隱 李穡) 선생을 경칭<신선(神仙)의 의미> ♣검은 채마 밭(신선이 사는 곳을 말함)
⑥ 궁류시(宮柳詩) 石洲 權鞸(석주 권필/1569~1612)
宮柳靑靑鶯亂飛(궁류청청앵란비) 滿城冠蓋媚春輝(만성관개미춘휘)
朝家共賀昇平樂(조가공하승평락) 誰遣危言出布衣(수견위언출포의)
궁중의 버들 푸르르고 꾀꼬리 어지러이 나는데/ 온 성안의 벼슬아치들은 봄빛 속에 아양만 떠누나.
조정의 대신들도 모두 태평과 안락을 경하하는데/ 누가 위태로운 말로써 그들을 내쫓을꼬?
<註> ♣궁류(宮柳)는 광해군의 비인 문화유씨(文化柳氏)를 빗댐.
♣석주(石洲) 권필(權鞸)-조선 중기의 문인<강화 송해면 출생> 강화의 올곧은 선비로 광해군 비(妃)를 위 시로
빗대다가 잡혀서 모진 고문을 받고 귀양을 가다가 과음(過飮)으로 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