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목건련, 마치 등불을 마니에 비교하는 것 같아서
옛날 마하목건련이 나무 밑에 앉아 자기 도안(道眼)을 스스로 시험하여 8천 부처 세계를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부처님께서 보시는 것도 나보다는 못할 것이다.’
그리하여 사자(師子)걸음으로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성문(聲聞)의 부류로서 지금 왜 사자걸음을 걷느냐?”
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스스로 여덟 방면의 8천 부처 세계를 보았습니다.
아마 부처님께서 보시는 것도 저보다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사자걸음을 걸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다. 목련이여, 본 바가 그처럼 넓고 크구나.”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그것은 마치 등불을 마니(摩尼)에 비교하는 것 같아서, 그 거리가 너무 멀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 눈은 시방(十方)에 각기 열 개 항하(恒河)의 모래알 같은 세계를 본다.
한 개 모래알은 하나의 부처 세계인데 그 가운데 있는 것을 다 본다.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 뱃 속으로 들어가는 이, 거기서 태어나는 이, 집을 떠나 도를 배우는 이, 악마를 항복 받는 이, 제석천과 범천이 와서 권하는 이, 법륜을 굴려 모든 법을 설명하는 이, 열반에 들려고 하는 이, 열반에 든 뒤에 사리로 불사르는 이 등 이러한 것이 이루 다 셀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이 눈으로 그런 것들을 모두 다 보느니라.”
부처님은 두 눈썹 사이의 호상(毫相)에서 광명을 놓아 시방을 두루 환히 비추시고,
몸 안의 광명을 놓아서는 팔방을 두루 비추시며,
발 밑의 광명을 놓아서 하방(下方)의 백천 세계를 모두 비추시니,
그 때마다 시방의 모든 세계는 여러 번 진동하되, 그 큰 광명은 아무 걸림이 없었다.
그때 목건련은 부처님 앞에서 한량없는 수천의 항하 모래알 같은 끝없는 세계를 보았는데, 그 속에 있는 모든 것은 아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았다.
그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10항하의 모래알 같은 세계가 지금 부처님께서 나타내신 그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믿지 않을까 하여 조금 말하였을 뿐이다.
지금 내가 이와 같이 나타낸 바는 이루 다 셀 수 없느니라.”
마하목건련은 이 말을 듣고, 마치 큰산이 무너지듯 땅에 쓰러져 소리를 높여 크게 울면서 말하였다.
“저는 부처님의 공덕이 이러하여 차라리 저의 몸을 큰 지옥에 들어가게 할망정, 우협견자(右脇見者)는 백 겁을 지나더라도 아라한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여 알겠습니다.”
다시 대중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저를 신통 제일이라고 말씀하시마는, 그것은 아직 말할 것도 못 됩니다.
제가 지은 공덕도 이처럼 미치지 못하는데, 하물며 얻지 못한 것이겠습니까?
마음을 내어 공부하려면 마땅히 부처님과 같이 되기를 뜻할 것이요,
부디 저를 본받아 몹쓸 종자가 되지 마십시오.”
거기 모인 일체 용과 귀신과 백성들과 한량없는 수천 무리들은 모두 위없는 평등한 도의 뜻을 내었고,
큰 도의 마음을 낸 이는 곧 아유월치를 얻었으며,
이미 불퇴전을 얻은 이는 모두 아유안주(阿惟顔住)를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