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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서 고려대 교우회장 인준 부결 | |
횡령혐의로 검찰 조사 영향 선거놓고 넉달째 ‘자중지란’ ‘사조직화’ 비판 일기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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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교우회장 최종 후보자였던 구천서(61·경제학과 70학번) 한반도미래재단 이사장이 결국 교우회장직을 맡지 못하게 됐다. 구 이사장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이를 이유로 일부 동문들로부터 교우회장 후보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고려대 교우회는 28일 대의원 정기총회를 열어 지난 14일 교우회장 최종 후보로 뽑힌 구 이사장을 교우회장으로 인준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인준안 투표에는 462명의 대의원이 참여했으며, 찬성 206표, 반대 252표로 의결정족수인 과반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고려대 교우회는 학칙에 따라 3개월 안에 교우회장 재선출 과정을 밟아야 한다. 구 이사장은 총회가 끝난 뒤 “교우들의 뜻을 받아들이겠다”며 “재출마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교우회는 천신일 전임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다 지난해 12월 구속 직전 교우회장직을 내놓은 뒤 새로운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16일 새 회장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었던 교우회는 이날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일부러 불참해 선거를 방해했다’는 소문과 함께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무산됐다. 지난 14일 다시 열린 ‘제30대 교우회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에서도 후보였던 김중권(72·법학과 59학번) 법무법인 양헌 고문변호사가 절차상의 문제를 이유로 불참하는 등 파행으로 진행됐다. 논란 끝에 구 이사장이 교우회장 최종 후보자로 뽑혔지만, 이후 7개 단과대 교우회장단이 “기소된 상태에서 신임 교우회장으로 취임한다면 법적 문제가 끝날 때까지는 신임 회장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내부 반발이 일었다. 고려대 교우회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권 탄생의 숨은 주역으로 알려진 천신일씨가 회장직을 맡은 때부터 교우들 사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동기인 천 회장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61학번이 교우회를 사조직화해 일종의 권력집단으로 만들었다”는 말이 돌았다. 지난해에는 고려대 교우회가 6·2 지방선거 직전에 선거 후보로 나선 동문들의 신상명세를 담은 전자우편을 동문들에게 보내 여론의 비판을 받았으며, 선거 뒤 열린 ‘당선 동문 축하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고대 교우가 아니었으면 당선이 힘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
<참고자료1>
고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대의원님께 드리는 호 소 문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고대 7개 단과대학 현 교우회장들입니다.
이렇게 글월을 드리게 된 것은 오는 4월 28일(목) 오후 6시 30분 교우회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개최되는 고대교우회장 선거와 관련하여, 대의원님께 그날 회의에 꼭 참석하셔서 작금 온 국민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고대교우회를 바로 세우는데 동참하여 주실 것을 부탁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전임 교우회장이 구속 수감됨으로써 교우회장직을 중도하차하자 직무대행 체제의 현 교우회 집행부가 자기들의 취향에 맞는 교우회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자행한 의도적 선거 운영으로 인해 교우회는 비정상적 파행(跛行)이 거듭되었고, 이것이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교우들이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되었으며, 고대를 사랑하던 국민들로부터도 우리 교우회가 외면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런 우여곡절 끝에 교우회장후보로 추천된 구천서(具天書) 교우마저 검찰로부터 ‘횡령·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별첨 기사 참조)되어 또다시 전임 교우회장의 전철(前轍)을 밟게 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은 “고대교우회가 범죄단체인가? 왜 그들은 범법자만 회장으로 뽑는가?” “그들이 내세우던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상배(政商輩)의 무리와 무엇이 다른가?” 라며 고대인 전체를 폄하하고 매도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예견되는 위급한 마당에 이를 그냥 방관할 수는 없다고 결심한 저희들 7개 단과대학 교우회장들은 구천서 회장후보에게 후보직을 스스로 사퇴하고, 모든 문제가 구 후보의 주장대로 깨끗이 해결된 후에 다시 한번 교우회장에 도전하라고 권고(별첨 서한 참조)하였습니다.
그러나 구 후보는 경륜 높은 많은 선배들의 권유와 저희들의 충정어린 조언도 묵살한 채, 많은 대의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당일 약 300명의 대의원들을 동원할 것이라고 함)하여 교우회장 인준을 받으려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교우회장 당선이 검찰 조사과정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 합니다만, 이미 천신일 전임회장 사건에서 보듯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판명되지 않았습니까?
고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대의원님,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활화산(活火山)처럼 폭발하는 것이 우리 고대였습니다. 우리 교우회 100년사에 이렇게 어려운 때가 일찍이 없었습니다. 이제 우리 교우회를 위하여, 아니 우리 고대인 모두의 명예와 자존심과 생존을 위하여 모두가 일어설 때라고 생각합니다. 동참(同參)해 주십시오. 방법은 오직 하나, 대의원님들 모두가 ‘자유 정의 진리’를 수호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총회에 반드시 참석하셔서 부표(否票)를 던짐으로써 구 후보의 인준을 막는 것뿐입니다. 이것이 마지막 방법입니다.
고대와 우리 교우회는 대의원님의 손에 그 운명이 달려 있습니다. 한번 무너진 사회적 평판과 도덕성에 대한 이미지는 좀처럼 되살릴 수가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픔을 딛고 새로운 교우회를 탄생시켜 우리 고대의 좋은 대국민 이미지를 회복해 나갑시다. 그것이 우리 사회가 고대에게 거는 희망입니다.
‘바쁘다’는 구실로, 또는 교우회가 어떻게 되어도 ‘나와는 상관없다’, 아니면 ‘나 하나쯤이야’ 하는 교우들이 많아 교우회가 자칫 잘못되었을 때, 국민들과 사회로부터의 지탄을 누가 어떻게 감당하시겠습니까?
지금도 후배들은 <고대신문> 사설로써 선배들의 잘못을 질타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이번 총회에서 우리는 구 후보의 인준을 막고 새로운 교우회를 만들어냅시다.
만약 총회에서 구 후보의 인준이 부결된다면, 우리들은 비상대책(非常對策)기구를 구성하여 깨끗하고 흠 없는 새로운 후보를 추천하여 임시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하는 절차를 밟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대의원님!
28일 총회에 꼭 참석히셔서 귀중한 한 표로 새로운 고대교우회를 탄생시킵시다.
만사를 제쳐두시고, 참석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2011. 4. 27
고대교우회 7개 단과대학 교우회장 올림
법과대학 교우회장 김 종 빈
경영대학 교우회장 허 창 수
문과대학 교우회장 원 대 연
생명과학대교우회장 김 규 태
이과대학 교우회장 변 원 석
공과대학 교우회장 정 희 용
의과대학 교우회장 김 정 묵
<참고자료2>
고대교우회 제30대 교우회장 선출에 즈음한
성 명 서
우리는 지난 4월 14일 회장후보자추천위원회 회의에서 고대교우회 제30대 교우회장 후보자로 추천된 구천서 교우에 대한 4월 28일 정기총회에서의 인준을 거부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뜻을 성명(聲明)한다.
1. 고대교우회장은 우리 30만 고대 교우의 상징이며, 얼굴이며, 대표이다. ‘맹호(猛虎)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다’는 고대정신에 비추어 볼 때, 구천서 교우는 법적ㆍ도덕적으로 전혀 우리의 상징이나 얼굴이나 대표가 될 수 없다.
2. 구천서 교우는 현재 ‘100억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우리 교우회가 천신일 전임 교우회장의 사건으로 인한 아픈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그 전철(前轍)을 밟을 수는 없다.
3. 구천서 교우는 이미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시 요란한 성(性)스캔들로 주간지들을 어지럽히며 낙선했고, 2003년에는 태권도협회장 선거 때 폭력배를 동원하여 선거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은 전과자(前科者)이다. 우리 교우회가 범죄집단이 아닌 이상 이런 전과자를 우리의 대표로 내세울 수는 없다.
4. 4. 28 정기총회 이전에 우리는 구천서 후보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다. 구 교우가 자숙(自肅)ㆍ자성(自省)하지 않고 만약 이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총력을 기울여 그의 인준(認准)을 저지할 것이다.
5. 만약 구천서 후보가 자진 사퇴하거나, 총회에서 구 후보의 인준이 부결(否決)된다면, 우리는 비상대책(非常對策) 기구를 구성하여 깨끗하고 흠 없는 새로운 후보를 추천하고, 선출하여 맑고 밝은 교우회를 새롭게 탄생시킬 것이다.
2011년 4월 25일
고려대학교교우회 바로세우기
4월혁명고대 회장 이기택
석주회(고대역대총학생회장 모임) 전 대표 김유진
고대민주동우회 회장 도천수
고대65동기회 회장 고연호
고대61동기회 전 국회의원 장 경우
고대66동기회 회장 임석순
고대극예술동기회 회장 이성용
전 고대공대교우회장 이원교
고대67동기회 회장 이수행
고대신문동기회 전 회장 오충수
고대 대구경북동기회 회장 이병환
고대 서초구교우회 회장 이창선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