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
그리고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일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게야,
그러는 중에 병목이는 채린씨의 수기를 너무 많이 읽어서
달달 외울정도가 되어 버렸지.
그러나 그 내용 중에는 이 수기를 읽고
마음이 변할만한 이유는 아무데도 찾을 수가 없었어.
그래서 더 억울하고 화가 난게야. 도대체 그 쌰끼가 어떤 쌔끼야....
열흘 스므날이 지나도 소식은 영~~~~
그리고 병목이가 생각했던 한달이 지나도록 끝내 아무런 소식이 없었어....
그래도 병목이는 어떻게 할까....어떻게 할까...결정을 못 내리는게야.
장기 지원을 하느냐 아니면 탈영을 해서
두 년놈들을 가만 두질 말어??? 결정을 못 내리는것이야.
그런데 행정반 사무실에서 중장비 기술 단기 하사관을 모집 공고가 붙었어.
병목이도 기술병이지만 (그냥 차량 운전이지만) 이번은 중장비 기술 단기 하사관이야.
그래서 무조건 도장을 찍었지. 지원서에..
그리고 중대장님이 휴가 서열을 따져 보더니 휴가를 주시더라고.
교육중에는 휴가를 갈수 없다고 당겨서 보내주는게지.
휴가증을 받아들고 집으로 와 보니 바로 위의 형이
마침 방위 소집에 응하기 위해 마침 집에서 놀고 있더라구.
그래서 형에게 모든 일을 이야기 하고 같이 대구로 찾아간게야.
먼저 안심면 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 담당자에게 사정이야기를 하고
전출자 명부를 받아서 몇 개월전부터
전출한 사람들의 명부를 찾아 보았으나 없더라구.
그래서 그 주소로 주민등록 명부를 찾아 보니까,
이사는 했으나 주민등록은 이전을 하지 않은게야.
둘은 허탈한 마음으로 면사무소 정문을 나왔어.
다시 채린과수원에라도 들릴까 했지만 포기를 하고 말았어.
그래, 잘 가서 잘 먹고 잘 살아라,
잘. 잘. 잘, 그렇지만 마음은 영~~~~아닌거지.
(지가 무슨 천사라구. 마음이 좋으면 어쩔건데...)
그런데 형의 이 한마디에 잘했다 싶더라구.
"야, 병목아. 그 여자가 현명한거야.
너 너무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 말어.
다 너를 위해 그렇게 결정을 했다고 생각해.
그리고 빨리 잊어 버려 그게 쉬운건 아니라곤 알겠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가슴 아파하겠어? 세상은 다 그런게야.
그리고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을 해 봐."
그러나 그러나 병목이는 쉬운 일이 아니야.
아~~~작년 이맘 때는 그때는 우리가 서로 만나서
그 뒷동산에서 채린씨의 그 입술....
떨리던 그 볼록한 가슴....어떻게 쉽게 잊겠어....
휴가 기간 중에 이 쬬다는 집안일을 열심으로 도와 주었어.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그 농부 친구에게 가서 농사일도 열심으로 도와 주었지...
귀대를 해서 3개월 동안 열심히 운전 연습을 했어.
교관이 가르쳐 주는 것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아주 열심으로 교육에 임한게야 .
3개월 후에 병목이는 중장비 면허증을 받았지 페이로다(바가지차) 면허증....
그리고 다시 공병대에 배속이 되어서 열심으로 일했어.
도로 공사에...또 다른 공사에... 채린씨를 잊기 위해 더욱 열심으로 일을 했었지...
그리고 군 복무를 마쳤어.
군 입대를 해서 병생활을 하다 다시 단기 하시관 지원을 했으니
군 생활만 만 5년을 넘게 했지 육군 중사 허 병목.
개구리복으로 갈아 입고 부대 정문을 나서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
내가 군 생활을 하면서 잃은 것보다 얻은게 많다.
그리고 이젠 여자는 절대로 않 믿는다....
5년동안 병목이는 너무 많이 변해있었어.
옛날에 그 쬬다같은 병목이가 아닌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으로....
집에 도착하여 부모님께 큰 절을 올리고 한 일주일 정도는 집에서 푹 쉬었어.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한게야.
그 당시 한창 중동 바람이 불고 있었어....
그리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어.
'중동에 가서 돈을 벌어서 오겠습니다'라고....
중동에서 버는 돈은 거의 다 재형저축에 들었고,
부모님 용돈으로 조금씩 받을 수 있는 통장을 하나 만들어서
어머니 손에 쥐어 주면서 "어머니, 이건 어머니와 아버지만 쓰세요.
다른 자식은 주지말고...." 그리고 갔어.
어디로? 어디긴 어디야 중동지역이지..
마음 속으로는 3년을 생각했어. 그래야 사업 자금이라도...
그리고 정말 중동에서 3년간을 잘 버팅겼어.
다달이 늘어나는 통장의 돈을 보며 괴로움을 참았지.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 상상의 나래를 피면서....
가끔 집에서 형이 보내는 편지외에는 아무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어.
다른 소식이야 알 필요도 없었지만....
만 3년이 지났어.
귀국 날짜를 며칠 앞두고 선물을 사고 ......
귀국 준비에 바쁘게 며칠을 보내고
그리고 드디어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김포 국제 공항에 내렸지.
얼굴은 말도 못하게 그을렸고. 눈가엔 살짝 주름도 잡혀 있었어....
공항 대합실에서 마중 나온 형을 만나고야 집안 사정을 알수 있었어.
무슨 일이 있을까봐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일도 소식을 안 전했더라구.
그리고 남창에 계신 그 아저씨도 돌아 가시고,
그리고 그 형제들은 다 대구로 이사를 했다는 말....
그 3년 동안 너무 많이 변해 있었어 너무 많이 ...
병목이 주위의 사람들의 일들이....
병목이는 공항 대합실에 주저 앉고 말았어,
아~~이제는 그 말씀도 들을 수가 없게 되어 버렸구나.
"너 같은 놈은 우리 가문엔 없다"던...
아버지 아버지, 전 아버지께서 하시던 옹기 사업을
아버지대를 이어 물려 받을려고 했는데.....아버지.....
왜 저에게는 옹기 기술을 물려 주시지 않고 돌아가신 겁니까...
아버지 내 아버지, 이 자식이 이제는 이렇게
성인이 되어서 내 앞가림은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왜 이렇게 일찍
돌아가셔야 했습니까????
병목이는 공항 대합실에 앉아서 형을 붙잡고 대성 통곡을 하고 말았다.
집으로 오자 마자 다른 일은 다 제쳐 놓고
아버지 산소를 찾아가서 산소 앞에서 또 한번 목을 놓아 울고 말았다.
"아버지 저를 사랑하셔서 저를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꾸지람을 하셨으며 회초리를 들으셨던 나의 아버지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에야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주니
이 얼마나 불효자식입니까... 아버지 아버지..."
병목이 마음 속에는 그래도 아버지께서 얼마나
든든한 나의 지주였던 것을 지금에야 알게 돼었다.
병목이가 잘 돼라고 하셨던 말씀을 잔소리로만 알고
아버지를 야속하게만 생각했던 자신이 얼마나 불효인가를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