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길 9코스 (양동역→일신역)
2023. 10. 8(일요일, 구름)
청량리역(06:50)→양동역(07:44)→매곡역(09:15)→고갯마루(10:00)→일신3리(10:25)→구둔역(11:30)→일신역(12:00~49)
2년전 걸었던 평해길(지평역→구둔역) 참 좋았다
이어서 원주방향으로 양동역까지도 도보여행길이 있다길래 언젠가 걸어보리라
마음 먹었는데 집사람도 걷고 싶다니
청량리역발 부전행 06:50발 무궁화열차 타고 양동역까지...
역전앞엔 이곳 특산물이 부추임을 알리는 축제가 한창이다.
커피점에 들러 집사람 커피향에 취해 시장길따라 이곳 저곳을..
지평막걸리 대리점에서도 행사준비가 한창인데 3병에 5천원이란다.
배낭여유가 있으니 물대신 마시면 좋겠다....
이른 아침인지라 부추전은 10시부터..
부추전도 2장에 3천원이라니 저렴한 편이다.
양동역에선 열차도 많은 편인데..
일신역에서 시작했다면 마음껏 즐길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냇가따라 들판길 보는 것마다 정겹다
벼가 수확을 앞두고 황금색으로 가득하니 마음도 풍요롭게 흥얼흥얼...
물소길 지킴이 안내에 따라 가다보니 자갈이 깔린 길이다.
이곳이 철길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뭉쿨해진다.
지난날 외길이었던 이길로 사람은 물론 석탄, 시멘트, 소, 목재가 끊임없이...
80년대까지만 해도 석탄은 서민의 취사와 난방용으로 애용되었으니
서울외곽지 기차역 주변엔 석탄 야적장과 연탄공장이 24시간 가동되었다.
오늘날엔 야적장과 공장부지가 초고층 오피스텔로 변했지만..
이런 물자를 운송하는데 증기기관차와 디젤기관차가 화물로 가득한 화차를 달고 우렁찬 소리를 내며 수없은 터널 지나 구불구불 산자락 돌아 서울로...
기관차 소리는 괴물처럼 멀리서도 들릴정도로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나 증기기관차는 정말 무서웠다. 검은 연기와 흰 수증기를 마구 뿜어대며
기차바퀴도 엄청 큰데 돌아가는 모습도 무섭게만 느껴졌다.
대못을 철길에 올려 놓으면 칼처럼 납작해지는 것이 재미있다며...
매곡역이라며 잡초 속에 역사건물 일부가 보인다.
이젠 아무도 찾지 않고 주변에도 인적이 모두 끝겼으니...
지난날 그렇게도 사랑받았던 곳이 신기술, 신제품에 밀려...
우리들 사람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골병도 아랑곳하지 아니하고 일생을 즐겨 바쳤건만
이젠 아무도 찾아주지 아니하고 잡초에 뭍혀가다니...
새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있는 한,
먹고 살아가는 내용은 동일할지라도 방식과 모양새만큼은 계속 변해가리라.
마을(양동면 매월리) 뒷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산너머 또다른 마을(지평면 일신3리)로 이어진다.
물소리길 따라 철길은 터널로 숨어들었다 나오길 반복하는데 길게 뻗은 자갈길 끝으로
구둔역이 다가오는 것 같다.
산자락 마을마다 근사한 전원주택들이다.
초가집, 호박, 대추나무, 감나무, 닭과 소, 염소는 만날 수 없었다.
애완견을 선호하는지 개짖는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아니하고
사람도 만나 보기 어려워 그야말로 적막하다.
농가주택과 어르신들은 만나 보기 어렵다.
깊은 산간마을까지 모두 변해버린 것 같다.
전기 열차에 밀려 기적소리도 전혀 들리지 아니하고
좋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나쁜 것도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지...
양동역전 막걸리와 부추전이 그립다.
어머님처럼 위로해 줄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