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영탑(현진건)
민근홍 언어마을
[줄거리]
이 작품의 내용은 불국사의 석가탑에 얽혀 있는 석수장이 아사달과 그의 아내 아사녀의 애달픈 설화를 현대 소설로 구성한 것이다. 가히 신라 예술의 금자탑이라 할 석가탑을 조성하는 한 예술가의 집념과 이성간에 얽힌 사랑을 다룬 이야기다.
부여의 시골 석수장이 아사달은 두고 온 아내 아사녀와 신라 귀족의 딸 주만의 연정을 받으며 강렬한 예술적 신기를 갖고 석가탑을 만들어 간다. 찾아온 아내의 죽음, 주만의 죽음을 겪은 그는 두 여인의 환영(幻影) 때문에 더 이상 정(釘)을 쪼지 못한다. 그러나, 곧 이 두 여인의 얼굴이 조화된 부처님의 모습이 떠오르고 마침내 탑은 우뚝하게 솟아오른다.
선도산으로 뉘엿뉘엿 기우는 햇발이 그 부드럽고 찬란한 광선을 던질 때, 못물은 수멸수멸 금빛 춤을 추는데 흥에 겨운 망치와 정(釘) 소리가 자지러지게 일어나 저녁 나절의 고요한 못 둑을 울리었다.
새벽만 하여 한가위 밝은 달이 홀로 정(釘) 자리가 새로운 돌부처를 비칠 제, 정 소리가 그치자 은물결이 잠깐 헤쳐지고 풍 하는 소리가 부조의 적막을 한 순간 깨뜨렸다.
[핵심 정리]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불교 국가인 신라
▶주제 : 한 석수장이의 지고 지순한 사랑과 예술혼의 승화. 이성간의 지고한 애정.
[이해와 감상]
작가 현진건은 {무영탑}을 형상화함에 있어서 역사와 전설을 재구성하여 작품화하였다. 그러나 사실적인 기록으로 처리한 것이 아니라 예술적인 창작을 위주로 작품화한 것이 특징이다.
과거의 역사나 소설이 영웅이나 귀족적인 인물을 설정했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은 서민을 등장시켜 일련의 비극적인 삶을 구성하여 사회적인 모순과 관련지어 보여 준 것으로, 참다운 역사 소설의 전형이 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한 {무영탑}에서는 내면적으로 종교가 부패하고 사회가 타락하고 혼란스러운 정치 체제에서 사회의 지배 이념과 맞서 싸우면서 새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유토피아 정신이 사랑과 예술과 영웅을 통해서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