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여러 의미를 지닌 자리.
사람이나 건물이나 나무 또한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자리에
가 있어야 한다.
과분하거나 어울리지 않은 자리에 가 있을 때
모두가 힘들어 지는 결과가 올 것이다.
과거,
집을 옮기거나 이사할 때
나는 자리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다 마음먹기나름인데,
그게 무슨 큰 일이겠는가 생각하며 지내왔다.
2002년도쯤이었나?
서울 신촌의 새로 지은 오피스텔에 기공을 이용한 힐링장소를 봐두었다.
하지만, 풍수의 대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분의 반대로 그 자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10여년이 지났지만 마음 속에 자리했던 그 곳을 들어가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가슴에 남는다.
대신, 종로 와룡동으로 소개를 받아서 갔다.
그 곳에서 5~6개월쯤 버티다가 견딜 수 없어 자리를 광명으로 옮겼다.
광명4거리 초등학교에서 가까운 곳으로 시장인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어리석고 세상물정도 모르고 자리를 잡았다.
사람을 교정하고 힐링하는 샵을 차렸지만
환기가 되는 곳이라든가 찾아오신 방문객이 급하게 화장실을 갈 경우에 대비한 준비가
거의 없었다.
아내는 나를 위로하기에 바빴다.
나는 나의 무능에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다.
다른 사람보다 너무 앞선 기술로 인해 사람들이 나의 능력을 잘 모르고 있다고
지친 나에게 위로하는 아내의 말을 들을수록 나는 더욱더 비참해진 느낌이었다.
그런데, 와룡동 쪽에 사무실을 잡아주었던 분은 그 이후에 나를 피하였다.
다른 분들이 오셔서 샵오픈을 축하해주러 오셨는데,
나를 보고는 반가워하셨지만 샵을 둘러보시고서는 굳게 입술을 다무셨다.
자리도 별로이고, 샵 이름도 문제가 있고, 나의 이름 앞에 붙은 호도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누가 이리 했느냐고 엄중하게 물어오셔서,
고민 끝에 00가 도와주셨다고 말씀드리자 믿을 수 없다고 혀를 끌끌 차셨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다.
하지만, 위의 일로 인해 고통의 시간이 길었음에도 나는 자리를 잡은 분을 한 번도 탓하거나
나무란 적이 없다.
지금 생각해본다면
정말로 어이없는 곳에 샵을 낸 것을 쉽게 느낀다. 그만큼 성장하고 사물의 흐름에 대해 눈을 뜬 것이다.
결정타는 아무래도 가마를 통해 사람이나 사물을 읽어내는 능력을 키운 것이다.
2015년 6월 초.
나의 막내처제와 동서는 아내에게 전화를 하여 나의 의중을 묻는다.
그 동안 다녔던 직장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데 자리를 봐줄 수 있느냐는 부탁이었다.
나는 만사 무릅쓰고 바로 가겠노라고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비가 갑자기 퍼붓기 시작했다.
대략 7~8군데를 둘러본 것 같다.
막내동서가 차리고 싶은 업종은 치킨이었다.
나도 결혼을 하기 전,
광명시에서 처갓집 양념통닭집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여러 군데를 돌아본 후, 나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처제!...음. 형부라면 무조건 이곳을 들어가겠어!...
오직 이곳이어야만 하는 자리거든..'
그곳은 나의 이야기와는 별도로 사람들이 없었다.
족발을 팔고 있었지만, 사람이 모이지 않는 흐름과 조건들이 있었다.
결국, 6월 초 방화역 부근에 치킨 점을 열었다.
위 사진이 막내 처제와 동서가 합심하여 차린 치킨점이다.
아내가 토요일 일요일 조카 셋을 봐주러 처제 집에 다녀왔다는데,
동서의 몸무게가 10kg빠졌다고 한다.
3~5년 정도 열심히 저 곳에서 일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자리를 볼 때, 여러 의미를 해석하고 흐름을 읽는다.
제일 중요시 한 것은 내가 손님의 입장이라면 저 곳에 머물고 싶어하겠는가이다.
지금은 아주 근사하게 인테리어를 해 놓았지만, 결정하기 전에는 그야말로 허름 그 자체였다.
위의 장소가 돈을 벌것이라고 확신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맞은 편에 자리한 거대한 돌벽이었다.
돌벽! 그랬다. 갖은 위풍을 막아주는 저 돌벽! 내가 버팀목이 되어줄테니 염려하지 말라는 신호가 아닌가.
그럼 무엇이 문제였기에 전임자는 버티지 못하고 나갔을까?
내가 둘러본 봐로는 안의 구조에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아무튼, 나의 과거의 잘못을 경험삼아 업소를 선택할 때에는 기준점과 추구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꿰고 있어야하는지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
일요일 오후 반나절을 막내처제의 세 아들을 돌봐주고 녹초가 되어서 돌아온 아내는 나를 급하게 부른다.
그리고, 한 마디.
'당신이 지난 번 자리를 봐주었던 장소 말이에요. 그곳에 커피숍이 들어왔어요. 요즘 한창 뜨는 음식의
대가라는 백 아무개 씨. 그 백 아무개 브랜드를 커피에 붙이고서 들어왔어요.'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인다고하면서 내게 급하게 말을 전한다.
그 이유가 무얼까?
처제네 들어갈 자리를 살펴보던 중에, 저 자리는 커피숍이 들어올 자리라고 내가 말을 했다고 한다.
아내는, 어제 정확하게 그 자리에 커피숍이 들어왔고 백 아무개 요리프랜차이즈를 갖고 있는 사람의
명칭을 딴 커피숍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대박이 났다고 한다.
커피 한 잔에 2000원인가 하는데 양도 많고 ....
내가 들어가야 할 자리, 혹은 벗어나야할 자리를 안다는 것은 얼마큼의 자유와 기쁨을 주는가!
나무 또한 그렇다.
모르고 집 안에 행운목이나 벤자먄을 갖다 놓은 곳.
수분을 쭉쭉 빨아들이는 대추나무를 갖다 놓은 곳.
등나무와 소나무를 집 앞에 심어놓은 곳.
왜 적절한지 적절하지 않은 지를 살필 수 있는 지혜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수 년전에도 큰 매형이 나를 불러 집 구매에 대해 물어본 일이 있다.
종이에다 도면을 그리시게 한 후, 대뜸 이렇게 말씀드렸다.
'확인해 보세요. 집 가장이 돌아가셔서 경매로 급히 내놓은 집일 거에요. '
1억 5천이나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을 내렸으니 그 이유가 궁금한 것은 당연지사.
큰 누나 사위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하였다.
중국 청도에서 무역업을 하는데, 매우 잘 풀리는 과정에서
집 주인이 집을 비워달라고 해서 다른 곳으로 집을 옮긴 후부터는
사업이 막히면서 버틸 수 없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는 자기 집 구조를 그려보더니 너무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는 나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속 이야기를 종종 꺼내곤 한다.
에너지가 모였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를 알려면 어찌해야하는가?
사람의 가마 또한 에너지밴드(보호막)가 감싸고 있다.
조화-안정-균형이 깨어지면 사람은 정신과 건강에 타격을 받는다.
집 또한 그렇다.
사람의 중심점은 어디인가?
마찬가지로 집이나 무덤의 중심점은 어디인지를 생각해 보아야한다.
눈에 쉽게 잡히거나 보이지않는 에너지의 향방을 읽어내려한다면,
그리고 선조들이 집을 지을 때 어떤 점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는지를 고민해 본다면
무언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경복궁에 한 번 가보라. 문과 문 사이의 배열을 살펴보라.
찰나의 풍경소리를 듣게된다면 오래도록 가슴에 품었던 의문이 풀릴지도 모르리니.
첫댓글 정확한 예측에 소름이 돋습니다.^^
깐부치킨은 어느 곳에 위치해 있는지요?
돈버는 자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보기에도 밝고 깔끔해 보입니다.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7.14 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