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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스토리 230716. 08:40쯤
지금의 전쟁 위험은 6.25전쟁 때와 비슷해요
왜냐하면 미·중이 패권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미 관계 정상화를 통한 북한의 핵 동결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동북아의 평화를 가져오는 출발점입니다.
지금 신속히 해야 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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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긴장 고조, 어떻게 하면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230713. 신한국포럼
https://www.jungto.org/pomnyun/view/84359
정토회 – 법륜스님- 스님의하루 2023.07.16
2023.7.13 종교인 모임, 불교계 언론 간담회, 신한국포럼 초청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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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하루 종일 서울에서 일정이 있는 날입니다. 서울에는 장마가 연일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아침 7시에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정전 협정 70주년을 앞두고 종교인 평화 선언을 해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 있었습니다. 오늘은 평화 선언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검토하기 위해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목사님, 신부님, 주교님, 교령님, 교무님이 속속 도착하자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번에 논의한 선언문 초안을 더 수정했습니다. 우리는 종교인이기 때문에 북한 인도적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의 필요성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내용을 추가했고요. 혹시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추가로 이야기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 분 한 분이 평화 선언문 초안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스님은 종교인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메모했습니다.
곧이어 오전 10시부터는 불교계 언론 기자들과 간담회를 했습니다. BTN(불교TV), BBS(불교방송), 불교신문, 법보신문, 현대불교신문 등 불교계 기자들이 모두 도착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제가 동남아와 서남아 12개국을 순방하고 온 내용을 불교계에도 공유를 하면 좋겠다는 제안들이 많아서 정보를 공유해 주려고 마련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더욱더 어려워졌다는 소식들이 들려와서 차제에 그동안 INEB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연대할 일이 있는지도 알아볼 겸 동남아 12개국 80여 곳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내용을 짧게나마 공유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어서 스님과 함께 동행한 실무자들이 동남아 순방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자세하게 발표했습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피해 긴급 구호, 인도 아쌈 지역의 소수 민족 극빈자 지원, 부탄의 지속 가능한 개발 프로젝트 답사 결과, 스리랑카 경제 위기 긴급 구호, 파키스탄 홍수 피해 긴급 구호 등 5개 분야별로 실무자들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자세한 보고를 마친 후 스님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자들은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질문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질문들이 계속 이어졌는데요. 그중에 한 명은 이번 동남아 순방의 가장 큰 성과가 무엇인지 질문했습니다. 스님은 크게 세 가지 성과를 이야기하면서 한국 불교계에 바라는 점도 함께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동남아 순방의 가장 큰 성과가 무엇인가요?
“이번 동남아 순방을 통해 가장 큰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앞으로 동남아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요?”
“이번에는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해 방문을 한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INEB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을 다녀갔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간 겁니다. 굳이 성과를 말한다면 세 가지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 INEB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을 다녀갔던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조건에서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 결과 앞으로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각 나라와 단체마다 처한 조건과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지원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거든요. 이번 방문을 통해 앞으로는 맞춤형으로 협력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째, 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지원을 단순히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자는 구호적 차원에서 접근했다면, 이번 방문을 통해 관점이 많이 달라졌어요. 동남아에 실천 불교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죠.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서는 그냥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자신이 살던 나라로 돌아가면 2층 집을 짓고 사는 그 지역의 유지로 살아갑니다. 만약 그들이 실천 불교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면 그 지역에서 굉장한 역할을 할 수가 있다는 거죠. 특히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할 때 어려운 생활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 기독교의 지원을 많이 받고 있고, 자국 불교에서도 거의 지원을 못 받습니다. 만약 한국 불교가 이들을 지원해 준다면 그들이 많은 역할을 해줄 수가 있다는 겁니다.
셋째, 그동안 동남아는 물질적인 지원만 생각했었는데 불교 사상 교육, 여성 교육, 사회 실천에 대한 공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동남아에서는 아직도 사회적 실천과 불교가 별개로 존재합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불교는 그냥 복을 비는 불교예요. 사회적 실천이 불교와 연결이 안 되니까 지속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동남아 사람들에게도 부처님의 일생과 불교의 근본 가르침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남방 불교의 사상을 존중한다고 교리에 대해서는 대화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모양을 인정하자고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무엇이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인지 조금 더 깊이 있는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리에는 지식만 있지 인격이 없습니다. 부처님의 일생에는 인격이 있기 때문에 두 가지를 함께 이해해야 불교를 기반으로 한 사회 실천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 청년들을 중심으로 이런 교육이 이뤄진다면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불교가 중심인 동남아 국가들을 한국 불교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갔을 때는 예전과 달리 한국 불교 구호 단체들의 활동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불교계 내에 이런 단체가 더 늘어나고 규모도 확대되면 좋을 것 같아요. 동남아 불교 국가의 어려운 지역을 도울 때는 서양이나 기독교 단체보다는 한국 불교인들이 돕는 것이 훨씬 좋지 않을까요? 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지원도 JTS가 안산에 세운 다문화센터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대형 사찰과 주요 종단, 여러 불교 단체들이 합심해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을 늘려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다 보니 약속한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그동안은 정토회가 하는 활동을 언론에 잘 알리지 않았는데, 기자들은 오늘 간담회가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스님은 정토회가 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든 간담회를 마련하겠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간담회를 마치고 12시 30분에 정토사회문화회관을 나와 신한국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용산구로 출발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혼잡한 도로를 30분 동안 달려 백범 김구 기념관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종교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제20차 신한국포럼에 스님을 초청했습니다. 신한국포럼에서는 매월 대한민국의 사회 명사들을 초청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국가의 발전과 평화 세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주제로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한반도 긴장 고조, 어떻게 평화를 이룰 것인가’를 주제로 스님이 강연을 하고 즉문즉설을 했습니다.
강연을 하기에 앞서 1시 30분에 한국종교협의회 회장 이현영 님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30분간 차담을 했습니다. 스님은 고조되는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걱정하며 협조를 구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방치하기에는 전쟁 위험이 너무 높아졌어요.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남한 정부를 설득해서 이 위기를 극복하면 가장 좋지만 현재 정부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미국을 설득해서 북미 관계를 개선해서 이 위기를 해결하는 길도 있습니다. 그 길도 안 된다면 일본을 통해 대화를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처럼 미국이 북한을 계속 몰아붙여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게 되면 한반도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적 위험도 증가할 것입니다. 제가 9월에 미국에 가면 조야 인사들을 많이 만나서 이런 문제를 두고 대화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니 협조를 좀 요청드립니다.”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 30분이 훌쩍 지났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고 포럼이 열리는 대회의실로 이동했습니다. 250여 명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스님이 주제 강연을 했습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한반도의 긴장 고조는 단순히 남북 관계로 국한해서 봐서는 안 됩니다. 근시안적으로 보면 남북한의 대립이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미·중의 패권 경쟁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미·중이 협력 관계였기 때문에 남북한의 긴장이 고조되어도 전쟁으로 확대될 수가 없었습니다. 국지적인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배후에 있는 큰 세력이 그것을 확전으로 가는 것을 막아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전쟁 위험성은 6.25전쟁 때와 비슷합니다. 왜냐하면 미·중이 패권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남북한이 협력하려고 해도 미·중이 분쟁을 부추기는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여기에 남북한의 갈등까지 심화된다면 국지적인 분쟁이 전쟁으로 확대되어 대량 살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비유하자면, 옛날에는 성냥불이 켜지더라도 주위에 인화 물질이 없어서 불이 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주위에 인화 물질이 가득하기 때문에 작은 불장난으로도 큰 불이 날 위험이 매우 높아져 있습니다.
세계적인 갈등 구조 속에서 남한은 미일 협력 체제의 하위 변수로 편제되고, 북한은 중러 협력 체제의 하위 변수로 편제된다면,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리전의 양상으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 대해서 큰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한 정부가 미국과 일본의 군사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을 거론하는 것도 러시아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만약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지원, 즉 대륙 간 탄도탄이나 핵 기술에 대한 기술 이전을 하게 되고, 중국도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 적극 나서게 된다면 한반도의 긴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매우 불리한 국면이 전개되는 겁니다.
한반도 긴장 고조, 어떻게 하면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 본다면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현재의 불리한 국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거죠.
현재 남한 정부의 안보 전략은 북한의 핵 확장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한미일 군사 협력을 통해서 압도적인 무력으로 북한의 침략 야욕을 막겠다는 입장이죠. 북한도 압도적인 핵 무력을 내세워 미국과 남한 정부의 침략을 막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남한과 북한은 상대에 대해서 압도적 무력 우위를 점유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것은 남북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안보 전략으로 북한의 핵 확산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현재 북한의 핵 확산은 방치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핵을 얼마만큼 만드는지, 핵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누구도 관여할 수가 없는 상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상임 이사국 중에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비핵화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측면에서 북한의 핵 확산을 방치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속히 해야 할 일은 북한의 핵 확산을 막는 것입니다. 즉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켜야 합니다. 더 이상 핵물질을 생산하지 않고, 기술 개발도 하지 않고, 외부로 반출도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의 요구도 어느 정도 수용해주어야 해요.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이 끊임없이 요구한 것이 자신들의 안보를 보장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미국의 대북 적대 시 정책을 폐기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입니다.
저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통한 북한의 핵 동결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동북아의 평화를 가져오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남한 정부와 미국 정부를 설득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북한도 설득해야 합니다. 대량 살상 무기와 핵무기의 확산이 도리어 자신들의 체제 붕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자각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핵무기만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이웃 나라와의 관계 개선과 북한 주민에 대한 복지 향상이야말로 오히려 북한의 지속 가능한 안전을 담보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과 미국도 북한을 봉쇄해서 붕괴시키는 방식이 지금의 국제 정세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의 생존에 관계되는 인도적 지원을 행함과 동시에 경제 제재도 풀어서 북미 관계를 개선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와 핵무기의 확산을 막을 수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방향으로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선한 영향력이 이러한 방향으로 작용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의 경제 사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것을 보고 북한 체제가 곧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북한 체제가 식량 부족으로 붕괴할 것이었다면 벌써 20년 전에 붕괴하였을 겁니다.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아야 합니다. 오히려 같은 민족인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우리 모두가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전 70주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산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갓 태어났다고 해도 벌써 나이가 70세인데, 매년 80세 이상의 이산가족들이 고인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정치적인 이유를 떠나서 하루빨리 이산가족의 상봉은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여야를 떠나서,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군사적인 문제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를 조절하면서 시간을 두고 논의해 가도 됩니다. 그러나 몸이 아픈 사람에게는 즉시 약을 주어야 합니다. 합의가 끝나고 내년에 약을 주겠다고 한다면 이미 죽은 사람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적 지원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 남한, 북한, 각국의 정치적인 문제는 서로의 이익을 고려하여 점차적으로 길을 모색해 나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주제 강연을 한 후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현장에서 누구든지 자유롭게 손을 들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요즘 보기 드물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여서 그런지 평화와 통일로 가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즉문즉설에서 쉽게 나오지 않는 질문이기에 스님은 기쁜 마음으로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통일에 무관심한 청년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통일에 무관심한 청년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요?
“통일을 한다고 할 때 남북 간의 빈부격차가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시기와 질투, 교만, 범죄 발생 등 부정적 측면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일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반대하는 청년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주어야 할까요?”
“만약에 북한이 붕괴되어 남한이 북한을 흡수 통일 한다면 사회 문제가 굉장히 많이 생길 것입니다. 흡수 통일이 되면 어쩌면 북한 사람들은 통일 한국에서 2등 국민이 될 수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독일은 통일된 지 30년이 지났습니다. 정치를 굉장히 잘하는데도 아직까지 동독 사람들과 서독 사람들 간의 소득 격차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부작용이 많았지만 통일을 안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독일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북한이 어떤 문제가 생겨 자체적으로 붕괴한다면 남한이 포용을 해서 통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붕괴된 북한이 중국으로 흡수되도록 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아무리 부담이 있더라도 남한이 껴안아야 된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남한이 의도적으로 북한을 붕괴시켜서 통일을 하겠다고 하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이 생기고, 전쟁의 위험도 커지고, 통일 이후에도 엄청난 부담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강제로 통일을 하게 되면 통일 이후의 모든 책임을 남한에서 져야 합니다.
남한이 북한을 강제로 흡수 통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갖는다면, 북한은 체제 붕괴의 위협에서 벗어나 남북 간의 상호 협력을 해나갈 수가 있습니다. 조금 시간을 두고서 유럽 연합처럼 각자의 체제를 유지하되 화폐는 통일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꼭 정치적으로 하나가 되기보다는 유럽연합처럼 각자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자유롭게 왕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북한은 지금 사회 간접 시설이 대부분 망가져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을 개발하는 것은 남한의 젊은이들에게는 엄청난 일거리를 가져다줍니다. 북한을 개발하기 위해 굳이 다른 나라의 돈을 쓸 이유가 없잖아요. 지금 남한에서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많습니다. 많은 해외 전문가들이 세계에서 제일 좋은 투자처로 북한을 꼽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동북아에서 대부분의 나라가 개발이 되었는데 북한만 미개발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서울 한복판에 금싸라기 땅이 개발되지 않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위험해서 아무도 손을 못 대고 있는 거죠. 그 위험만 제거된다면 굉장한 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북한에는 양질의 노동력과 함께 엄청난 양의 희귀 금속도 매장되어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면서 문제가 되었던 희토류와 리튬, 마그네슘, 게르마늄 등 희귀 금속이 북한에는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어요. 그래서 남북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제일 환영할 사람들이 대기업들입니다. 왜냐하면 대기업들이 갖고 있는 원자재 부족 문제를 일부 해결해 줄 수 있는 자원이 북한에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을 통해서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을 개발하는 과정에 남한의 중소기업도 많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경쟁력을 잃은 중소기업들이 북한을 개발하는 데에 참여하면 앞으로 20년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많이 창출될 것입니다. 북한에 철도를 놓는다면 노동력은 북한 사람들이 맡게 되겠지만, 기술자는 대부분 남한 사람들이 맡아야 할 겁니다. 북한에 지사를 세우게 되면 남한의 본사 인력들도 늘어나야 할 것입니다. 남북한의 정치인들이 잘 협력해서 북한 개발이 추진되면 엄청난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은 안전만 확보된다면 투자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남한의 젊은이들이 ‘못 사는 북한과 통일하면 손해가 많다’ 하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젊은이들에게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해야 한다’ 하고 말하는 것은 이제 설득력이 없습니다. 통일이 되면 그들에게 얼마나 이익이 있을지를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물론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을 해야 하고, 평화를 위해서 통일해야 한다는 관점도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그래서 나에게 무슨 이익이 있는가?’ 하는 관점이 더욱 중요한 것이죠. 저는 통일이 엄청난 이익을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질문들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약속한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강의를 마칠 무렵 한 분이 손을 들고 꼭 질문하고 싶다며 추가 질문을 했습니다.
나의 행복과 한반도의 평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남북통일, 평화, 모두 맞는 이야기이지만 개인 한 명 한 명이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방향이더라도 사회적 실천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사회적 실천을 하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저도 질문자와 같은 생각입니다. ‘내 코가 석자다’ 이런 말이 있듯이 내가 괴로우면 세상만사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개인의 행복을 우선적으로 얘기합니다. 그러나 개인의 행복을 우선해야 한다는 말이 ‘나만 행복하면 된다’ 하는 뜻은 아니에요. 저의 경험으로는 나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그 사람은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습니다. 사람은 내 짐이 무거우면 땅만 쳐다보고 갑니다. 옆 사람이 안 보여요. 만약 보이더라도 옆 사람의 짐을 들어줄 여력이 없습니다. 자기 짐이 무거우니까요. 그런데 머리에 진 짐도 없고, 두 손도 비어 있는 사람은 주위를 살필 수 있습니다. 남이 무거운 짐을 진 것을 볼 수도 있고, 돕겠다는 마음을 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개인을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은 그가 남을 도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 될 수가 있습니다.
정토회 회원들도 처음에는 남편과 자식 때문에 괴로워서 저를 찾아옵니다. 그런데 개인의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나면 지구 환경을 살리기 위해 소비를 줄이는 운동에 동참하고, 제3세계 아이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합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고, 길거리에 나가 모금을 하기도 해요. 저는 우리의 활동이 개인의 행복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실천 활동의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괴로우면 어떤 운동이나 사회 활동도 오래 할 수가 없어요. 중간에 포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개인의 행복과 가정의 평화는 세계 평화의 기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갖고 사회 실천 활동을 해야 오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오후 4시가 넘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참석한 내외빈들과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강연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차에 올라탄 스님은 곧바로 서울을 출발해 두북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비가 쏟아지는 고속도로 위를 4시간 달려 밤 9시가 넘어서 두북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짧은 서울 일정이었지만 많은 일들을 하고 다시 두북수련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농사일을 하고, 오후에는 실내에서 업무를 본 후, 저녁에는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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