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코스(염포삼거리~일산해변) 11.7km
염포삼거리-염포산전망대-문현삼거리-방어진항-대왕암공원-일산해변으로 이어지는 해파랑길 8코스는 염포삼거리 염포산 산책로 입구에서 시작하여 염포산을 올라서 염포산전망대에서 울산만의 웅장한 산업시설들을 감상하고 방어진항으로 내려와 슬도에서 거문고 소리를 듣고 울산을 상진하는 제1호공원 대왕암공원을 거쳐 일산해변에 이르는 11.7km의 길이다.
지칠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트레킹을 떠나자고 광고도 할 수 없고 권유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나날이 계속되어도 걷기에 중독(?)이 되어버린 마니아는 떠나야만 한다, 쉬면 언제 또다시 일어설지 모르니 그래도 계속 완주를 향해 가고자 하는 회원님들의 염원을 담아 적자 운영을 무릅쓰고 2020년 7월26일 트레킹에 나셨으나 코로나-19보다 더위가 더 큰 걱정으로 다가오는 강한 햇빛이 따갑다, 이런 날 걸어본 마니아는 알 것이다, 그저 최대한 햇빛을 차단해가며 그늘에서는 천천히 그리고 강한 햇빛이 내리치는 볕에서는 빠르게 그리고 무념무상으로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아마 오늘 참가한 회원들은 진정으로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유로운 삶을 찾아 자유롭게 걸어갈 것이다,
염포삼거리에서 산책로를 따라 옆포산(203m)을 오른다, 임도를 따라 남목마성을 지나간다, 남목마성은 조선시대 해안의 곶이나 섬에 마성을 두어 여러 관청과 군대가 사용할 말을 길렀던 터이다, 숲들이 하늘을 가리는 덕분에,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그리 힘들지 않게 전망대까지 수월하게 올라간다,
당일 코스로 일찍 출발하여 하루 한 코스를 진행하는 방식이기에 모두가 새벽에 일어나 참가하는 정성이 업으면 1일 1코스 해파랑길 이어걷기는 참가가 어려운 진행이다 보니 벌써 뱃속에서는 밥을 달라는 아우성이 들린다, 중턱까지 올라간 뒤에 삼거리를 만날 때마다 오른쪽 길을 선택하여 쉼터와 전망대까지 올라왔다, 염포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울산만은 가마득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전망대를 내려와 그늘을 찾아서 점심식사를 즐긴다, 동료가 건네주는 살얼음이 동동 뜬 천안막걸리 한 컵을 받아 단숨에 들이키니 목 넘김이 그리 황홀할 수 없다, 전망대 관계자가 찾아와 앉은 자리의 청결을 주문한다, 오랫동안 함께하는 회원들로서 쓰레기의 뒷처리에 선수권이 있다면 당연히 우리 클럽이 금메달 감이렸다, 항상 깨끗하게 뒷처리를 해주시는 회원님들께 감사함을 느끼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거운 식사와 이곳까지 천안막걸리를 메고 와 목마른 중생에게 하사하신 회원미께 감사하며 체육공원 방향으로 내려간다.
새소리가 들려오고 숲의 향기가 코끝을 스쳐간다, 바람길에 숲속의 정령들이 말을 걸어오는 듯한 착각에 내 속의 자신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는 것 같다, “하루에 최소한 4시간 동안, 대게는 더 오랫동안 일체의 근심 걱정을 완전히 떨쳐버린 채 숲으로 산으로 들로 한가로이 걷지 않으면 건강과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지 못한다” 고 믿는 어떤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그 친구 정말 산으로 강으로 들로 숲으로 무던히도 돌아다니더니 나에게 낡은 수통하나 건네주고 대학시절 어느 겨울날 숲의 정령이 되었다, 그 수통차고 물 떨어질 때까지만 걷다가 돌아서곤 했었는데..... 길을 걸으면 복잡했던 머리가 단순해지고 알 수 없는 궁금증이 하나씩 실마리가 풀어진다, 삶이 단순해지고, 풍요로워진다, 마음은 과거와 미래로 여행을 하며 발길은 굴레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를 느낀다,
“진정으로 위대한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는 니체의 말을 따르면 걷기를 통해 모험을 배우고, 임기웅변을 배우고, 고정관념을 부수고, 자유롭게 사고하며, 도전의 욕구에 불을 붙힌다, 산길을 간다, 마음의 길을 간다, 생각이 날고, 포근하고 따듯한 마음이 좋은 생각을 낳는 해파랑길을 간다, 전망대에서 울산만을 아우르는 웅장한 산업시설들의 위용을 감상하고 태화강 하류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멀리 희미하게 간절곶이 아른거리는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산을 내려와 대로변에서 우측으로 얼마쯤 가다 문현삼거리에서 차도를 건너 시내 도로를 따라 방어진항으로 들어간다,
이정표가 자주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으나 그래도 트랭글 웹을 보아가며 방어진항을 지나 슬도로 간다, 등푸른생선 방어에서 유래한 방어진항은 일제강점기에 어업전진기지로 이용되면서 청어, 정어리, 고래 등 수산자원으로 크게 번성한 항구였다, 드라마 ‘욕망의 불꽃’과 ‘메이퀸’의 촬영지인 슬도는 여러번 찾아 온 곳이다, 방어진 외항에서 거센 파도를 막아주던 바위섬이 방파제로 연결되어 걸어서 들어걸 수 있게 된 슬도의 하얀 등대가 예쁜 모습으로 맞이해 준다,
바위 기슭에 사납게 파도가 밀어닥치면 그 파도의 울림이 마치 거문고를 탈 때 난느 소리같이 들린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슬도 입구에서 전에도 말했던 ‘아리랑’님이 오징어 회와 소주를 내놓는다, 해군 간부로 전역한 덕분으로 항구나 바닷가로 가면 누구보다도 빠른 행동으로 그곳의 전리품을 꼭 챙겨와 이웃을 즐겁게 하는 기질이 많은 고산등반의 스틱 같은 존재이다, 어느새 방어진항에서 안주와 소주를 준비한 것이다, 목마름에 한잔을 들이키고 오징어회 한점을 입에 넣으니 그 맛의 달콤함이란 표현이 되지 않는다, 언젠가 한번은 꼭 웬수를 갚아야 하느데....., 하얀색 등대 옆 오른쪽으로 빨간색 구, 등대가 방파제로 연결되어 있는 곳에서 푸른바다를 배경으로 슬동의 노래와 파도소리를 들으며 차려진 조촐하지만 산해진미의 거대한 주안상을 즐긴다.
오감과 육감을 넘는 즐거운 슬도의 향연을 마치고 다시 뜨거운 태양아래 해안선을 따라 고행의 길이 이어진다, 1960년대까지 동해의 포경선들이 이곳으로 고래를 몰아 포획하였다는 몽돌이 있는 너븐개해변을 지나 울산의 제1호 공원인 대왕암공원에 이른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주상절리가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명성에 걸맞게 절경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몇 번을 이곳에 왔건만 공원안의 소나무는 그저 무심히 넘어갔다, 이번 이들에 대하여 알아보니 수령이 100살이 넘었으며 높이가 10m에 이르는 15,000여 그루의 소나무가 이곳에 거대한 숲을 이루어 울산12경의 하나인 ‘대왕암 송림’을 지난다.
경주 봉길 앞바다에 문무대왕의 수중릉이 있다면 이곳 대왕암공원 앞바다에는 문무대왕비가 호국용이 되어 바위섬 아래 묻혀 용신이 되었다, 처음 대왕암공원 찾았던 지난날에는 어째서 대왕암이 2개인가 궁금했었던 시절이 있었으나 “여행과 걷기를 함께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는 꿀항아리 겉할기”라도 조금은 아는 역사와 지식이 들었으나 함부로 말했다가는 뭇매 맞을 상식 일뿐! 육지와 철다리로 이어져 있는 대왕암으로 걸어 들어가면 해금강이라 일컬을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이다,
울산의 끝자락에 자리한 등대로고 해서 붙여진 울기등대를 지나간다, 100년전 구, 등대와 해송이 등대를 가리면서 새로 지은 신 등대가 나란히 서 있다, 일제가 동해와 대한해협을의 해상을 장악하기 위해 처음 지었다는 씁슬함을 뒤로하고 절경의 해안경관을 감상한다, (이 글을 카페에 올리는 시점에는 이 해안경관에 출렁다리가 지어져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해안경관을 감상한 뒤 일산해변에 도착하니 인산인해이다, 방역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태이다 보니 코로나-19가 물러갈 수 없는 이유를 알 것 같다, 8코스는 일산해변에서 끝나지만 다음의 코스를 단축하여 원활한 진행을 하고 자 무리하여 현대예술공원까지 약 3km를 더 걷고 시원한 수박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차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