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여고 80주년 특별회지 발간을 축하하며
제가 얼마전까지 살던 아파트에 큰 목련꽃 나무가 있었습니다. 집이 2층이었는데요 팝콘처럼 터지기 전 그 소담스런 꽃봉오리와 터지고 난 후 베란다 창을 환하게 가득 채운 모습을 보면서 매년 봄이면 아스라한 기억이 떠오르곤 했습니다. 바로 35년 전에 졸업한 모교 강릉여고입니다.
여고시절 누구나 가슴속에 품어보는 선생님이었던 음악 선생님께 배운 가곡 '목련화'는 아직도 가끔 흥얼거리곤 하는데요. 깊어가는 가을 어느 날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성악을 전공하려는 친구가 불렀던 '목련화'가 캄캄한 교정을 가득 채웠을 때 느꼈던 그 황홀함 ......목련은 그 후에도 오랫동안 모교를 기억하게 만드는 화두였습니다.
졸업 후 서울로 진학을 하면서 모교에 대한 기억이 점점 희미해져 갔는데요, 잊고 지내던 기억의 다리를 졸업 30주년 행사가 이어지게 했고, 재경동문회 일을 하면서 오랜만에 모교도 방문하고 다양한 계층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님들, 동기, 후배님들을 만나면서 아련했던 추억들이 다시 소환 되었습니다. 또한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윗세대이신 선배님들의 활약상을 보고 지성과 능력 그리고 당당함까지 갖춘 동기, 후배님들도 만나게 되면서 유구한 역사를 지닌 강릉여고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다시금 샘솟게 되었습니다.
그런 우리 자랑스런 모교 강릉여자고등학교가 올해 80번째 생일을 맞게 되었습니다. 개교 80주년을 축하합니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노화되고 쇠퇴하지만 모교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젊어지고 새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방문했던 모교는 교문의 위치가 바뀜으로 완전 다른 분위기인데다 신축과 개축으로 탈바꿈을 하여 예전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또 올해는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아서 싱그러움을 더하는 교정이 되었고 역사관을 건립하여 8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개교 80주년 특별회지 발간을 축하합니다.
총동문회 박경자 회장님을 비롯하여 임원진 분들이 8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유례없고도 강력한 바이러스의 침공으로 행사를 못하게 되어 아쉽고 아쉽지만, 요번에 발간되는개교 80주년 특별회지에서 학교와 동문들의 많은 근황과 소식들을 접하게 되리라 생각되어 벌써 설렘이 한가득입니다.
또한 요번에 재경 동문들의 많은 후원이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것 또한 모교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리라 믿습니다. 직접적인 참여는 못하지만 마음속으로 하는 응원과 각자의 자리에서열 심히 활동하는 것만으도 모교의 발전에 큰 힘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쉬움이 많은 2020년이었지만, 내년 후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쭉 우리의 자랑스런 모교와 동문들에게 더 많은 발전과 성장이 있으리라 믿으며 그리고 조심스럽게 강릉여자고등학교의 90주년을 100주년을 맞을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