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위로 언니 아래로 여동생 셋 남동생 하나 해서 5형제가 더 있습니다.
덕분에 "가지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말 충분히 실감하며 살지요.
얼마전 세째네 집에 갔더니 모 화장품회사에서 사용하던 타사제품의 콤펙트를 자사의 신제품으로 교체해주는 이벤트가 있다며 재활용쓰레기통을 뒤져 빈 케이스를 주워와 현재 쓰고있는 내용물을 조금 덜어 위장 하더라구요. 하나 공짜로 얻어써보겠다는 대단한 집념이지만 제가 동생에게 남긴 한 마디는 " 1년동안 화장 안하면 안했지 난 그렇게 궁색 안 떨겠다! " 그리고 집에 왔는데, 아뿔싸! "뛰는놈 위에 나는놈 있다"는 속담을 직접 경험할 줄이야! 아기낳고 산후조리 한다고 친정 와 있는 넷째가 저를 또 한번 뒤로 넘어가게합니다. 환경문제와 아기건강을 생각해서 면 기저귀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산바라지 하는 언니 고생하는거 안쓰러워 당분간 일회용 기저귀 쓰겠다고 고집 부릴때 알았어야 했는데...
일자형 일회용 기저귀의 젖지 않은 부분을 잘라내어 잘린 단면을 바느질 하고 있는겁니다.
그림이 그려지나요? 3등분 된 가운데 부분을 버리고 양쪽 2조각을 재활용 하는거지요.
덕분에 쓰레기가 보다 적게 나와 좋긴 한데, 바느질 하느라 시력 나빠지면 어쩌려는 건지 ㅉㅉㅉ..
한 1주일여 지난 지금도 그 동생 여전히 바느질 하는데, 가끔 궁시렁 궁시렁 합니다. 아기가 용변 보는양이 많아져 이제 한 조각밖에 못 건지겠다며 ㅋㅋㅋ...
그녀를 보며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 한가지 생각 났는데 기저귀 회사에서 폭탄들고 올까봐 공개를 못하겠어요. 이참에 실용특허 하나 낼까봅니다.
그녀에 관한 또 한가지 에피소드 있어요. 모유수유를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그녀의 용기가 수술 당일날 그녀를 움직이게 합니다. 줄레줄레 몇개의 줄을 매단 중증 환자면서도 아기를 빨리 안아야 한다는 거지요. 해서 서울 강남에서 내노라 하는 산부인과 병원 그 비싼 1인실 병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신청했고 ,제부와 제가 2박 3일 열심히 가슴 맛사지 했는데 결정적으로 유선이 막혀 모유수유가 실패로 끝나자 그녀가 한마디 합니다. " 미세한 부분, 예민한 신경, 상당히어렵다고 하는 고난도의 수술도 너끈히 해 내는 의료기술이 막힌 유선하나 못 뚫는데? 거의 겉으로 드러난것을..."
산후조리원 2주 입원하면 130만원 이라며 산바라지 하는 언니 위해100만원 선뜻 내 놓는 호방한 짠순이 네째, 전 그녀가 자랑스럽습니다. 내일쯤 한약 한 재 지어 먹여야겠네요.ㅎㅎㅎ
억척이 자매들 독수리 5형제 절대 안 부럽답니다.
첫댓글 우와 대단한 자매애네요.억척이 자매에게 행복이 가득하길...
저도 둘째를 키우는데요, 저는 천기저귀 쓰는데, 어머님이 봐 줄시땐 그냥 종이기저귀 쓰시라고...울 어머님 은 살림하시면서 아이까지 보시니까...죄송해서리. 근데, 아기가 잘때는 종이기저귀 쓰시는데 아까워서 앞으로 한번 뒤로한번 채우십니다, 가끔 말리시기도 하구요....ㅎㅎㅎ
독수리 5형제는 실속이 없었군요. 이런 자매들이 있는지 모르고....ㅎㅎㅎ 가족다큐 같은 것 한번 찍어보세요~좋은 작품 나올 것 같습니다^^
기저귀 하면 생각나는 이야기..내가 처음 애 나서 종이 기저귀 쓸때.아기가 작은것을 조금 보면 햇볕에 말려서 쓴 적이 있는데 이것을 본 나의 친구왈 세균이 많다기에 그만 둔적이 있었는데....찍금 찍금 싸는 오줌 기저귀는 아까와서 순간적 기지를 보였는데 왜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 못 했나?정말 대단한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