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 혜은사 주지 덕산 스님은 “염불수행도 오매일여(寤寐一如)가 되어야만 견성체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진여당체(眞如當體), 자성(自性) 자리에서 하는 염불은 서방정토에 왕생하려는 정토염불과는 다르며 오히려 선(禪)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82년 월탄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덕산 스님은 선방에서 정진하다 건강상 대중정진을 하지 못해 85년부터 염불수행을 시작했다. 92년 청화 스님(2003년 입적)으로부터 염불선을 배운 후 99년 8월부터 2000일 용맹정진에 들어가 이듬해 오매일여를 이룬 후 자성미타(自性彌陀)를 확인했다. 염불선으로 공(空)을 체험했다는 덕산 스님은 자성자리는 ‘한마음(一心)’이라 부를 수 있으며, '우주적인 생명 에너지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
8월 24일 저녁, 덕산 스님으로부터 염불선이 무엇이며 어떤 점이 선(禪)과 같은 지를 여쭈어보았다.
▲염불선을 정의하신다면.
“염불은 부처님을 생각한다는 뜻이지만, 만약 부처님이 어디에 따로 계신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외도의 수행법입니다. 본래 나의 ‘생각이전의 자리’가 부처자리이기 때문에 나의 본래가 우주의 진여당체인 것입니다. 때문에 생각이전의 자리를 관하며 아미타불이나 관세음 지장보살과 여타 불보살의 명호를 염하는 것이 염불선입니다.”
▲염불선을 선(禪)으로 볼 수 있는 까닭은?
“간화선의 경우 진여당체를 여의지 않고 화두를 참구할 때 바로 활구(活句)가 될 수 있습니다. ‘이뭣고’ 할때 그냥 ‘이뭣고’가 아니라 ‘이뭣고’하는 그 당체를 여의지 않는 화두가 활구입니다. 염불 또한 염불하는 그 당체를 여의지 않고 염불할 때 염불선이 되는 것입니다. 주력이나 간경 또한 마땅히 진여당체를 여의지 않는 정진이 돼야 합니다.”
▲염불선과 간화선에서 말하는 선(禪)이란 무엇인가요?
“선(禪)은 부처님 마음이기에, 부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선입니다. 유무를 떠난 자리, 나의 본래자리라 해서 즉심시불(卽心是佛) 즉 ‘마음이 부처’라 하지만 우리가 보고 듣고 분별하는 마음을 부처라 하지는 않습니다. 생각이전의 자리가 선이며, 부처자리인 것입니다. 그 자리는 우주의 근본 진여당체이며 시간과 공간을 떠난 자리로서 우주를 머금고 있는 자리입니다. 또한 과거천불, 미래천불, 현재천불, 역대 조사스님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자리이며 산천초목 삼라만상의 본래자리인 것입니다.”
▲염불선의 구체적인 행법은.
“염불정진 할 때 평상시에 하듯 느리게 하거나, 소리내서 한다면 삼매를 얻기 힘듭니다. 진여당체에 마음을 두고 마음 속으로 아주 빠르게 끊어지지 않는 쉼 없는 정진을 통해서 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염불삼매를 얻기 위해서는 오매일여가 돼야 하나요.
“오매일여(寤寐一如)란 진여당체에 마음이 끊어지지 않는 경지를 말합니다. 밥을 먹거나 무엇을 하나 끊임없이 놓치지 않도록 해야만 득력하고 정진력이 생기며 오매일여가 가능하죠. 단, 육신에 끄달리는 평상시 습관을 끊어야 가능합니다. 육신은 무시이래 편안한 것을 찾아왔기 때문에 조금만 힘이 들어도 뒤로 미루는 마음이 일어나는데 이를 철저하게 물리쳐야만 해요. 끊임없는 정진으로 오매일여의 경지에 도달해야만 비로소 바른 수행의 길이 보일 겁니다.”
▲삼매의 상태를 쉽게 풀이하신다면.
“삼매는 우주와 하나된 경지를 말합니다. 모든 의문이 끊어진 경지, 다시 말해서 무명(無名) 무상(無相) 절일체(切一切)의 경지를 뜻합니다.”
▲진리의 당체는 부처님과 역대 조사들도 이르지 못하는 자리라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진여당체는 문자와 언어, 시간과 공간, 어떠한 분별이나 유, 무를 떠난 자리입니다. 진여당체는 물질을 떠난 자리이기 때문에 모양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모양이 없다 하여 아주 없는 것 또한 아닙니다. 모양이 없기 때문에 유가 아니며 또한 모양이 없다고 하여 아주 없는 것이 아니어서, 이것을 있다고 해도 진리가 아니며 없다고 해도 진리가 아닙니다. 이 도리를 중도 곧 진여, 법성, 불성, 주인공, 부처라고 방편상 이름지을 뿐입니다.”
▲본래의 진여당체가 드러나면 어떤 변화가 나타납니까.
“진여당체가 드러나면 실상을 바로 볼 수 있는 반야가 열리게 됩니다. 경전과 선어록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되지요. 그리고 지혜가 열려야 보살행을 바로 할 수 있습니다. 본래 나의 참모습을 보았더라도 곧바로 늘 당체와 하나가 되어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 본래자리를 확인한 뒤에는 의심이 끊어진 자리에서 익혀온 습을 녹이는 (부처님께서 500생 동안 보살행을 닦았듯이) 보임(保任) 공부를 해야 합니다.”
▲재가 수행자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염불은 근본 진여당체에서 나오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맑은 파장입니다. 특히 삼매경지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무거운 업도 맑힐 수 있는 좋은 파장입니다. 그러나 삼매에 들지 않더라도 염불자체가 좋은 파장이기 때문에 계속하면 업이 점점 맑혀져서 결국 나의 본래 진여당체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재가자 또한 가정에서 염불선을 바르게 한다면 먼저 스스로의 업을 맑히고 가정을 맑히며 세상을 맑히고 우주를 맑히는 일이 될 것이며 나아가서 우주와 하나가 되는 길이 될 것입니다.”(청화 스님 법어)
청원 혜은사=김재경 기자
■청화 스님이 주창한 염불선
지난해 입적한 청화 스님(조계종 원로의원 역임)은 불자들에게 어느 한 수행법을 강조하지 말고 각기 근기와 취향에 맞게 참선, 염불, 묵조선, 주력 등으로 정진할 것을 가르쳤다. 특히 스님은 화두참구 우위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정의(知情意)를 조화시킨 수행법으로‘ 염불선(念佛禪)’을 본격적으로 주창했다. 선종에서도 선과 염불을 함께 닦을 것을 말한 조사들은 많지만 ‘염불선’이란 명칭을 사용한 것은 스님이 처음이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현대인들에게 알맞은 행법이 우리의 본래면목을 되찾는 염불법이라 설하신 스님은 염불에 화두를 붙여 ‘염불하는 자가 누구인가?’를 참구하는 방법과 본래의 자성이 부처라는 확신을 갖고 부처님의 법신을 관하는 ‘실상염불(實相念佛)’이 화두선과 다름없음을 강조했다.
“염불도 부처가 밖에 있다고 생각하고 행복스러운 극락이 십만억 밖에 있다고 생각할 때에 방편이 되는 것이지만 자기 마음이 바로 부처요 만법이 본래 부처일 때는 바로 선(禪)인 것입니다. 염불은 부처님 당시부터서 염불(念佛) 염법(念法) 염승(念僧)이라고 경전에 다 나와 있고 원래, 우리가 부처이기 때문에 또, 부처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염불은 따지고 보면 내가 참나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본래부처가 부처를 생각하기 때문에 역시 선(禪)이 됩니다. 그런데 깊은 고려 없이 염불은 하근기(下根機) 중생이 하는 것이라고 하면 문제가 큽니다. 그러니까 공안선, 묵조선, 염불선 이런 수행법에 옳고 그르다 하는 것이 부질없는 일이라는 의미에서 이렇게 새삼스럽게 역설하는 것입니다."
첫댓글 감로법 감사합니다.
구체적으로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