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봄
유난히 추웠던 겨울 추위가 빠르게 물러나면서 봄은 오고 있지만, 한국경제는 여러 곳이 스산하고 불안하다.
첫째는 부동산 시장이다. 전세 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이어 집값도 상당 폭 떨어지고 있다. 얼마나 떨어질지 경제전체에 어떤 충격을 줄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집값과 전세 값의 하락은 금리인상이 촉발시킨 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전세 값과 집값이 소득 등에 비해 너무 올라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는 것이다.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은 정상가격이나 균형가격이라는 것보다 더 높거나 낮게 형성되기 쉽다. 이것을 Overshooting이라 한다. 잘못된 정책이나 쏠림현상에 의해 오버슈팅이 강하게 나타나고, 이것이 장기간 지속되면 거품이 되는 것이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상승장에서 오버슈팅이 엄청 크게 나타났기 때문에 하락장에서도 오버슈팅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것과 같은 이치일 듯하다.
둘째는 수출과 경상수지이다. 수출부진은 반도체경기 후퇴, 미중 갈등에 의한 신냉전 체제로의 전환, 중국시장의 변화, 고금리 등으로 인한 세계경제 위축 등이 복합되어 나타난 결과로 우리가 어찌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반면 수입은 에너지 과소비 등 경제구조적 요인으로 계속 늘어나는 것이다. 수입증가는 우리 노력으로 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셈이다. 그런데 노력은 별로인 듯하다. 현재 경상수지 전체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소득수지(이자 배당 등)가 흑자를 보여, 적자규모가 작아지거나 연간으로 보면 흑자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수출부진과 수입확대가 장기화되면 한국의 대외자산이 충분하지 못하므로 소득수지의 흑자로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기는 어려질 것이다. 만약 경상수지 적자기조가 고착되면 한국경제의 신뢰는 떨어지고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는 물가와 환율이다. 한국도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다. 지난 해 난방비 외식비 공공요금 등 생횔 물가가 엄청 올랐다. 정부 발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5.1%이지만 체감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아 보인다. 한국은 물가지수의 종류가 미국보다 다양하지 못한데다 신뢰가 떨어져 통계와 현실의 물가는 괴리가 크다. 여기에다 한국의 물가는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에너지 곡물 등 생활필수품의 많은 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환율은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조금씩 올라 왔다. 한국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경상수지가 적자기조로 돌아서면 환율이 어떻게 될까?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물가를 올리고, 정책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다시 부동산 시장에 바로 영향을 준다. 한국경제의 약한 고리가 들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 한국은행은 물가보다 경기상황(실제는 부동산 경기)을 고려하여 정책금리를 동결하였다. 위험한 길로 갈 수 있는 결정이다.
한국경제의 봄은 멀어 보이지만 농촌의 봄은 눈앞에 와 있고 농부들은 일은 한다. 1월 말부터 매실 사과 포두 다래 머루나무 등의 전지를 했다. 2월 말부터는 언 땅이 조금씩 풀려 나무를 옮겨 심고, 새로운 묘목도 10그루 정도 심었다. 올해 심은 묘목은 감나무 밤나무 참옻나무 아몬드나무이다. 아몬드나무는 처음인데, 1그루만 심어 가능성을 살펴보려 한다. 밭농사로는 완두콩을 2월말에 심었다., 상추 얼갈이 쑥갓 당근 아욱도 좀 이르지만 어제 파종을 했다. 올해는 봄이 일찍 올듯하여 씨도 좀 일찍 뿌렸다. 밭은 괭이와 호미로 운동 삼아 조금씩 만들었다. 괭이질을 헬쓰클럽에서 하는 근육운동이라 생각하면 농사일도 힘들지 않다. 또 미리 미리 해 놓으면 스트레스도 없다. 누가 잘 했는지 못했는지 평가하는 사람도 없이 더 맘이 편하다. 그냥 때맞추어 적당히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