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의 새 정문이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유명 건축가의 밑그림(기본설계안)이 외부에 처음 공개된 가운데 교수회를 중심으로 "대학의 독창적 정체성이 담겨 있지 않다"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실제 착공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학내 여론 수렴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다는 반발이 거세다. 일방적으로 추진된 '효원 굿플러스'(현 NC백화점) 사업으로 인한 정문 훼손을 바로잡기 위한 사업이 또 다시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지하주차장 덮는 보행광장
내달 말 실시설계 마무리
"대학 정체성 반영 안 됐다"
교수회 반발 착공 난항 예상8일 대학본부에 따르면, 내년 5월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추진 중인 정문 개선 사업이 실시설계 완료(4월 말)를 앞두고 있다.
새 정문은 지하주차장으로 드나드는 기존 차도를 덮는 보행광장 형식으로 설계됐다. 설계를 맡은 승효상 '이로재' 대표는 "정문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 쉬고 이벤트도 할 수 있게 가로광장을 만들 예정"이라며 "외부에서 학교로 들어가는 풍경도 등록문화재인 인문관이 근사하게 나타나고, 금정산 지맥까지 연결되게끔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부산대 안팎에서는 2009년 정문 옆에 들어선 쇼핑몰 '효원 굿플러스' 탓에 기존 정문의 미관이 훼손됐다는 불만이 높았다. 특히 지하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양방향 차도로 인해 '콧구멍 정문'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다.
이 때문에 대학본부 측은 지난해 초 "총 사업비 43억 5천만 원을 들여 정문과 주차장 형태를 바꾸겠다"며 정문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김재호 부산대 교수회장은 "학내 구성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효원 굿플러스' 건립 사업도 지난 총장이 밀어붙여 강행한 뒤 소송, 정문 훼손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며 "그런데 이번 정문 개선 사업 역시 폭넓은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생회 측도 "학생 의견 수렴 과정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실시설계안이 나오면 교수, 학생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할 예정"이라며 "밀어붙이기식 정문 개선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역이슈팀=손영신·이호진·이자영
김한수 기자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