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풍자하다. 차세대 아티스타 ‘김성탁’
지난 8월 31일 부터 9월 3일까지 아신극장에서는 극단 ‘참배우연구소’의 연극 ‘펠리칸’이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대전문화재단에서 선정한 차세대 아티스타 ‘김성탁’이 대표로 있는 극단 ‘참배우연구소’의 첫 공연작이기도 하다. 공연장을 찾아 출연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극단 '참배우 연구소' 소개 부탁합니다.
김성탁 : 저는 극단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성탁입니다. 저희 극단 '참배우 연구소'는 2015년, 서울의 한 연습실에서 마음 맞는 배우들과 연습하며 연기 교육도 함께 해오다 극단을 창단했습니다.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고 이번 공연이 극단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올리는 공식적인 첫 작품입니다.
극단의 배우들이 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한 경우가 많군요?
김성탁 : 네, 극단의 배우들이 대부분 뮤지컬을 전공했습니다. 저 역시 뮤지컬을 전공하였고 대학원에서는 연기를 전공했습니다. 서울에서 계속 공부하고 있었지만 사이사이 대전에서 활동하며 교류도 많이 했습니다. 최근 작품으로는 '달콤한 수작'에서 배우로 참여했었습니다. 극단의 배우들이 뮤지컬을 전공자가 많아 이를 바탕으로 현재 서울에서 뮤지컬 공연을 준비 중입니다.
이번 공연작품에 대해 소개 부탁합니다.
김성탁 : 이번 공연 작품인 '펠리칸'은 스웨덴 작가인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작품으로 잘못된 모성애가 만들어낸 한 가족의 파멸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어느 것 하나 정상적인 게 없는 이 가족의 불편한 모습은 어머니의 본능적인 사랑인 모성애에 대해서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나는 대한민국과 결혼했다”, “국민이 가족이다.”라던 과거 우리나라 수장이라는 사람 입에서 나온 말에서였습니다. 이 작품의 내용처럼 어느 것 하나 정상적인 게 없는 사회가 되었고 우리는 슬픔에 직면하게 되었죠.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여주는 듯하여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가가 원채 방탕한 생활이나 여성 혐오적 성격을 갖고 있어 이 작품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습니다.
작품의 제목이 뜻하는 '펠리칸'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가요?
나현우 : 서양의 이야기 중에 '펠리칸은 자기 심장의 피를 새끼에게 먹인다.'는 말이 있어요. 시도 많고요... 하지만 생물학 책을 보면 이 이야기는 거짓말이기도 해요. 아마도 작가는 뒤틀린 모성애를 상징하기 위해 펠리칸을 선택한 것 같아요.
극단에서는 가장 막내인데 이번 작품을 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나현우 : 첫 작품은 아니지만 제대로 해본 것은 이번 작품이 처음입니다. 이제 시작하는 배우지만 이번 작품을 하며 나 자신의 한계를 보게 되었어요. 작품 자체를 이해해야 하는데 함축적인 것도 많아 작품이 어려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는 무엇이든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앞으로 배우로서 활동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 같아요. 나중에 국립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연기해보는 것이 배우로서의 꿈입니다.
출연 시간은 짧지만 극 초반, 극의 전체적인 느낌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셨어요.
이성희 : 네, 원래 제가 딸 역할을 하기로 했는데 저보다는 지금의 딸 역을 맡은 배우가 더 어울리는 배역이어서 양보했어요.(웃음) 이번 작품은 배우들이 쓰는 에너지가 많은 작품이고 도구들이 많지 않지만 그 빈 공간을 채워가려면 배우들이 조그마한 움직임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해서 출연 시간이 짧아도 정말 힘이 많이 소진되는 극이었어요.
연극과 뮤지컬...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성희 : 저는 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했고 이후 러시아에서 뮤지컬 안무를 공부했습니다. 연극과 뮤지컬은 비슷한 면도 많지만 우선 호흡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뮤지컬은 노래가 들어가기 때문에 노래의 분위기로 흘러갈 수 있는 반면 연극은 대사의 분위기를 배우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차이가 있고요.
이번 작품은 직접 연출을 하지 않고 배우로 참여하셨네요.
김성탁 : 이번 연출이 저보다 유능한 연출가여서요,(웃음...) 대전 내려 온지 얼마 안 돼 배우를 찾는 과정에서 나이 많은 어머니 같은 배역은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은 일단 배제를 했습니다. 제작자 입장에서 소통의 문제도 있기도 해서 새로운 배우를 찾으려 노력했어요. 대전에서 활동한지 얼마 안됐지만 나름대로 배우들의 캐릭터에 대해 많이 알아보고 연출과 상의하며 배우들과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대전문화재단 차세대 아티스트로 선정되셨는데...
김성탁 : 이번에 대전문화재단 차세대 아티스트로 선정되었는데 인터뷰 할 때 나름대로 소신껏 말씀드렸어요. 보통 작품을 할 때는 개인이 제작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대부분은 극단을 끼거나 아는 극단, 아는 선생님, 아는 선배님... 어떻게든 부탁해서 하다 보니 결국은 자기가 원하는 작품을 하지 못하는 것을 많이 봐 왔습니다. 또, 단체 소속의 경우는 그 단체의 영향력 때문에 아티스트 본인의 역량을 보여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도 하죠. 이런 부분에 대해 제가 가져왔던 생각을 말씀드렸고 작품을 선정하고 배우를 캐스팅하고 제 스스로 모든 것을 총괄하여 제가 중심이 된 연극을 해보고 싶어 말씀 드린 부분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나 합니다.
김성탁, 이성희, 나현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순)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 부탁합니다.
이성희 : 대전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배우로서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전에도 좋은 연출, 좋은 배우들이 많아 함께 작업도 하고 싶고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고 싶어요.
김성탁 : 개인적으로 후학양성을 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교육일도 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가르치면서 배우고 얻는 것도 많거든요. 작품을 하다보면 늦게 들어가고 하는 문제도 있어 가정에 더 충실하고 싶어요. 지금은 서울에서 뮤지컬을 준비 중인데 1년에 한 두 작품은 꼭 하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 공연사진은 연주단체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문화가 모이는 곳 "대전공연전시" http://www.gongjeo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