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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도 멘토가 필요해”…‘멘토링’이 뜬다 김민정 (atcenjin@newsmission.com)
지난해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은 단어가 있다면 아마 ‘힐링’일 것이다. 이처럼 치유와 회복에 대한 관심이 일상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멘토’의 역할과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교계도 예외일 수 없다. 평신도는 물론이고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멘토 찾기 열풍이 불고 있다. 멘토링이 주목받는 원인에 대해 살펴봤다.
‘멘토’ 열풍, 왜? 멘토(mentor)라는 단어는 <오디세이아(Odyssey)〉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기 전, 집안일과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자신의 친구인 멘토에게 맡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여 년 동안 멘토는 텔레마코스의 친구, 선생,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로 그를 보살폈다. 이후 멘토는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를 가리키게 됐다(이상 네이버 지식백과 인용). 최근 몇 년 새 ‘멘토’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이 뜨거워진 것은 가족의 해체가 늘고,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친구이자 스승이자 상담자로 내 삶의 방향을 함께 고민해 줄 존재가 절실해진 탓이라 풀이된다. 멘토는 멘티와의 친밀한 관계 형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롤모델’의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내 삶에 깊이 개입하면서 친구, 스승, 상담자 등 다양한 역할을 통해 삶의 구체적인 목표와 지침을 제시해 주고 함께 공유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 언론과 방송을 통해 자신의 멘토를 소개하는 경우가 종종 일반인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됐다. 일례로, 지난해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의 멘토가 법륜스님임이 알려지면서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했던 법륜스님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교계 ‘멘토링’ 프로그램 성황 멘토 열풍은 일반 사회뿐만 아니라 교계에도 불어닥쳤다. 취업과 결혼 문제로 고민하는 일반 청년들을 비롯해 신학생과 목회자들에 이르기까지 멘토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교계 곳곳에서는 멘토링(mentoring) 프로그램이 하나둘 시작됐다. 목회멘토링사역원, 멘토링코리아, (사)청년의뜰 등 멘토링을 주요 사역으로 하는 단체들이 생겨났다. 목회멘토링사역원은 지난해 6월 제1회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 4~6일에는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제1회 신학생 멘토링 콘퍼런스’를 마쳤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신대원 이상의 예비 목회자 100명과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김영선 목사(해인교회), 오대식 목사(높은뜻정의교회), 오세택 목사(두레교회), 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 진재혁 목사(지구촌교회), 최상태 목사(화평교회) 등 7명의 멘토가 강의와 대담, 소그룹, 자유 대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대식 목사는 “이 모임이 한국교회가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한 해답을 얻는 모임이 아니라, 고민과 방황을 함께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컨퍼런스와 취지와 의미를 소개했다. 그런가 하면 청년사역 단체 (사)청년의뜰(상임대표 김우경)은 숭실대학교, Young2080, 코스타코리아와 함께 오는 16일 ‘멘토링코리아 2013’ 행사를 연다. 청년의뜰은 변호사 출신인 김우경 대표가 지난 2005년 고 옥한흠 목사(사랑의교회)와 김영길 총장(한동대) 등과 함께 설립했다. 2030세대 청년 2백 명과 멘토 55명이 참가하는 이 행사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사후 6개월간 지속적인 멘토링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멘토로는 김우경 전 포항지청장, 이건오 평택박애병원 원장, 이시원 시원스쿨 대표, 이종수 사회연대은행 대표상임이사, 최도성 한동대 부총장 등 8개 그룹에서 참여한다. 김우경 대표는 “청뜰은 청년들이 세상의 리더가 되고 새 패러다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돕는 곳으로 그동안 500여 명이 거쳐 갔다”며 “사회 초년병들이 일찍 멘토를 만나 좀더 알차고 올바른 삶의 길을 찾는다면 우리 사회가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부터 멘토 시스템을 도입한 선교한국도 오는 21~23일 경기도 평택시 오산성은동산에서 멘토 캠프를 진행한다. 이번 캠프는 선교한국의 멘토 시스템을 통해 동원된 멘토와 멘티들 간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분야별 수평적 멘토링 등을 통해 선교 관심 분야가 같은 참가자들끼리 네트워크도 형성하고, 현장 사역자들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목회 본질 고민, ‘목회 멘토링’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멘토링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는 것은 목회의 본질과 소명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목회자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반증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소 목회자들은 심방과 상담 등을 통해 성도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사역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조언을 구할 대상이 없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개척교회 및 미자립교회가 한국교회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적잖은 목회자들이 교회 성장과 목양에 대한 부담과 과도한 사역에 대한 피로가 겹쳐 혼란을 겪기도 한다. 목회자 멘토링 컨퍼런스에 멘토로 참여했던 김기석 목사(청파교회)는 “우리 시대 목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닌 삶으로 보여주는 일”이라며 “하나님은 우리에게 큰일 하라고 한 적 없다. 우리가 한다고 생각하는 건 교만이다. 우린 단지 그분이 맡겨주신 일을 할 뿐이다. 그게 바로 ‘큰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목회자 윤리 문제로 인해 목회자의 소명과 본질에 대한 고민이 새롭게 일어나고 있는 점도 ‘멘토’를 찾는 목회자들의 심리와 맞물려 있다. 최근 포이에마에서 유진 피터슨의 목회 멘토링 2번째 시리즈로 출간한 <목회자의 영성>은 오늘의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들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유진 피터슨은 ‘직업’으로서의 목회가 아닌 ‘소명’에 의한 목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목회를 직업으로 본다면 ‘지상에서 가장 쉬운 일 중 하나’라고 단언한다. 근무 시간도 많지 않고, 위신도 서고, 회중의 필요를 채우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는 것. 하지만 목회에는 누군가를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서는 의무가 존재한다. 목회자의 진정한 소임은 회중의 불안을 위로하거나 종교기관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게 하는 것이라고 유진 피터슨은 강조한다. 또 하나, ‘성공주의의 집요한 집착을 뿌리치라’는 그의 일갈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한 마디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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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주동행(與主同行, 창 5:24) 원문보기 글쓴이: na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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