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잠이 깼다. 묵주기도를 올릴시간이다. 침대 머리맡에 있던 묵주를 보니 김 가브리엘신부가 생각났다. 오랫만에 그를 위해 기도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병금이의 생일이므로 병금이를 의하여 그리고 병에서 회복되어 성당에 나오시면 식사대접 한번 하겠다고 전화통화만 했었는데 성당에 나오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는 김영숙 레아의 영혼을 위하여 함께 묵주기도를 올렸다. 기도를 끝내고 나니 온몸에서 냉기가 흘렀다. 이런 증상이 그동안 여러번 있었고 그럴때면 아침에 일어나서 꼭 감기약을 먹으며 코로나인가 하며 공포에 떨었었다. 그런데 이제 알게되었다. 몸속에 에너지가 소진되어 일어나는 현상임을 그래서 오늘은 새벽 4시에 밥을 먹었다. 반찬이 없어서 맨밥만 그냥 먹으려했는데 생각해보니 김이 있었다. 밥을 먹고나니 정신이 말똥말똥한데 잠을 자야할지 책을 읽어야할지 모르겠다. 밥을 먹고 바로 누우면 모두 살로 갈까봐 걱정도 된다. 그렇다고 선뜻 책이 손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이 난감한 상황을 어찌 벗어나야 할까. 라디오에서 오디오북을 듣는다. 다시 7시 반에 일어나 씻고 간단히 사과를 먹었다. 그리고 8시 반 쯤 동명동성당을 향하여 출발했다. 성당에 도착하니 사무실이 아직 잠 끼어 있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동안에 사무장 이 나와서 미사 봉원 예물을 받았다 아홉 시쯤 됐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 목줄이 돌을 받쳤다 목줄이 돌을 받치는 중에 엘리사벳이 와서 아는 체를 했다. 최안나 형님이 와서 아는 체를 했다. 한 주에 맞춰서 미사가 시작되었는데 반주와 노래가 맞지가 않는다. 성가를 부르기가 힘들다 그래도 평일 미사에 반주에 맞춰 성과를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사제가 입장을 해서 얼굴을 보니 키는 작고 짧은 새콤한 머리에 아무리 봐도 긴 가브리엘 신부 같지가 않다 어제 미사를 했다는군 종신 분인가 싶기도 하다 목소리도 힘이 없고 사투리도 많이 쓰지 않는다 김갑을 예식도 같지 않다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다. 미사를 마치고 나와서 최안나 형님을 태우고 진부령 박물관에 가려고 했는데 안나 형님이 자꾸 나를 고 성 쪽으로 몰고 간다 그 형님은 고성에 있는 피엑스에 가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그 형님이 원하는 대로 고성에 있는 피엑스에 가서 다시 진부령 미술관을 향하여 출발을 했다 얼마 가지 않아 고향 막국수라는 집에 들렀다 딱 주인이 반반갑게 안나 형님을 맞이했다 잠시 후에 만난 형님을 아는 몇 사람들이 와서 요란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막국수는 맛이 괜찮았다 막국수를 먹고 진부령 미술관을 향하여 출발했다 아까부터 계속 기름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많다. 진부령 쪽을 향하여 출발하니 단풍이 너무 아름답다 몽실몽실한 능선에 단풍들이 몽실몽실 하니 너무 예쁘다 정말 가을을 진정으로 보여주는 골짝이었다. 소통령 골짜기에 가니 작은 출렁다리가 있고 계곡이 정말 아름답다 그곳에서 안나 형님은 많이 걷고 싶어 했으나 나는 많이 걷지 않았다 잠깐 돌아보고 나와 미술관 그냥 와요 또 출발했다. 미술관에는 이중섭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 그럴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고 아깝다. 작품들은 주로 복사품인인 것 같았다 그래도 제주도에서 돌아봤던 그 이중섭 기념관 생각이 났다 그 코딱지만 화 다녔더니 좀 치마나 단에 했던 이중섭이 살았었다는 그 코딱지 만한 작은 집이 생각이 났다. 시대를 잘 만난다는 것은 행운일까? 그렇겠지 이렇게 편안하게 평화롭게 전쟁 없는 시대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운인가. 내가 젊어서 느꼈던 도망가고 싶은 대한민국이 이제는 더 이상 아니고 나갔던 사람들이 다시 찾아 들어오는 대한민국이 되어 있다. 그 안에서 나는 행복한가 잘 모르겠다. 아무 걱정 없이 여자 혼자서 설악산을 이박삼일 동안 헤매도 걱정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이곳 대한민국이 참 좋은 나라가 되어 있다. 좋은 시대를 만났다.
집에 도착해서 카톡을 보니 효주 아네스가 우리 만나기로 한 날 병원에 약속이 있어서 취소를 해야 된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나는 몸이 좀 좋지 않아서 이번 월요일날 만남이 좀 부담이 되겠다 했더니 효주 아니 스가 취소를 해줘서 오히려 맘 편하게 되었다. 계속 카톡이 오가는 중에 헬레나 가 묵묵부답이라 무슨 일인가 있어 아픈지 물어봤더니 아프지는 않고 알바를 하느라고 바빴다 한다. 뭔가 스테파노 형제님의 사업이 잘 안 되는지 헬레나 가 힘들어하는 것 같다. 걱정 없이 여전히 행복하게 여유 있게 살 수 있기를 기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