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맞이한 성탄절 연휴를 이용하여 완도 상왕봉에 들럿다.
상왕봉을 주봉으로 심봉, 상황봉, 백운봉, 업진봉, 숙승봉 등 5개의 봉우리를 품고 있다하여 오봉산으로
불리기도한 완도의 대표명산이다.
완도의 진산인 상황봉(象皇峰)은 원래 이름이 상왕봉(象王峰)이었다 한다.
일제 강점기때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상황봉으로 바꿔서 이제까지 그렇게 불리워 왔는데,
2017년 완도군에서 지명변경을 청원하여 다시 고유의 이름인 상왕봉으로 되찾았습니다만..
산꾼들 사이에는 워낙 오랬동안 상황봉으로 인식이 되어 있어 한동안은 그렇게 불리워질것 같다.
이 글에서는 제목은 널리 알려진 상황봉과 병기 하고 아래 글에서는 바꿘 이름 상왕봉으로 표기를 하겠습니다.
보통 오봉산은 상왕봉(像王峰)이란 이름으로 산님들에게 더 알려져 있는 산인데 그 이유는 제일 높은 봉우리인
상왕봉(644m)을 중심으로 다섯 봉우리가 섬 한가운데 솟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상에 오르면 동·서·남 삼면으로 아름다운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북쪽으로는 굵직한 산줄기가 육지를 향해 힘차게 뻗어 나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상왕봉 일대는 계절과 상관없이 가시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의 상록의 난대림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내륙의 산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완도에 이렇게 숲이 울창하게 된 것은 신라시대 이래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고 한다.
장보고의 죽음 이후 완도 사람들을 모두 전라북도 김제군으로 강제 이주시켰다가 고려 공민왕때 다시 들어와서
살게 되었고 그동안 무려 500년이나 비워둔 섬이 되어 자연히 숲이 울창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산행코스 : 상왕봉주차장- 관음사지- 상왕봉- 하느재- 백운봉- 송곳바위- 상왕봉주차장 (12.5km)
( 완도읍 대야리 대야저수지 밑 상왕봉 주차장을 중심으로 원점회귀 )
보통 완도5봉은 통상 대구미마을에서 출발하여 심봉- 상왕봉- 백운봉- 업진봉- 숙승봉- 불복리 청소년수련원(9.8km)
에서 마무리 한다.
그러나 우리는 차량회수의 편의를 생각하여 상왕봉을 찍고 백운봉에서 야영후 원점회귀 하는걸로 계획한다.
박짐의 무게를 덜할 목적으로 임도를 따라 완도수목원에 베낭을 옮겨 놓고 상왕봉주차장에 차를 정차해 두고 들머리를 잡는다.
상왕봉을 들러 박지인 백운봉 까지는 솔찬한 거리다.
도상거리가 대략 6.5키로...
박짐에 반나절 거리로는 버거운 거리다.
상여바위...
잘다듬어진 육산의 부드러움이 길손의 발끝에 느껴진다.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나 완도에도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고,
상왕봉으로 오르는 능선길도 둘레길코스를 병행하고 있다.
들머리에서 1키로쯤 완만한 등로가 끝날즈음 숲에 가리워진 상여바위와 마주한다
상여바위는 옛날 마음이 착하고 힘이 센 황장사가 죽어 상여를 메고 관음사로 가던 중
갑자기 천둥과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쳐 더 이상 가지를 못하고 열흘을 기다렸다가
상여를 메고 가려고 하자 상여가 꼼짝도 안하고 그대로 바위가 되었다고 하여 "상여바위"라고
부른다는데 고려시대 혜일대사가 신비스런 바위 모습을 보고'천연대'란 이름을 지어 주엇다고도 한다
상여바위를 지나 능선조망터에서 바라본 완도 앞바다...
올망졸망 떠있는 다도의 풍경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좌로 장보고대교가 신지도와 고금도를 연결하며,뒤로는 생일도,평일도가 길게 뻣어 있으며 한걸음 뒤로
금산 적대봉이 하늘과 맞다아 있고,
우로는 완도항과 바다건너로는 청산도와 대모도가 희미하게 떠있다.
가끔씩 얼굴을 내미는 다도의 풍경을 감상하길 수차례...
1시간여의 걸음으로 관음사 절터에 도착했다.
관음사 절터에는 연중 마르지 않는다는 약수샘이 있다.
관음사 절터엔 흔하디 흔한 암자 하나 없이 덩그러니 비워져 있고,
산객들의 목마름과 쉼터로 요긴하게 쓰여지고 있다.
관음사는 장보고가 활약한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되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근거자료는 없다하나
바다를 생업으로 사는 사람들이 바다의 위험으로부터 위안을 받기 위해 세운 사찰로 추정 된다고...
점심식사후 잠시 맏겨 두었던 등짐을 둘쳐메고 관음사터를 출발하여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여기서 부터 박터인 백운봉까지는 5.3km,
부쩍 짧아진 겨울날의 오후를 생각하면 바삐 서둘러야 정상에서 일몰을 볼수 있다.
황장사 바위...
상왕봉엔 황장사에 얼킨 전설들이 많다.
옛날 호랭이 담배피우던 시절에 힘이 엄청 센 황장사가 살았는데 하루는 제주도를 완도에 붙일려고 머리카락으로
제주도를 묶어 끌어당겼는데 머리카락이 풀어지는 바람에 제주도는 끌려오다가 멈춰버리고 조금 더 끌려온
조각난 섬은 추자도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황장사 바위에 있는 움푹 들어간 곳이
황장사가 깔고 앉았던 엉덩이 자국이라는...
능선을 따라 걷는 등산로엔 수목 사이사이로 비치는 여러 형태들의 바위들이 지나는 산객들의 피로를 덜어주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정감이 가는 구간이다.
십자바위?
장승바위?
돼지바위?
석문?
책상바위?
상왕봉 정상을 조금 남기고 백운봉 방향의 조망...
뒤로는 해남 두륜산이 우뚝 솟아 있다.
지나온 능선길...
우거진 숲을 뚫고 지나는 동안 가끔씩 뵈곤했던 다도의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정상부에서 다도해를 바라보니 해상왕 장보고대사가 누볐던 해로와 함께
동으로는 바다건너 장흥의 천관산과 고흥의 적대봉이,
북으로는 해남의 두륜산과 강진의 관악산이 멀리는 흑석산과 월출산이 스카이라인을 그린다.
서쪽을 보니 땅끝과 진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상황봉의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제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어렵지만 행운이 좋을 때는 바다에 우뚝 솟아 있는 제주를 쉽게 볼 수 있다.
늦여름이나 가을, 겨울철에는 가끔 볼 수 있지만 평상시에는 보기가 어렵다.
오늘 역시 쉬이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상왕봉 정상에서 인증을 남기고...
완도의 진산인 상왕봉(644m)은 완도의 크고 작은섬 200여개를 거느리며
노령의 마지막에 우뚝 솟은오봉산의 중심봉우리이다.
좌우로 심봉(598m), 백운봉(600m), 업진봉(544m), 숙승봉(461m)과 함께 5봉을 이루고 있다.
정상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백운봉을 향한다.
내리막 길이다.
10여분을 내려가니 헬기장삼거리에 백운봉이 잘 내려다 보이는 조망터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백섬님의 씨잘떼기없는 갑빠의 슬픈고행이 시작되었던 곳이기도 하다.(사연은 비밀...ㅎㅎ)
2전망대에서 잠시 휴식후 한참을 내려서니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등로로...
나즈막한 둔덕을 하나 넘으니 하느재가 나온다.
여기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완도수목원이고 우측으로 내려서면 대수골이 나온다.
백운봉은 곧장 가야한다.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고 발길을 재촉해 단숨에 백운봉에 오른다.
숨가피 백운봉에 오르니 하루를 마감하는 붉은해가 일행를 반긴다.
무슨 상념이 그리도 많았던지 한참을 그렇게 멍때리고 서있다.
해는 땅끝지맥이 마감되는 땅끝전망대를 넘어 마지막 빛을 발하고...
좌로는 노화도,보길도,소안도가 우로는 땅끝지맥이 지는해를 전송한다.
몸을 숨긴 태양은 다도의 섬들을 숨죽이게 하고
자신의 영역인 하늘을 붉게 물들인채 마지막 생명을 발산한다.
해를 넘기고 오래지 않아 갑빠성이 합류한다.
예전부터 봐두었던 7성급의 박지에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설영을 한다.
땅거미가 찿아온 항구엔 색색의 조명으로 각자의 위치를 알리고,
항구우측 파르스름한 빛으로 완도타워가 다가온다.
오늘도 꼬막파티...
요즘 꼬막이 제철이다.
그러고 보니 3주연속 꼬막의 쫄깃함 즐겼다.
아~~ 쫄깃한 꼬막맛!!!
오늘은 낙지가 몇마리 따라왔다.
산소와 봉합된 낙지는 고향으로 가야 한다며 8다리로 버팅기고 한사코 온욕을 거부한다.
배를 어지간히 채웠음에 누군가는 또 삼겹살 타령이다.
못이기는척 구워서 도라지위스키와 한잔...
상추도 원없이 곁들여... ㅎㅎ
한기를 느꼈던지 갑빠성은 우모복을 휘감고 텐트속에서 또...
무쟉에 도셔된다. ㅋㅋ
먹방으로 몸이 둔해져서 인지,아님 주변의 경관에 흥분되어서 인지??
리듬에 몸을 맏기고 온몸을 흐느적 거린다.
어둠이 짇어 올수록 항구의 밤하늘은 불야성을 이루고...
백운봉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마무리 된다.
( 이틑날... )
여명을 가르고 새로운 태양을 맞는다.
여느때와 별반 다를게 없는 태양이지만 기분좋은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구름을 뚫고 올라온 태양은 또하나의 해를 물위에 뛰운다.
숙영지에서 올려다본 백운봉...
추위로 침낭을 뒤집어쓰고 딩굴거렸던 텐트를 벋어나 백운대 주변을 산책한다.
몸을 조금 놀리니 배가 고파온다.
남은 식재료를 털어 조촐한 조찬을 준비한다.
시원한 콩나물북어국을 끌이고,
삼겹살,먹다남은 낙지대가리,김치를 밥에 볶은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레시피의 짬뽕밥이다.
달마고도가 있는 땅끝지맥을 파노라마로...
밤새 된서리가 내렸다.
얼어붙은 서리도 말릴겸 볕에 몸을 맏기고 각자의 방식대로 망중한을 즐긴다.
백운봉에서 바라본 서쪽 풍경...
첩첩이 둘러싸인 구릉사이로 청소년수련원이 자리하고,
바다건너 해남 땅끝을 필두로 흑일도,백일도,소안도,노화도,보길도가 좌로 펼쳐져 있다.
어제 지나온 상왕봉과 하느재...
상왕봉은 상록수림이 가득한 임도를 따라 하이킹하는 즐거움과,
조금 수고를 보태면 정상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일출과 일몰은 즐길수 있는 환경적 요소를 갖추고 곳이다.
또한 상왕봉일대는 가시나무, 동백나무, 후백나무 등 난대림이 주종을 이뤄 계절에 상관없이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어
내륙지방의 산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는 갑빠성...
그리고는 볕좋은 조망바위에 자리를 잡는다.
백운봉 동쪽으로 천길 단애가 펼쳐져 있다.
정상부에는 여기 저기 칼로 자른듯한 커다란 바위들이 놓여있다.
자세히 보면 바위 두개가 서로 어께를 맞대어 사람 형상을 하고있는 바위도 보인다.
하루를 묶었던 7성급 호텔과 주변경관...
텐트가 마르길 기다려 짐을 꾸린다.
박터를 다시 둘러보니 근래에 보기힘든 자리였다...
갑빠성 백섬님...
그리고 올만에 이산도 인증을 남긴다.
백운봉 정상부와 주변풍경...
백운봉이라는 지명이 선명하게 음각되어 있다.
정상에서 내려보면 나무가지 사이로 업진봉이 보이고,
바다 건너로는 두류산이 장엄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우로는 주작,덕룡산이 펼쳐져 있다.
백운봉에서 급경사를 따라 조금 내려오면 대야리로 내려오는 갈림길이 나온다.
주차장까지는 3.6km,
하산길은 완만한 능선길이다.
얼마지 않아 임도와 마주한다.
임도를 따라 우로가면 수목원이 나오고 좌로가면 휴양림과 대야리 주차장과 연결된다.
고개를 하나넘고 너럭바위에 오르니 시야가 확트인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백운봉에서 3키로 남짓 내려오니 송전철탑이 나온다.
철탑 뒤로 두리뭉실한 바위하나가 위태로이 언쳐져 있다.
송곳바위...
이또한 황장사 전설과 얼혀있는 바위다.
하산지점을 300여미터 남기고 대야저수지와 연결되는 대수골계곡이 나온다.
주차장에서 여장을 풀고 떡라면으로 간단한 점심으로 산행을 마무리 한다.
완도는 섬이라고는 하지만 섬 규모에 비해 상당히 높은 644m의 상왕봉이 섬 중앙에 우뚝서있고,
바다와 들판, 해수욕장등이 다채로움을 보여주는 곳이다.
특히 상황봉은 국내 최대의 난대림 집단 자생지로 내륙과는 판이한 식생을 보여주기도 한다.
진초록의 빽빽한 상록수림이 사시사철 산을 뒤덮고 있어 수목원과 휴양림이 조성되어 있다.
올만에 찿은 완도와 상왕봉,
함께해준 친구들에게도 감사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