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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7. 31
▶'기괴한' MBC…광우병, 권언유착, 경찰사칭, '정신나간' 올림픽 중계?
[석민의News픽]이 어느듯 1주년을 맞았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단편적이고 파편화된 흥미위주의 뉴스 홍수 속에서 '홍수(洪水)에 마실 물 없다'는 속담처럼 국민들은 점점 우민(愚民)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마음에서 [석민의News픽]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쏟아진 각종 뉴스 중에서 나름 의미 있는 것들을 소재로, 총체적 관점에서 하나로 엮어보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뒤의 뉴스' '뉴스에서 전달하지 않은 숨겨진 진실' 등이 그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말이 [석민의News픽]의 이론적 배경이 된 셈입니다. 단편적이고 파편화된 흥미위주의 뉴스 속에서도 '생각하는 국민'은 진실을 찾아내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진군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언론(言論)이란 신문이나 텔레비전, 인터넷 등을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만들어 나가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여론이 미치는 정치적 영향력은 엄청납니다. 그래서 '여론정치'라고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언론의 위기' '여론정치의 위기' '국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상파 방송사 중 하나인 MBC입니다. 박성제 MBC 사장은 26일 MBC 경영센터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 상처 입은 해당 국가 국민과 실망한 시청자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습니다.
또 "내부 심의 규정을 강화하고 콘텐츠 적정 심사위원회를 만들어 재발을 막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책임자 문책이나 구체적인 재방 방치책은 없어 '알맹이 없는 사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MBC는 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 소개 화면에 세계적 비극인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했고, 아이티 소개 화면에는 폭동사진과 함께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루마니아 선수단 입장 때는 '드라큘라' 장면을 사용했습니다. 전 세계 언론들은 MBC의 이런 행태에 대해 '무례한' '모욕적인' '기괴한' '어리석은' '이상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맹비난 했습니다. 네티즌은 "도대체 얼마나 무식하고 무지해야 폭발한 핵발전소 사진을 넣어?"라면서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회식과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벌어진 그래픽과 자막 사고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MBC는 박성제 사장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앞서 24일 "국가 소개 영상과 자막에 일부 부적절한 사진과 표현을 사용했다.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께 정중히 사과를 드린다"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MBC의 사과문이 '진정성 있는 사과문'이 아닌 것은 바로 다음날인 25일 증명되었습니다. 25일 MBC는 한국과 루마니아의 축구 경기를 중계하면서 자책골을 넣은 루마니아의 마리우스 마린 선수를 향해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정말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전혀 분별하지 못하는 '철부지 언론 MBC'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언론사도 실수를 할 수 있고, 때론 오보도 할 수 있습니다. 잘못이 있을 때 '진정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또 다른 잘못의 재발을 막는 첩경입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공영방송사 중 하나라는 MBC에서 우리는 그 '진정성'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불과 얼마 전 MBC 취재진은 범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의 학위논문을 검증한다면서 취재 대상자에게 '경찰을 사칭하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기본적인 취재윤리를 망각한 행동임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을 엮은 '검언유착' 프레임을 주도적으로 확산시킨 것도 MBC입니다. MBC 취재진은 이 사건으로 '기자상'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동훈 검사장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채널A 이동재 전 기자 역시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검언유착 프레임'은 이제 MBC와 정치권력의 '권언유착' 의혹으로 바뀌었습니다.
MBC는 사과는 커녕 '검언유착'이라는 말을 처음 쓴 것은 '우리가 아니다'라는 식의 변명으로 빠져나갈 궁리를 찾고 있습니다. 2019년 10월 MBC가 의혹을 제기하고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가 고발한 2014년도 하나고(자율형사립고) 편입 의혹 사건에 대해 서울서부지검은 이번주 26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물론 언론사에서 제기한 의혹이 검찰·경찰의 수사나 법원의 판결 등을 통해 무혐의나 무죄로 확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MBC의 하나고 의혹 제기는 '집착'에 가깝습니다. 하나고 의혹은 2015년 서울교육청이 처음 고발했고, 1년간 수사를 한 뒤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했습니다. 서울교육청의 항고는 기각되었습니다.
이런 사건을 MBC가 2019년 다시 꺼집어 내어 '의혹'으로 보도했고, 전교조가 이를 받아 고발했으며, 검찰은 2년 동안 재수사를 벌여 결국 무혐의로 5번째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쯤되면 '진실을 추구하는 집념이 대단한 MBC'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정치적 의도에 따라 뭔가를 만들어 내기 위한 집착이 강한 MBC'라고 해야 할지 말문이 막힙니다.
그러고 보니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온 나라를 뒤집어 놓았던 '광우병' '대국민 사기극'의 주역 역시 MBC였습니다. 감히 '광우병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표현을 과감하게 쓰는 이유는, 그 이후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렸다는 사례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MBC와 '광우병 대국민 사기극'에 가담한 시민사회단체들이 국민들 앞에 사과했다는 뉴스도 전혀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26일 박성제 MBC 사장의 대국민 사과가 향후 MBC를 새롭게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혀 기대하지 않습니다. '기괴한' MBC의 위기는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대한민국 언론 모두의 위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드루킹 댓글 사건' 관련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지지 방문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MBC, KBS 대못박기…정연주 방심위 말뚝박기…민주당 '언론법' 쇠기둥 박기
일반 국민의 기대와 상식과는 달리 공영방송 MBC, KBS의 정권 편향성과 '기괴한 행태'는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달 20일 마감한 KBS 이사회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 차기 이사진 공모에 정치 편향성이 두드러지는 인물들이 지원했고, 부각되고 있는 탓입니다. 사실상 내정되었다는 것이 유력한 소문입니다.
문재인 정권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을 지낸 민병욱 씨가 KBS 이사 공모에 지원했습니다. 민병욱 씨는 문재인 캠프 미디어특보단장을 지냈고, 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 캠프의 언론특보단장을 맡았습니다.
한겨레신문 전 편집국장 권태선 씨는 방문진 이사에 응모했습니다. 권태선 씨는 방문진 이사 응모 직후에 그동안 맡았던 KBS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중도 사퇴했습니다. 언론계에서는 민병욱 씨와 권태선 씨가 각각 KBS와 방문진의 이사회 이사장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KBS 이사에 응모한 임순혜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보도교양특위 위원도 논란의 대상입니다. 임순혜 전 위원은 2014년 1월 트위터로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비행기가 추락하기를 바라는 내용의 피켓 사진'을 리트윗한 장본인입니다.
새로 선정된 KBS와 방문진 이사진은 내년 3월 대선 결과와 관계 없이 2024년까지 3년 임기를 보장받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의 공영방송 '대못박기'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대못들'이 내년 대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언론을 장악하려는 문재인 정권의 '집념'은 염치를 내다버린 수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야권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한겨레신문 논설주간 출신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으로 위촉을 강행했습니다. 정연주 씨가 방심위 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건 이제 뉴스도 아닙니다.
이날 임명된 7명(야당 몫 2명 추천 거부)의 방심위 위원 중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이사와 같은 민언련 출신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민언련은 야권에서 "언론단체를 가장한 더불어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단체입니다.
정연주 방심위원장 내정자가 어떤 인물인지는 지난주 [석민의News픽]에서 상세히 다뤘던 탓에 이번주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치 편향성' '내로남불' '이중성' 측면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금메달을 다툴 정도라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언론의 공정성을 무시한 것으로 야당과 시민사회 단체의 진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에도 귀를 닫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오로지 대선 승리에만 집착하고 있다"면서 "가장 정치적으로 중립성이 보장된 인사가 가야할 자리에 가장 정치적인 인사를 내정함으로써 언론과 선거를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언론 장악 및 통제 시도에 발맞춰 집권 민주당은 신속한 언론법 개악(改惡)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27일 자신들이 마련한 언론중재법 '대안'을 오후 2시 문체위 법안심사소위가 시작되고 나서야 야당에게 배부했습니다. 여·야간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법안 심사 절차를 지키지 않겠다고 미리 작정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예상대로 민주당은 이날 오후 9시 20분 소위에서 수적 우세를 무기로 법안을 처리했습니다.
향후 문체위 전체회의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밀어부치기가 재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 문체위원장 자리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으로 넘어가기 전 언론중재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민주당 언론중재법의 대표적 독소 조항으로 '피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조국 일가 사건 등에서 미리 볼 수 있듯이, 정치인과 공인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고, 인과관계가 아닌 언론사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배상액을 산정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탓입니다.
심지어 국회 입법조사처조차 "해외 주요국에서 유사한 입법 사례를 찾지 못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원래 보도의 2분의 1 이상 크기로 명문화한 '정정 보도 위치·크기' 규정도 언론의 편집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법원의 재판에서 결정할 사항을 국회에서 입법으로 규정한다는 측면에서 과잉 입법의 비판을 사고 있습니다. '사생활 침해 등 사유가 있을 경우 기사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인 '인터넷 기사 열람 차단권' 신설도 정보통신법과 중복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28일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5개 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민주적인 악법"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등도 29일 '위헌적 법률 개정을 중단하라'는 공동성명을 냈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일부 조항은 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정치권력이 언론의 기사 편집과 표현을 일일이 사건 검열하던 보도지침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며 정치·자본·권력의 언론 봉쇄 도구로 변질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민주당 스스로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격려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모든 것이 내년 대통령 선거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MBC, KBS에 대한 친여 인사의 입김 강화, 정권 편향 인사들의 방송통신 규제 기관 장악, 민주당의 반헌법적 언론법 개정안 등 모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향한 문재인 정권의 치밀한 전략과 계획이 숨어있다는 분석이 상식적입니다.
▶ 유튜브, 쥴리벽화, 쥴리 뮤직 비디오 등 문화계…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거 개입 '부정' 조짐들
신문과 방송 등 전통적인 언론 이외에 '유튜브' 역시 정치적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유튜브가 언론이냐?'를 두고 다양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여론을 만들어 나가는 활동'을 언론(言論)으로 정의한다면 많은 유튜버들이 언론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독 범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와 장모 관련 이슈들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하면 '주목을 받는 것이 아니라, 특정 세력이 주목을 하도록 뉴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과거에는 '없던 일' 입니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부인과 처가집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이처럼 악의적이고 위법·불법 논란까지 일으키면서 '집요하게' 진행되는 경우는 유례가 없습니다.
유력한 대선 후보 가족에 대한 '악의적 의혹 만들기'의 대표적 사례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기여를 한 '김대업의 병풍(兵風)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최종적으로 '김대업의 사기 사건'으로 결론이 났지만, 대법원의 판결이 날 때까지 수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김대업 배후세력'의 입장에서 볼 때, '국가의 최고 권력을 빼앗아 먹은 성공한 사기(詐欺)'가 되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28일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의 혼전 동거설을 보도한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 대표와 이에 출연한 친(親) 문재인 정권 성향 일간지 기자 등 4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동거설의 당사자인 검찰 출신 A변호사 역시 28일 열린공감TV 측 주장을 반박하며 94세 노모의 치매진단서를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친문(親文) 성향으로 알려진 열린공감TV 측을 향해 "얼마나 잔인하길래 자신들이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거동도 어렵고 말귀도 어두운 94세 어머니를 몇 시간이나 몰래 인터뷰할 수 있는가. 얼마나 뻔뻔하길래 치매가 아니라는 프레임을 걸어 아들인 저로 하여금 치매진단서 등을 공개하게 만드는가"하면서 분개했습니다.
이에 앞서 열린공감TV는 "취재 중 정신이 또렷하신 노모에게 기자임을 명백히 밝혔으며 명함을 건네주었고, 상호 전화번호 또한 교환했으며 추후 영상장비를 가지고 재방문하겠다고까지 했다", "치매라고 하는 모친의 장애등급 내지는 장기요양 등급, 혹은 의료기관 진단서를 제시해 달라,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정정한 어머님을 치매 환자로 몰아세우는 파렴치를 어떻게 이해할지 당황스럽다"고 맞섰습니다.
▲ 서울 종로 거리에 내걸린 쥴리 벽화. / 매일신문DB
이제 분명하게 확인된 사실은, 친문(親文) 열린공감TV가 '김건희 혼전 동거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취재한 대상이 '94세' '치매' 노인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장수시대라고 하지만, '94세 치매 어르신'이 열린공감TV에서 말하듯 '정신이 뚜렷' 할 수는 없습니다.
아주 나이가 많은 어르신을 취재할 때는 자녀 등 보호자의 동의를 받고, 입회 아래 취재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열린공감TV는 친문 문빠·대깨문의 입장에서 '여론을 조성하는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을 수는 있지만, 언론의 기본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조차 지키지 못했습니다.
열린공감TV는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 측과 A변호사 측이 법적 대응을 한다고 해도 경찰의 조사를 거쳐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때에는 이미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입니다. 법적 대응만으로 부정선거 획책 세력에 대처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들의 치떨리는 '이중성'과 '내로남불'은 이미 충분히 겪었습니다.
법적 대응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치열한 법적 대응과 함께 정치적 대응을 공세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대표적인 친문(親文) 방송인 김어준 씨는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서 "(노모가) 치매인데 어떻게 양 전 검사의 모친이 김씨(김건희)의 젊은 시절 개명 전 이름을 알고 있느냐"면서 '초'를쳤습니다. 국민들의 '의혹'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그러면서 "사실 이런 이슈는 대선후보 부인이 이슈로 등장하는 범위에 없다. 근데 소위 쥴리 인터뷰로 본인이 먼저 언급하는 바람에 이슈로 올려버린 셈이 됐다. 그렇기 않았다면 기사화되기 어려운 사안"이라면서 책임을 김건희 씨에게 슬쩍 떠 넘기고 본인(김어준)은 논란에서 빠져 나갑니다.
당장 28일 서울 종로 옛 우미관 터 건물 외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등장했습니다.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제목으로 대형 철판 6장 위에 그려진 벽화는 건물 주인인 '홍길동 중고서점' 대표의 의뢰로 제작되었다는 것이 서점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건물주는 광주에 살고 있고, 광주에서 호텔을 소유하고 있으며, 연극계에서 영향력이 큰 문화투자자라고 합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모욕·조롱하는 내용의 뮤직 비디오 '나이스 쥴리'도 등장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제작자인 민중가수 '백자'가 3년 전 문재인 대통령로부터 '블랙 리스트 피해 예술인'으로 지정돼 오찬을 함께하고 선물까지 받았다는 점입니다.
'거짓의 명수, 김명수' 대법원조차 '(북한을 추종하는) 이적표현물'로 판결한 '혁명동지가'를 만든 인물이기도 합니다. 문재인 정권과 친북(親北) 종북(從北) 세력의 합작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고, 북한 김정은의 개입을 의심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 제작에 참여한 또 다른 인물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전국 지지 모임 대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자'라는 예명을 쓰고 있는 백재길(49) 씨가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백자tv'에 올린 뮤직비디오 '나이스 쥴리'에는 김씨 관련 각종 미검증·미확인 의혹을 담았습니다.
곡에는 "나이스 쥴리 르네상스 여신, 볼케이노 불꽃 쥴리, 서초동 나리들께 거저 줄리 없네, 나이스 쥴리 춘장의 에이스, 비즈니스 여왕 그 엄마에 그 딸, 십원 짜리 한장 피해 줄리 없네"라는 가사가 붙었습니다.
열린공감TV와 서울 종로 쥴리벽화, 뮤직비디오 '나이스 쥴리'가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아마 아무런 직접적 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훨씬 큰 그림으로 본다면 이들 서로가 보이지 않는 뭔가에 의해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합니다. 선거를 훔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거대한 괴물이 꿈틀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 부당한 선거 공작에는 공동대응을, '투표지 의혹'은 철저한 사실 관계 파악이 먼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와 관련해 "종로 어느 거리에, 윤석열 후보의 가족들을 비방하는 벽화가 걸렸다는 뉴스를 접하고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행위를 용인해선 안 된다"고 강력 비판했습니다.
더욱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8일 "현재의 시국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당원과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윤 전 총장에게 공개회동을 제의한 것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에서 '완곡한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이런 '비판'이 나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고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합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장에서 윤 전 총장 측의 '회동 거부'가 불쾌할 수도 있지만, "그건 그거고, 비록 윤 전 총장이 범야권 대선 후보 경쟁자이긴 하지만 그 가족이 부당하게 정치적 폭력을 당하고 있는데 이를 방관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는 최 전 원장의 태도는 범야권 대선 후보 모두가 배워야 할 점입니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씀을 최재형 전 원장께서 하신 것을 기억합니다. 3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전 원장은 '당원 동지'가 됐습니다.
다음달(8월) 4일 최재형 전 원장이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 윤석열과 최재형은 '공식적인 당내 대선 경쟁자'가 됩니다. 선의의 경쟁을 기대합니다. 당내에선 선의의 경쟁을 하지만 상대가 부당하게 공격받거나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 그것도 대통령 선거가 '부정선거'로 치뤄질 조짐을 보일 때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대동단결(大同團結)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합니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드루킹 댓글 사건' 관련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지지 방문해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7년 대선 때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드루킹 일당의 대규모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청와대 앞에서 벌이고 있는 '1인 시위'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범야권 유력 대선후보들이 모두 함께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경선 후보들 간 첫 간담회에서 "투표용지는 깨끗해야 하는데, 대부분 흰색인 투표지에 끝 부분이 배춧잎처럼 녹색으로 물든 투표용지가 다수 나왔고, 선거관리관의 도장이 너무 심하게 뭉개져 있어 관리관의 신원이 확인돼야 한다. 나중에 이 투표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판단할 때 근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지난해 4·15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부정선거가 지속된다면 다음 선거도 의미가 없다. 바닥부터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특검을 제안했는데, 당 대표도 잘 생각해서 다음 선거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해줬으면 감사하겠다"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당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황 전 대표가 말하는 것은 굉장히 왜곡이 심한 괴담성 의혹들"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선거불복 정당 이미지를 만들 수 있으니 논란이 안 될 수 있게 당에서 공식 입장을 결정해 주시는 것이 좋겠다"고 주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하태경 의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습니다. '있으나마나 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중에 그나마 '입 바른 소리 좀 하는 인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4.15 총선'에 대한 하태경 의원의 주장은 이해도 납득도 어렵습니다.
하태경 의원 말처럼 현 상황에서 공당(公黨)이 섣불리 '4.15 총선이 부정선거다'라고 주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천 연수을 재검표 과정에서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투표용지들이 대규모로 발견된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야당(野黨)과 야당 국회의원이라면 '선거 또는 투표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상식입니다.
정말 지난 4.15총선에서 전국적 규모의 선거부정이 있었다면 제1야당 국민의힘은 강력한 대(對) 문재인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야 할 것이고, 전국적 규모의 부정선거가 아니라 선관위의 선거관리 상 큰 문제점이 있었다면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묻고 다시는 '이상한 투표지'와 '부정선거 의혹'이 나오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할 것입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난 사실'에 대해 '아무 일도 없었던 척 눈감는 행위'는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도 기본 자격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정말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지키려 했다면 자신의 대선 캠프 출신인 조해주 씨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으로 무리하게 임명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정치 편향성이 의심되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노정희 대법관을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권이 그렇게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공영방송 KBS와 MBC의 핵심 요직에, 방심위 등 정치적 중립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언론 규제 기관에 친정권 성향 인물들을 무리하게 앉히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민주당이 반헌법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언론관계법 개정에 그렇게 목 맬 필요도 없습니다.
'2022년 3월 대선 과정'에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유례를 찾아 보기 어려운 '일들'이 생겨나고 벌어질 것임을 감히 예언합니다.
'국민의 뜻이 그대로 반영되는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는 자유민주주의의 꽃이자 생명'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형식을 빌린 자유민주주의의 파괴 현상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습니다. 제1야당 국민의힘과 그 소속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자유민주주의 파괴'를 방관한다면, 당신들의 존재 의미를 어디에서 찾을 것입니까!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sukmin@imaeil.com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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