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권님이 자신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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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그 영향에 비해 종교를 제대로 학문적으로 이해하고 사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종교는 체험적 현실과 깊은 관련이 있고, 다분히 주관적인 성격이 강한 것이기 때문에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하거나 판단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 까닭에 오히려 종교 간에 혹은 종교들 간에 소통이 막히고
따라서 분쟁이 일어나는 사례도 종종 보게 됩니다.
"종교는 문화의 씨앗"이라고 폴 틸리히라는 학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찬란한 문화의 바탕을 이루어 온 훌륭한 종교가
오히려 서로 간에 소통의 장애가 되고 "분쟁의 씨앗"이 된다면
이 얼마나 서글픈 현실이겠습니까?
필자는 비록 연세 대학교 시절에 신학을 전공했지만, 종합대학의 이점을 살려
동양철학의 강의를 들었고, 그 중에서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 원의범 교수님의 인도철학 강의를 들으면서 인도에 대한 향수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노장사상으로 최고의 학문적 권위를 지니신 이강수 교수님에게 노장철학을 듣게 된 것 또한 살아가는 방식의 중요성을 깨달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감리교 신학대학원을 진학 하여서는 변선환 교수님을 만난 것이 일차적인 행운이었습니다. 그분은 종교 다원주의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하여 비록 대학 강단에서 쫓겨나고 목사직도 파문된 한국에서 유례가 없는 슬픔을 당하기도 하신분이지요. 하지만 그분이 개설했던 [인도 기독론] 강의는 두고두고 저의 신앙관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종교적 지평을 열어 주었던 훌륭한 가르침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감리교 신학대학원에서의 행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90이 가까운 연세로 살아계시는 김흥호 교수님과의 만남이었습니다. 다석 유영모 선생님의 애제자였던 그분은 선불교와 노장사상 그리고 양명학을 강의 하셨습니다. 이분의 가르침은 그리스도교와 동양 사상의 만남이라는 넓고 깊은 종교적 지평을 확대시켜 주셨던 것입니다.
인도 사상과 불교에 대해 더 깊은 연구를 위해, 동국대학교 대학원 인도 철학과에 들어가서는 또 한 분의 위대한 스승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작고 하셨지만 한국 불교계에 큰 공헌을 하신 이기영 교수님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분은 가톨릭 신앙인으로 출발하셨지만 불교로 개종 하신 분으로 원효사상에 대해 최고의 학문적 업적과 권위를 지닌 분이었지만, [우파니샤드]와 [바가바드기타]를 원전으로 강의해 주실 만큼 깊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이분들의 공력으로 인도와 불교 사상에 깊은 흥미를 가진 후 다시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학문의 여정 속에서 가는 곳마다 이 시대의 가장 훌륭한 학문적 스승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게는 너무도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불교 전공의 길희성 교수와 유교 전공의 김승혜 교수님의 종교학 강좌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로의 깊고 넓은 여행이었습니다.
이분들의 훌륭한 지도와 가르침을 바탕으로 [암베드카르와 현대 인도 불교]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쓸 수 있었습니다. 학위를 마친 후 그리스도 대학교와 관동 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세계 종교와 종교간의 대화를 가르쳤습니다. 현재는 중국의 길림사범대학교에서 중국인 학생들에게 한중비교 문화와 언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제 프레시안의 키워드 가이드로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면서 세계종교문화의 넓고 깊은 바다로 함께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의 종교만을 아는 자는 아무 종교도 모른다"는 종교학자 막스 뮐러의 말을 상기하면서 종교적 편견과 독단을 넘어서 세계 종교문화의 아름다운 바다로 여행을 떠나요. 제가 여러분과 함께 타고 항해를 나아갈 배의 별명은 "사랑과 평화의 배"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듯합니다. 그럼 함께 출발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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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활동]
저서:
비움과 나눔의 영성(열린서원, 2003)
예수, 노자를 만나다(코나투스, 2006)/ 2006년 문화관광부 우수추천도서 선정
예수, 석가를 만남다(코나투스, 2007)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코나투스, 2008)
공자와 예수에게 길을 묻다(코나투스, 2008)
역서:
간디명상록(열린서원, 2004)
마틴 루터 킹(열린서원, 2005)
위대한 기독교 사상가들(크리스천헤럴드, 2005)
암베드카르(에피스테메 2006)
간디와 비교종교(분도출판사, 2006)
세계의 종교들(소나무, 근간)
기타 다수가 있습니다.
[기타활동]
미국 크리스천헤럴드 편집장 역임
코리안 아쉬람 대표(종교간의 대화와 예술의 만남 공동체)
한겨레 문화센터 강좌(동양과 서양 종교의 만남)
중국 길림사범대학교 교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