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서 후회한들 무엇 하리오
안 후 영
하늘 푸르고 연두빛 연초록의 향기가 가득한 전라남도 함평으로 제4회 전국문인초청 전남기행을, 제12회 함평 나비축제장으로 충북 문인대표로 나 혼자 참석했다. 모두들 바쁜 일정에 1박2일 문학기행을 동료 문인들이 동행치 못하여 아쉬운 마음으로 함평행 고속열차에 올랐다.
행사장인 엑스포 공원은 정문에서 나비가 아닌 용맹스런 황소가 나를 반겨주었다. 광활한 지역에 인위적으로 나비를 주제로 볼거리를 만들었는데 규모가 엄청나게 크고 여러개의 부스를 설치하여 볼거리가 많았다.
특히 올해에는 황금박쥐 조형물 동상을 162kg의 순금으로 제작하여 지하 동굴에 설치하였는데, 소요경비가 자그마치 28억원이나 투자하면서 볼거리를 창조하는 군수의 용단으로 관광객이 증가했고, 금값이 몇 배인 80억원 정도 올라서 큰 장사를 했다는 함평군수의 농담이 그럴싸하다.
2008년도에는 300억원을 투자하여 함평관광 팸투어를 건설하여 전국의 관광객을 끌어 모아서 관광수입을 짭짤하게 올렸단다.
엑스포공원 조성 전에 자연생태공원이 대동면에 200억원을 투자하여 건설한 지역 군수의 배짱은 타 지역 자치단체의 귀감이 되고 칭찬 받을 만 하다.
우리지역 충북 옥천군에서는 1994년 함평군 보다 먼저 4년 전에 옥천사람 강모씨와 함모교수, 김모씨 등이 관성접우회(나중에 한국나비보전센터)주관으로 나비전시회가 있었다. 나비 표본 1천점을 관성회관 2층에 나비생태관을 설치하여 지용제 행사에서 좋은 반응을 받았다.
행사 종료 후 바로 군수에게 장계관광단지에 나비생태전시관을 설치요청 하였으나 퇴짜를 받고 돌아서야만 했단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 당시로는 비전과 마인드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옥천군에서 나비축제를 시작했더라면 옥천군이 달라졌고, 관광옥천, 청정옥천이 건설되어 부자 옥천, 살기 좋은 지역사회가 건설되었을 것이다.
전국의 중심지역이라서 관광객이 오가는 교통 또한 용이했을 것이다.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숙소는 전통 한옥 민박마을에서 오두 야생화 마을과 연계한 자연관찰을 했고,
몇 년 전에 러시아 문학기행을 동행한 김영월 수필가와 함께하는 반가운 재회를 했다.
문병란 시인의 구수한 칼국수처럼 맛난 문학 강연을 뒤로하고 황토방으로 향했다.
동갑내기 오양호 교수의 문학평론도 된장맛 처럼 구수해서 좋았다.
정지용 기념사업회장을 맡아서 많은 활동을 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꽃무릇의 자생지 용천사를 한바퀴 들러서 독립운동가 일강 김 철 선생의 혼이 살아 숨쉬는 곳, 신광면에 있는 김 철 기념관과 바로 옆에 상해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하여 독립운동 역사관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김 철 독립투사는 김 구 선생과 함께 상해에서 임시정부 국무위원으로 활약하다가 중국 항주에서 순국한 훌륭한 분을 이제야 만나다니....
뒷동산에 소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단심송이라 하는데, 김 철 선생의 부인 김해김씨가 목을 매 순절한 나무이다. 당신은 가정을 잊어버리고 오직 독립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기원하는 마음이 간절한 절규였다.
지난 5월2일에는 보성 차 문화 축제에 보성군의 초청을 받아 참석하여 다양한 차 문화 행사를 참관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이번에도 전남도와 함평군의 초청으로 문학기행을 기획하는 행사 주최 측의 전 국민을 향한 홍보차원의 배려는, 전국 어느 자치단체에서도 감히 엄두도 못내는 것을 전라도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제4회 전남문학기행은 2년 전의 홍도 흑산도 기행 못지않은 좋은 행사를 준비한 전남 문인협회 조수웅 회장과 전라남도와 함평군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