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해(태양)만 바라보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해바라기입니다. 영어로는 선플라워(sun flower)라고 하고,
일본어로는 히마와리(히=태양+마와리=돌다)라고 하는 노란꽃,
우리말로는 이름 그대로 [해바라기], 즉 해만 바라보는 꽃입니다.
나라마다 각기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그 뜻은 같습니다.
우리나라 농촌에서도 최근에는 꽤 많은 농가들이 해바라기 농사를
짓고 있지만 그 규모는 미미하기 그지없습니다. 해바라기 씨는
건강식품으로, 또는 식용유로 널리 사용되는 일년생 식물입니다.
특히 서양 사람들의 해바라기씨유(油) 사랑은 정말 대단합니다.
영국 [도버]해를 건너, 프랑스의 [깔레]항에 도착하면 파리까지
고속버스로 약 2시간을 달리는 동안, 끝이 안 보이는 지평선이
아물거리는데, 그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 노란 꽃들이 물결처럼
일렁이는 것, 바로 키 작은 해바라기 꽃들이 장관을 연출합니다.
요즘 [주바라기선교회]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선교단체가
차츰 그 영역을 넓혀 간다는 소식도 접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주만 바라본다는 뜻으로, 해바라기 꽃 역시 하루 종일 해를 향해
지구의 공, 자전에 맞추어 그렇게 해만 바라보고 돌고 있습니다.
저는 해바라기 꽃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찮은,
한 해살이 식물인 저 꽃들도 하루 종일 해만 바라보고 있는데,
나는 지금 주님만을 바라보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가? 정말로?...
저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이제는 이 꽃을 닮아보자고 다짐했습니다.
나관중이 쓴 [삼국지]에 보면, 산 중달(사마의)이 죽은 공명에게
혼쭐이 나서 삼십육계를 놓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렇듯 이 꽃도
죽은 것은 우리 돈으로 600억 원이 넘는 데, 산 해바라기는 거저
준다해도 시큰둥입니다. 죽은 해바라기는 [반 고호]가 그린
해바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요?